[바낭] 동화 좋아하시나요

저는 동화를 참 좋아합니다.

정확히는 동화풍의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해야 할까요... 소위 말하는 '메르헨틱'이란 이야기가 좋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옛날 동화에는 잔혹한 이야기라든지 교훈적인 이야기가 많은데, 그런 걸 좋아하는 건 아니고요... (그림 동화라든지 이솝 우화 같은 건 그냥저냥...)

인형이 인간과 이야기한다든지, 옛날 옛날에 어느 부지런한 재봉사가 살았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

그냥 귀여워서 좋은 것 같기도 해요. 

작은 난쟁이들이 구두장이 할아버지를 도와 밤새 구두를 뚝딱뚝딱 만들었다... 귀엽잖습니까.... -///-

거기에 할아버지가 답례로 만들어준 난쟁이들의 미니어처 구두! 같은 걸 생각하면 제 마음이 다 정화되는 것 같아요.


음 잠시 이야기가 삼천포로 샜는데....


초등학교 때였던가 읽었던 엘리너 파전(파전? 푸 하고 옛날엔 웃었습니다만 실제로는 무슨 스펠링이었을까요? 작가 이름이 독특해서 기억에 남은 게 또 참 다행이네요)의 동화가 참 재미있었어요.

<보리와 임금님>이라는 동화 단편집이었는데, 정작 보리와 임금님의 이야기는 그다지 끌리지 않았지만... <작은 재봉사>라든지 <레몬빛 강아지> 이야기는 참 즐겁게 읽었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거진 까먹어 버렸어요. 흑흑) 


동화책에도 깊이가 있어서 출판사에 따라 두께도 번역도 달라지던데, 가능하면 엘리너 파전의 동화집을 더 두꺼운 책으로 읽고 싶은데.... 거의 본 적이 없네요.

참 안타까워요.



그리고 <보석상자 이야기>라는 책도 참 좋아한답니다.

동화라기엔 좀 긴 소설책이지만, 동화같은 소재가 쓰여서 참 재미있어요.

어린 고아 소녀 에이미가 고아원에서 아버지의 유일한 선물인 인형 캡틴과 지내다가, 캡틴이 바늘에 푹 찔려서 인간이 되어 생기는 이야기에요. (바늘에 푹 찔려서 인간이 된다는 게 우습게 들리기도 하지만-ㅂ-;; 하지만 재밌어요!) 극중 계속 나오는 마더 구즈가 또 재미를 더해줘요. 


심심하신 분은 한 번쯤 읽어보시길. 그리고 괜찮은 동화풍 이야기 있으시면 저에게도 좀 들려주세요

...비록 지금은 책 구하기 어렵지만 언젠가 꼭 구해서 읽어볼 거에요. ㅠㅠ


그럼, 좋은 하루 되시길!

추신: 여긴 비가 오고 있답니다. 가을의 끝무렵 비네요.

    • 글 읽다보니 서점으로 달려가서 당장 동화 몇권을 읽고 싶어졌어요. 교보에서 책볼때면 동화/유아코너에서 들려오는 소음(?) 때문에 눈흘기는데 말이에요^^ 저도 엘리너 파..파전.. 동화를 찾아볼래요^^
      • 허허 꼭 읽어보세욥. 재밌다구요! >ㅅ<
    • 저는 왕자님 공주님 나오는 얘기류를 좋아했는데, 그 중에서도 유독 기억에 남아있는 얘기가 있습니다. 어릴 때 계몽사 전집에서 봤던 얘긴데요. 늘 그렇듯 두 왕국에서 왕자와 공주가 태어나고 요정이 그들을 축복하죠. 요정은 언제나 태어난 왕족에게 장미와 반지를 선물했는데, 그것을 지니고 있으면 한없이 아름답게 보여서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게 되죠. 하지만 그래봤자 나중엔 모두 형편없는 왕족이 된다는 사실이 지겨워진 요정은, 그만 이번엔 약간의 불행을 선물하고 맙니다. 결국 태어난 왕자와 공주는 신분을 빼앗기고 불행해지고요. 그리고 늘 그렇듯 못생기고 못된 왕자와 공주도 나오는데, 이 네 사람 사이에서 요정의 장미와 반지가 왔다갔다 하며 서로 사랑하기도 미워하기도 하는 일대의 소동이 계속되죠. 결국 요정에게 불행을 선물받아 고생하며 현명하고 아름답게 자란 착한 왕자와 공주는 서로 진실한 사랑을 하게 돼요. 그리고 못생긴 왕자와 공주는 요정의 장미와 반지를 손에 넣어 서로 아름답다 여기며 사랑하며 살게 됩니다. 이상해! 어린 마음에 이 얘기가 너무 이상하고 아름다워서 내내 마음에 걸렸던 것 같습니다.
      • 음 역시 인생에는 불행이 필요한 것일까요? 뭐 결국 해피엔딩이라니 잘 됐지만... 왠지 제가 봐도 좀 이상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네요;;
    • 수0년전 어설프게 읽은 엘리너 파전의 동화집이 제대로 번역되어 나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민화집이 더 끌리는군요
      • 김전일님/ 출판사 좀 알려주세요. 저도 생각나서 검색해보니 어린이용으로만 도서관에 있네요.
      • 오 정말요? 한국 가면 찾아보고 싶어요.ㅠㅠ 민화집도 좋죠! 뭔가 동화보단 현실감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이 많더라고요.
    • 보리와임금님 좋아해요! 계몽사 50권짜리 빨간책 전집에도 있었고 제가 갖고 있는 건 이십년전쯤 헌책방에서 구한 그레이트북스 거에요. 보리와임금님도 그렇고 지금 보면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은 아닌 거 같은데 어쩐지 끌리는 데가 있었어요.
      • 저는 아마 민음사였나... 하는 출판사 책으로 봤어요. 정말 재밌었는데 ㅠㅠ 다른 출판사 책도 보고싶네요!
    • http://blog.naver.com/mkdkq7?Redirect=Log&logNo=30070487760
      이건 역시 어릴때 보면서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책이고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986210
      원문과 비교해보지는 못했지만 제법 알려진 번역팀이고 잘 만든 책 같습니다.
      • 아아 이거군요. 고맙습니다~
      • 오오오 감사합니다. ;ㅂ;
    • 저도 엘리너 파전 좋아해요. [작은 책방] 을 원서로 사서 읽어볼까 한 적도 있어요.
      [장미와 반지] 도 몇 년 전에 새로운 번역판으로 읽었더니 느낌이 달랐어요.
      • 아, 제목이 장미와 반지였군요.
      • 저도 엘리너 파전의 동화집이라면 원서로 보고 싶네요. 그러려면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해야겠지만... 아 근데 영어인가요?; 엘리너 파전씨는 영어권 사람이었던가...;;
    • 엘리너 파전 Eleanor Farjeon 입니다. 저도 아마존에서 원서라도 사야지 하고 뒤질 때 철자를 몰라서 한참 애먹었어요. "엘리너"는 그럭저럭 쉬운데 "파전"이 도저히 짐작이 안가서 parson, farson 같은 것들로만 검색하다가 결국 포기했다가 어느날 벼락같이 서전surgeon이랑 발음이 비슷하잖아! 하는 깨달음에 "farseon"으로 검색하는데 아마존이 "혹시 farjeon 아니니?" 하고 찾아주더라구요. 한동안 종이책은 절판이었다가 2000년대 초반에 다시 나와서 지금은 쉽게 구할 수 있어요. 얼마전에는 심지어 킨들 버전도 나왔더라구요.

      쌔커리의 [장미와 반지]도 좋아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 사람이 이렇게 멀쩡한 동.화.를 썼을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회가 돼서 원문을 잠깐 들쳐봤는데 계몽사 번역은 여기에 대면 설탕 치고 크림 치고 달달하게 만들려고 엄청 노력한 거였어요.
      • 오오... 대단하셔요. 영어 잘하시나보군요 ㅠㅠ;; 장미와 반지라는 이야기가 뭔가 무서워보이니 찾아보는 것은 포기하겠습니다...;;
    • 반갑습니다! 어린 시절에 일곱번째 공주를 읽고 기억해 두었다가 서른살 무렵에 드디어 작가 이름과 제목을 알아낸 근성의 엘리너 파전 팬입니다! <이름 없는 꽃>을 소재로 요런 음악도 만들었고, <서쪽 숲 나라>를 뮤지컬로 만드는게 평생의 목표랍니다. 아, 생각만 해도 향기로운 철학동화...
      • 오옷 또 한 분의 엘리너 파전 팬님이!>ㅅ< 음악도 만드셨다니 굉장해요. 지금 말씀하신 이야기들은 내용이 가물가물하니 꼭 다시 찾아 읽어봐야겠어요ㅠㅠ 뮤지컬 만드시는 것도 파이팅이에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2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89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6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3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7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1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4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4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0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3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