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을 다 읽었어요. 이건... 제가 바랐던 호빗과는 많이 다르네요.(댓글에 스포일러 있습니다.)

호빗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꿈과 희망에 부풀어 있었죠. 수수께끼같이

행동하는 갠달프도, 차례로 등장하는 드워프 13명도 모두 흥겨웠어요.

그런데 가면 갈 수록... 

처음에 가졌던 인상이 흐려지는 거예요. 전 이 뻔뻔하고 자기밖에 

모르며 탐욕스러운 드워프들에게 '이용'당하는 것 처럼 보이는 가엾은 

호빗이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게다가 갠달프는 무책임 해 보입니다. 

(갠달프의 활달함은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게다가 용 스마우그의 허망한 종말. 

호빗의 가장 큰 가치는 빌보와 골룸의 만남밖에 남지 않았어요. 

물론 이들의 모험이 흥미진진하며, 목숨을 걸어야 할 위기가 쉴 새없이

몰아닥치는 건 좋습니다. 이런 황폐한 세상에 선량함과 정의를 되새기는 

것도 다 좋아요. 하지만 이런 전개라뇨. 전 좀 낙담했습니다. 후우...

시공주니어에서 나온 두권짜리 시리즈이며, 역자 후기에 깨알같은 요즘

판타지 디스 글은 재밌더군요.


    • 빌보의 아켄스톤을 이용한 멋진 한방, 스마우그를 향해 마지막 화살을 날리는 모습, 오군의 전투등이 멋지지 않나요. 열음사판은 번역 문체가 마음에 들어요.
      • 예...; 바드는 매력적이지만, 저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그들이 스마우그를 어떻게 처리할까가 매력 포인트였는데 말이죠.
    • 반지전쟁에 비하면 좀 동화같죠. 전 그냥 재미있게 읽었어요.
      • 동화라는 건 알고 있었고, 동화도 좋아요. 전 읽기 전부터 캐릭터 하나하나가 생명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죠.
        영화는 어떻게 나올지 궁금합니다.
    • 다들 욕심에 눈멀어 미쳐 돌아가는 사태에서 혼자 간직한 멀쩡함의 소중함. 이게 중심내용 아닌가요ㅎㅎ 딱히 빌보가 영웅은 아닌데 그냥 상식적으로 판단해서 소신있게 행동한 것이 결과적으로 많은 걸 이루게 되었고, 간달프는 무책임해보이지만 빌보가 가진 그런 면을 믿었던 것 같아요. 저는 이런 내용을 좋아해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휩쓸릴듯 하면서 정신줄 붙들고 주변 사람들 폭주 막아주는 빌보가 보통내기가 아니죠.
    • 호빗, 정말 재밌게 보았다고 기억하고 있었는데 올려주신 글 보다보니 기억이 거의 나지 않는다는게 쇼크네요. 좀 오래되었기는 하지만 어쩜 이리도 기억이 안나는지. 덕분에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 가장 처음 판에는 골룸에 대한 내용이 상당히 축소되어있고 절대반지에 대한 개념도 달랐어요. 반지의 제왕 이후에 수정본을 냈었지요.

      저는 드워프 조상의 땀과 노고가 섞인 슬픈 황금들이고 그래서 한편으론 그 탐욕이 이해가 갔어요.
    • 아 참나무 방패 소린이 선물한 미스릴 갑옷은 원래 요정왕자를 위한 것이었는데 그게 레골라스 것일 확률은 얼마나 되나요. 허허.
    • AT / 다들 욕심에 눈멀어 미쳐 돌아가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인물들이 맨 처음에는 아닌 척 하며 나타나서 저에게 '꿈과 희망'을 줬다는게 문제죠. ^^
      svetlanov / 모험 에피소드 하나하나는 좋았어요. 위기를 탈출하는 재기도 멋있었지요.
      munich / 그것에 욕심을 내는 건 당연하지만 소린이 보물때문에 빌보에게 한 처사는 심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 어린이용이어서 스마우그가 빌보에게 쉽게 약점을 노출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더군요. 약점 알자마자 한방에 꿰뚫는 레인저도 좀 사기죠 (...)
      • 그러게요. ^^; 바드가 사기캐네요.
      • 소린님이다>_</

        호비트는 이름도 얼굴도 기억 안 나는 난쟁이떼를 먹여살리느라 빌보가 눈물나게 고생하는 고군분투기아닌가요(...) 호비트를 읽고는 난쟁이들은 무능하고 시끄럽기만 한 종족인 줄 알았는데 반지전쟁에서 김리가 엄청 유능해서 놀랬어요.
        아, 소린님 앞에서 이 무슨 참나무 방패로 얻어맞을 소리를;;
        • 전 LoTR을 먼저 봐서 그 정도로 보이진 않았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어느 정도 그렇게 보일만 한 것 같기도 하네요. 실제 먹여살리기도 한데다 (...)

          호빗에서 난쟁이들이 자기만 알고 빌보를 이용하려 드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소린을 비롯해서 유능해 보이는 난쟁이들도 몇몇 있었고 (어쩌면 어디까지나 빌보에 비교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평면적인 캐릭터들 속에서 저런 약점들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렇게 바람직한 모습들은 아니었다지만 아예 인상이 없던 편이었는데 (...) 호빗을 읽은 후로 난쟁이들을 다시 보게 된 것이죠. 그래서 그런가 왠지 갑자기 참나무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건 아니고;; 그래서 빌보의 성장과 더불어 그 꼰대 인상 넘치던;; 소린이 자신의 최후의 순간에 빌보에게 사과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었어요. 난쟁이들은 뭔가 자신들의 선조에 대한 얘기라던가 유래라던가 재산을 어떻게 나누는가 이런 얘기만 한참동안 늘어놓던 사람들인데 빌보에게 이야기하는 마지막 장면에서만은 그렇지 않던게 말들은 저렇게 하지만 실은 이런게 정말 난쟁이들의 본 모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 헐.. 이 소린은 난데! ㅠㅠ
    • 엇! 저도 어제 막 다 읽었어요. 각각의 악은 참 쎈데 이타주의 하나를 목적으로 하여 여럿이 모이면 강해지는구나 이런거랑
      용의 황금에 대한 집착은 누구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집돌이 빌보가 만든 케이크를 오후 네시에 방문해서 먹어보고 싶기도 했어요.
      반지의 제왕에서의 빌보는 그저 반지를 갖고 있던 삼촌 정도였는데 호빗을 읽고 나자 빌보는 조카들에게 용돈으로 금은을 주시는 삼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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