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그림, 글레이징에 대해...
오랜만이네요.
작업이 크기가 커져서 적응하느라 해맸어요. 요새는 밤의 숲을 그리고 있습니다.
수채화에서 아크릴로 바꿨는데 아크릴은 좋은 매체이지만 제 손이 병신이라 헤매고 있습니다.
수채화는 밝은 것부터 어둡게 그려나가고 아크릴은 어두운 것부터 밝게 그립니다.
이 차이는 쉽지만 쉽지 않아요. 하지만 아크릴은 보존력도 뛰어나고 액자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훌륭한 장점에
유화보다 무진장 빨리 마른다는 단점이자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어설프게 쓰면 아크릴 특유의 싸구려 플라스틱 같은 붕 뜨는 그림이 되버려요.
이는 마르기전에 물감을 섞어서 원하는 색조를 만들어내는 유화의 기법(wet-in-wet)이 빨리 마르는 아크릴에서는
어려운 것이죠... 그래서 딱딱한 그림이 나타납니다... 이를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물을 뿌려주고
건조지연제를 타고 뭘 하고 뭘해야되는데 이게 아직 익숙하지 않아요...
다만 아크릴은 빨리마르는 특성때문에 글레이징에 탁월합니다..
위 그림도 글레이징 기법을 응용했는데요.
글레이징은 색을 혼합하는 방법입니다.
예를들어 핑크색을 표현하기 위해 흰 물감에 빨간 물감을 섞을 수도 있고
인쇄물처럼 빨간색과 흰색의 아주 작은 점들을 병치하여 배열할 수도 있고
하얀 바탕에 빨간색을 투명하게 해서 얹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 방법이 글레이징으로, 색깔위에 다른색을 겹쳐서 밑의 색의 심도를 깊게 하는 방법이에요...
색유리를 겹친 것처럼. 포토샵의 레이어의 개념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수 있죠.
글레이징은 반드시 밑의 색이 마른 후에 위에 색을 더해야하기 때문에 빨리 마르는 아크릴에는
글레이징이 굉장히 잘 맞습니다. 다만 저의 성향은 alla prima 한번에 휙... 이라 ㅜㅜ
서양의 고전적인 회화들이 이 글레이징을 통해 그려졌는데요.
사람의 피부나 투명하고 맑은 하늘처럼 물감을 섞어서 바르기만 해서는 표현이 되지 않는 은은한 색조를
표현하는데 쓰입니다.
화면이나 인쇄된 리플렛에서 그림을 볼때와 실제 볼때 차이가 느껴진다면 이는 글레이징 때문이지요...
제가 올린 그림에서는 하늘에 글레이징이 쓰였는데
저 때낀듯 얼룩덜룩한 하늘이
실제보면 노란색과 회색과 에메랄드색이 은은히 풍기는 고풍스러운 하늘이랍니다... 하하하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