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바낭] 스즈키 세이준 회고전 영화 다 봤어요!
1. 서울에서도 상영 돌고, 부산에 내려왔던 닛카츠 100주년 기념 스즈키 세이준 회고전 상영작을 다 봤습니다 우하하. po잉여력wer!
스즈키 세이준의 닛카츠 시절 작품 중 단 두 편을 제외한 모든 영화와, 닛카츠에서 제작된 다른 감독의 몇몇 영화가 함께 상영됐는데요.
스즈키 세이준 영화 다 보고난 뒤에 '드디어 오늘 다 봤습니다!' 라고 자랑글을 쓰려고 했는데, 알고보니 스즈키 세이준 작품은 어제로 다 봤더군요.
오늘 이마무라 쇼헤이의 <신들의 깊은 욕망>을 끝으로 당분간 일본영화 아디오쓰.. 라고 쓰려고 했는데 당장 다음 프로그램이 또 일본영화제..
신도 가네토의 <한 장의 엽서>가 상영된다니 놓칠 수 없네요.
2. 제외된 두 편은 <문신일대>와 <위안부 이야기>인데, 어째서 빠졌는진 모르겠네요. 혹시 아는 분 계신가요?
<위안부 이야기>는 육체 3부작 중 나머지 두 편이 너무 좋았어서 (특히 그 여배우!) 꼭 보고싶더라구요. 일단 파일은 구해놨는데 기왕이면 극장에서 보고싶어요.
3. 닛카츠 영화 중 <일본열도>와 <치사한 놈>을 못 봤어요. 시간이 안 맞아서 ㅠ_ㅠ
사실 전에 들어본 적은 없는 영화인데, 놓치고보니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요. 보신 분 계시면 썰을 좀 풀어주세요!
4. 스즈키 세이준 영화는 하여간 엄청 재밌었습니다. 사실 제가 처음 본 스즈키 세이준 영화는 18살 때였나 본 <오페레타 너구리 저택>이었거든요.
사실 지금 봐도 재밌게 볼 자신은 없지만, 말랑한 일본멜로영화나 보려고 찾아간 CGV 일본영화제에서 그런 괴작을 밟은 여고생의 마음이란......... 그 때는 진짜 고문이었습..
하여튼 그래서 저에게 스즈키 세이준 감독의 인상은 '이상한 할아범' 정도로 남아있었는데, 이번 영화제에서 몰아서 보고 팬이 됐어요!
정말 재밌어요. 특히 초기의 그 장르영화들이란! 후기로 갈 수록 독특하고 다소 아스트랄한 작품세계가 펼쳐져서 (<동경방랑자>나 <살인의 낙인>)
<오페레타 너구리 저택>의 악몽이 슬금슬금 떠올랐지만 초기의 갱스터? 야쿠자? 느와르 액션? (해설에 따르면) 무국적 액션영화들은 진짜 재밌더군요.
그 중에서도 제가 재밌게 본 건, <겡카 엘레지>랑 <하이틴 야쿠자>입니다. <겡카 엘레지>는 뭐 말이 필요 없죠. 신도 가네토가 각본을 썼다는 얘기를 듣고 역시! 했습니다.
<하이틴 야쿠자>는 왠지 모르게 맘에 들어요. 스즈키 세이준 영화에 종종 나오는 그 이제훈이랑 신하균을 섞어놓은 듯한 배우(이름을 찾아보니 카와지 타미오라네요)도
이 영화에서 제일 맘에 들었어요. 캐릭터 자체는 <동경방랑자>에서 더 빛났던 것 같지만..
<짐승의 수면>도 좋았구요. 그 유명한 <관동무숙>도 놀라웠죠.
개중에는 별로였던 것도 있어요. <그림자 없는 소리>는 이상하게 지루해서, '이거 세이준 영화가 아니라 딴 감독 건가? 시시도 조가 나오는 걸 보면 맞는데??' 하고 의문을...
5. 10월 중순부터 거의 한 달동안 여기 매여있었네요 ㅠ_ㅠ 이제 드디어 해방! 하지만 아쉽기도 합니다.
그동안 하루에 한 편~두 편, 많을 땐 세 편씩 세이준 영화를 보면서 엄청 즐거웠거든요.
끽해야 80~90분 정도 되는 런닝타임들이라 부담도 없고 뭣보다 재미지고.. 닛카츠에서 나간 뒤의 작품은 크게 보고싶진 않지만ㅋ...
6. 근데 스즈키 세이준을 세이준이라고 부르면 실례죠?
저번에 구로사와 아키라나 구로사와 기요시를 아키라, 기요시라고 부르는 게 임권택 감독을 권택이라고 부르는 느낌...... 이라는 얘기를 듣고
무릎을 탁 치며 그렇구나! 하고 깨달았는데, 또 습관적으로 세이준이라고 쓰게 되네요.
풀네임을 쓰자니 길고 스즈키라고 쓰면 스즈키 안이 생각나서 또 이상하고 ㅋ_ㅋ
7. 하여튼 저처럼 스즈키 세이준의 근작이나, 대표작인 <살인의 낙인>만 보고서 '뭐야 이 할배'라고 생각한 분이 계시다면
초기작을 보고 이 순수한 장르영화의 재미를 느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