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다 쓰지도 않을 수첩은 왜 자꾸 사들이는가에 관한
다들 이런 기이한 버릇(?) 정도 하나쯤은 있을 것이라는 희망아래 이 바이트낭비를 씁니다.
(아니라면 대략 난감..)
저는 예쁜 수첩만 보면 사족을 못 씁니다. 무조건 길가다가도 멈춰서서 들춰봐야 합니다.
그걸 손으로는 들춰보면서 머릿속으로는 1초도 안돼는 시간 안에 이 수첩을 어떻게 쓰고 어떤 내용과 그림을 그릴 것이며 가방에 어떻게 넣고 다녀야지 따위의 생각들을 합니다.
그러다가 문득! 지난번에 이렇게 산 다른 예쁜 수첩이 머릿속을 스칩니다.
한 60대 40정도의 확률로 그 수첩 생각에 지금 본 이 예쁜 수첩은 그냥 내려놓고 가던 길 갑니다.
물론 안사는게 40이고 60프로 정도는 그냥 산다는게 문젭니다......아흑.
오늘도 전 마트 팬시점엘 갔다가 계획했던 수저세트 대신 아주 예쁜 손바닥만한 크기의 복숭아빛 수첩을 7500원이나 주고 샀습니다.
같이 간 엄마가 제가 수첩을 사니까 옆에서 또 한소리 하셨어요.
넌 또 앞에 찌끔 쓰다 말려고 그걸 사는구나.
엄마 말씀이 백번 맞았는데!! 그래도 이쁜걸 어떡합니까. 사야지요....사야 했습니다.
집에와서 뜯어보니까 너무 행복해요. 이렇게 이쁠수가.
수첩을 산 행복감은 수첩뒤에 "이 수첩은 누구 꺼입니다." 란을 적을 때 정점을 찍습니다.
아아 뿌듯하여라. 이 얼마나 이쁜 수첩인가. 늘 곁에 끼고 다니면서 적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다 뛰네.
이래놓고 책꽂이에 하릴없이 꽂혀있는 수첩들이 갖가지 크기별로 몇권이나 됩니다.
앞에만 얼마정도 뭔가 끄적여있는 채로요.
ㅠㅠㅠㅠㅠ vicious circle 같다는 생각이 오늘 들었어요.
저는 누구를 원망해야 하나요. 아마 저 자신이겠지요.
그렇지만! 오늘만은 이렇게 예쁜 수첩을 만드는 고귀하신 분들 탓을 하고 싶네요.
왜 이렇게 이쁘게 만드는 겁니까. 자꾸 사고 싶잖아요. 에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