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과 일 중독, 이른 크리스마스 잡담
별로 궁금하신 분은 안계시겠지만 -- 아, 그러고보니 게시판을 통해 알게 되어 종종 이메일을 교환하는 분이 안부를 물어주셨네요. 일하는 중에 짧게 답장 드렸습니다만 다시한번 반가웠어요 'ㅅ' -- 최근에 많이 바빴습니다. 한 2주일 정도요. 지난 일요일, 9시 전에 뛰어서-_- 출근해서 월요일 새벽 4시 반 경에 퇴근한 걸 정점으로 오늘까지 계속 새벽 퇴근이었습니다. 팀원도 좋고 배우는 것도 꽤 있는데, 다만 업무량이 지나치게 많아서 일하는 중엔 미친듯이 복도를 뛰어다닐 정도였어요. 사람이 궁지에 몰리니깐 (?) 배도 별로 안고프고 잠도 별로 안오더군요. 게시판에서도 누차 소개드린 적이 있는 오피스메이트는 그 와중에 비교적 한가해서, 제가 금석학적으로 접근하는 상사의 손글씨 커멘트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고 지난주 중반에 피곤을 호소하는 저에게 자기 선반을 열어 꼬불쳐둔 시바스 리갈을 한잔 권하기도 했습니다.
하여간,
내일 월요일하고 화요일이 좀 바쁠 것 같지만 어쨌든 준비는 거의 마무리되었습니다. 오늘 일요일은 요 2주 사이에 가장 일찍 퇴근해서 지금 시각이 밤 10시 정도입니다. 내일 새벽같이 나가야 하는 걸 감안하더라도 오랜만에 좀 잘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쁘면서도 뭔가 설명하기 어려운 공허 같은 게 밀려오네요. 서울에서 처음 직장생활 시작할 땐 몰랐던 평범한 진리 -- 나 아니면 안될 것 같아도 어떤 조직에서든 대체 불가능한 노동력은 없다 --를 깨달은 지금도 그렇네요.
자기 전에 잠깐 운동하러 가면서 (계속 앉아서 일하면서 세 끼니를 다 회사에서 먹어서 체중이 그 사이에 조금 늘었어요) 노래 한 곡, 약을 팔아보겠습니다. 어제는 새벽의 뉴욕 미드타운을 걸어 퇴근하는데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처음 봤습니다. 쌩스기빙이 1주일도 안남았으니까 타이밍은 맞는데 새삼스럽게 놀랐어요. 그래서 오랜만에 들어보는 노래.
"뉴욕의 동화"라는 귀여운 제목이지만 노래는 험악하고 또 웃깁니다. 제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노래 중의 한곡이고요, 문어발식으로 팬질하는 아티스트 중 한 분인 제시 말린씨의 리메이크 버전입니다. 중반에 남자랑 여자가 빠른 템포로 쌍욕'ㅅ'을 주고받는 부분도 재미있지만 뭐니뭐니해도 깨알같은 재미는 곡 끝나는 부분에서 둘이 나누는 대사입니다. 남자가 "저기 빨간 옷 입은 사람이..." 이러니까 여성이 "자기, 나 술 취해서 잘 안보여 ... 술이나 시켜줘" 그러면 제시 말린씨가 특유의 좋은 목소리로 바텐더를 부르고 (팬이라서 아는 사실이지만, 제시 말린씨는 다운타운의 바워리 일렉트릭이란 근사한 이름의 바 소유주이기도 합니다'ㅅ')... 일단 한번 들어보시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