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단일화는 나쁜 정치 이벤트" 라는 공격에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야권 단일화라... 어제 안철수는 '모든 것을 걸고' 이루겠다고 하던데, 그 '모든 것'에 어디까지 포함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전 사실 안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측입니다. 안철수가 서울시장 선거때처럼 선선히 물러나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는데, 그렇다고 문재인이 양보하기엔 당을 책임져야 하는 후보로서 할 짓이 아니고요. 여론조사를 하고 한 쪽이 승복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그것도 그리 깔끔할 것 같지 않습니다. 여러 번 봤듯이, 과정을 문제 삼아 판을 엎자고 들면 문제삼을 꺼리는 차고 넘칠 테니까요.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별로 '아름다운 단일화'는 아닐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여하간.. 박근혜를 별로 찍고 싶지 않은 입장에서는.. 그냥 고민은 둘 중에 하나입니다.. 단일후보와 더 진보 후보. 지금 추세 봐서는 심상정이 아마 대안이 되겠죠. 그런데 단일화 논의에 대해, 새누리당은 쇼, 이벤트, 나쁜 짓으로 비판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뭐 니네 당 정몽준도 했던 일이다, 남이사 어쩌건 닥쳐라 정도로 이죽거리긴 쉽습니다만, 진지하게 "단일화는 매우 정상적이고 옳은 정치행위"라고 말하기도 과연 쉬울까 좀 궁금합니다.
통합진보당이나 진보정의당과는 이번에 연대조차도 이루어질지 말지 의문입니다만... 민주당과 안철수는 분명 어느 정도 뜻이 다릅니다. 안철수는 새누리당뿐만 아니라 민주당에 대해서도 구태 정치나 하는 당으로 많이 비판하기도 했고요. 그렇게 정치적 뜻이 다르다면, 그냥 서로 독립적인 후보로 뛰면서 박근혜를 잡기 위해 노력할 일입니다. 그런데 해보니 지지율상 둘 다 질게 뻔하고, 박근혜보단 서로가 서로에게 더 가까워보이니 단일화를 해보자는 건데... 이건 삐딱하게 보면 그냥 "둘이 서로 뜻이 같진 않지만, 둘 다 져서 아무 것도 못얻느니 친한 척 해서 일단 이기고, 전리품을 적당히 나눠먹기라도 하자"에 가깝습니다. 새누리당의 비판 포인트도 여기에 있고요. 노무현의 자서전 "운명이다"에 의하면, 정몽준과의 단일화 과정에서 정몽준측은 노무현측에 정부기관 인사권을 정확히 반띵하자는 걸 각서로 남겨달라고 요구했었다고 합니다. 노무현은 강력히 거부했었다고 합니다만, 얘기 자체가 별로 아름답지 않네요.
선거는 승부이니 일단 이기고 보는게 정의이고 옳은 것이라는.. 다소 조폭스러운 우격다짐 말고... 원래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정치집단 간에 연대, 단일화 등으로 뭉치는 게 지극히 정상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물론 일부 정치적 지향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통되는 지점에서는 서로 연대해서 힘을 보태주는 것이야 좋은 현상이지만, 최근의 야권 연대 논의는 항상, 뜻이 맞다기보단 "한나라(새누리)를 이기자"가 항상 1번 이유여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