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본 일본 만화가 미친 영향

여러 가지 쓸데 없는 생각을 하지만 요새 하는 생각 중에 하나는

어렸을때 본 일본 만화 - 애니메이션들이 나에게 끼쳤을지 모르는 아주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인데요. 


단도직입접으로 저의 약간 멍청하게 긍정적인 부분, 꿈이나 사랑이나 우정 같은 것에 대한 놀라운 믿음,

희생과 헌신에 대한 엄청나게 큰 스케일의 로망같은거..가 어렸을 때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랐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나이가 들면서 주변에서 굉장히 비관적이고 냉소적인 사람들을 만나면. 

그게 허세나 그럴듯한 코스프레가 아닌 수준일 경우에, 내면적으로 나와 정말 다른 사람이구나 라고 느끼곤 했는데

그렇다면 나는 어째서 그 회의주의나 비관주의에 동조할 수 없을까라고 생각하고 생각하다보니...


15~16세 사춘기때,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사랑' 과 '우정'이 항상 악을 이겨내고 마는 장면을 

'정말로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감동을 느끼며' 목격했던 것이 불현듯 떠올랐어요. 


사실 지금은 그런 것들을 보라고 해도 도저히 볼수가 없죠, 물론.. 

실제로 막 계속해서 희망을 품을 만한 삶을 살아온것도 아닌것 같구요. 

물론 이것이 일본 애니메이션이 특정 세대 일반에 미치리라 생각되는 영향에 대한 이야기 같은건 아니구요.. 

저의 어떤 개인적인 성향이 같이 어우러져 일어난 일에 대한 말들에 불과하지만. 

지금 다시 봐도,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에바같은 문제작을 제외하면) 특히 90년대 중, 후반에 제작된 TV 시리즈들은 

(사실 '아동'이나 '청소년'대상의 거의 모든 콘텐츠가 그렇지만) 

이를테면 '희망'같은 거 하나를 형상화 하기 위해 모든 부분에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 보여요.

그리고 나이 어린 저는 그것을 굉장히 효과적으로 즐기면서 흡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가끔 저는 속았어! 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요. 

한편으로, 역시 나는 (희망이나 꿈같은 단어에 움직일 정도로)멍청한 사람이였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라고 생각해 버리게 되기도 하죠. 

하지만 요새는 그런 사람들이 정말로 처치곤란 취급 받는것 같아서, 자제하면서 살고 있어요. ㅎ

   

    • 안타깝게도 많은 애니들 중 에반게리온을 가장 감명깊게 본 저는 어쩌면 비관주의로 갈 수 밖에 없는 기질을 타고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어린시절에 보았던 많은 애니와 만화책들은 제가 세상을 버텨나갈 수 있는 더 나은세계에 대한 열망을 저에게 심어놓은 것 같기도 합니다
      • 그러고보니 에바가 참…꿈도 희망도 없어요…;;;;
    • 제가 성장기에 탐닉했던 애니나 만화가 중2중2하게 다크했는데 매사에 시니컬하고 까칠한 어른으로 성장한 지금. 혹시 그 영향이었던 걸까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 끄덕끄덕…사랑과 우정이 악을 이겨내기 위해서 꼭 스스로 희생하는 사람이 나오는게 이바닥 패턴인걸/그게 전체주의인걸 알면서도 이따금 눙물이 나는 나는 덕후어린이인가봐요...
    • 전 어린 시절에 선계전 봉신연의를 보고 난 이후로 현실의 이성을 멀리하게 되기 시작했습니다(....)
    • 윗글 쓰고 생각해보니 주인공 친구가 주인공 대신 죠낸 두들겨맞는(그러다 죽기도) 장면이 의외로 많은듯…심지어 에바에도 공통으로 들어가는 필수클리셰 아닐까요?
    • 저도 오늘 이런 생각 들었어요. 어제 꿈과 진로와 확신과 생존 기타 등등 생각으로 많이 복잡하고 우울했는데 그게 한도치를 넘어서자 문득 생각이 사라지며-_- 밝고 유치한 어린시절 일본만화 톤으로 '꿈과 희망'이란 생각이 떠오르며 마음이 편해지고 매우 긍정적.. 아니 대책없이 낙천적인 기분이 되었어요

      그러고 보면 어린시절 애니메에선 꿈, 희망, 사랑, 소망, 우정, 용기, 희생, 선.. 뭐 이런 말들이 잔뜩 나왔던 거 같아요. 전 당시 이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조금쯤 세뇌된 것 같기도..
    • 1) 아주 어릴때 오렌지로드를 봤는데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마도카가 없었어요
      2) 좀 더 나이를 먹고 아다찌 미쯔루의 만화를 봤죠, 터치, H2, 러프... 완전한 여신이 만화속에서만 살아있으니 이를 어쩌나 싶었습니다
    • 현실에선 사랑과 우정이 악을 만들어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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