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멘붕 배달음식

어제 저녁, 탕수육이 땡긴다는 막 퇴근한 남편 말에

실은 나는 족발이 먹고싶었으나

요새 연일 야근에 시달려 피로한 나머지 달달한 튀김음식이 먹고픈가 하여 그냥 시키기로 결정.

늘 단골로 시키는 중국집은 탕슉을 잘 못하고

다른 집 시켜볼까 하는데 눈에 들어온 탕수육 전문점 광고.

 

"시켰어?" 묻는 남편에게 보여주니 오 뭐 메뉴가 많네? 간장탕수육?

음 듣기에 녹말소스에 케첩대신 간장으로  짭조롬 달달하게 양념한 것인가 하여

대뜸 시켜봄. 사실 케첩양념 별로 안좋아하기도 하고

어릴때 먹던 탕수육맛이 상상되기도 하고 뭐 그랬음.+ 배고픔 기타등등

 

근데.

 

30여분이 지나 배달된 탕수육은 멘붕 그자체.ㅡㅡ

포장봉투엔 치킨이라고 쓰여져있네? 닭 그림도 잇네? 얼쑤? 이게 뭐지??

콜라가 500미리 따라왔는데 안엔 치킨무가 따라왔네?

어절씨구 난 분명 탕수육을 시켰는데? 아, 뭐 서비스로 줄 수도 있겠지.

치킨상자같은데 담긴 순살치킨의 형태를 띈 가무잡잡한 튀김들은 뭐지?

하나 집어먹으니 첫 맛은 치킨맛. 뭐지??

뒤이어 씹히는 고기의 질감은 돼지고기 비슷.

튀김을 하나 헤집어보니 돼지고기가 맞긴 함.

탕수육이라는데 소스는 어디? 여기 치킨상자 종이벽에 살짝묻은 이것이 정녕 간장소스??

다시 전단책자 뒤져보니 간장 탕수육이라며 실린 그림엔 역시 소스따윈 없고 그냥 양배추채만 있고나.

정녕 그림대로 해온거긴 하고나. 멘붕.

그림을 좀 더 자세히 볼 걸.

그냥 일반 탕수육 시킬걸, 아니,

그냥 중국집에 전화할 걸...으흐흑.

....

 

결혼전 같으면 당장 전화해 이게 어디가 탕수육이냐 간장치킨돼지튀김이지 하고 난리가 났을 테지만

배도 고프고 따질 힘도 없어 그냥 우적우적...ㅡㅜ;;

달고 짭조롬한 녹말소스를

바삭한 돼지고기 튀김에 듬뿍 뭍혀먹을 생각이었던 남편과 나

거칠거칠 씁쓰름 목 메는 딱딱한 튀김 대충 집어먹다 울적하게 잠을 청함.

 

 

다음날

남편 줄근 후 바쁘게 아가랑 놀아주다 아가가 낮잠에 빠지자 점심먹을 채비를 하다

어제 남은 탕수육인지 머시긴지 발견하고 다시 분노가 잠깐 솟다가

역시 배고파 남은거 다 줏어먹음. 먹고나서도 기분 별로 안좋지만 어쩔수가 없네요.

치킨을 튀긴 기름에 탕수육을 튀겨 이런 맛이 나는거 같은데

전단지보니 치킨도 같이하는 집이었네요.기름도 오래됐나 뒷맛이 써요.

성의없는 집 같으니..내 만오천원 아까워라.ㅜㅜ;;

 

오늘밤에 다시 제대로된 탕수육을 먹어볼까??

탕수육은 가까운 중국집에 문의하세요오~

ㅜㅜ

 

푸드덕~!

 

 

 

 

    • 뭐 사면 써 있는 이제품은 뭐와 같은 라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거군요.
      치킨 라인에 탕수육
    • 눈물없이 볼 수 없네요. 흑..
    • 먹고 싶은 거 못먹으면 먹을때까지 먹고싶어지는 저에겐 눈물없이 볼 수 없는 슬픈 이야기예요. 오늘은 꼭 맛난 탕슉 드세요.
    • 어떡해요 흐흐.. (라고 웃으면 안되는데, 쇠부엉이님의 글이 너무 재밌어서 키득키득했습니다!) 그냥 치킨집에서 탕슉 하나 더 얹어서 가는 건가봐요.
      저 얼마전에 초마 가서 탕슉 먹었는데 느무 맛있었거든요.. 쇠부엉이님 댁에 사다드리고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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