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후기] 2nd. 안티고네

 

  

지난 토요일 두번째 희곡모임이 있었습니다. 이 날은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를 읽었습니다. 새로 오신 분들도 계시고 다들 아직 낯이 설지만, 추운 날 8인용 테이블에 열한 명이 모여앉아 그리스 비극을 읽는 일은 따뜻한 경험입니다. 집에서 혼자 읽었더라면 분명 몇 장 읽다 잠들었을 고대 드라마를 여럿이 대사 나눠 읽고 도란도란 대화까지 나눠 기쁩니다. 다음은 음료 기다리며 나눈 잡담들.

(이 후기는 구어를 문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실제보다 아름답게 윤색된 것임을 미리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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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모임 후 한태숙 연출 [오이디푸스]가 궁금해서 그 연습과정을 기록한 이 책을 찾아봤어요. 그게 혹시 노무현 전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연극인가요? 오이디푸스가 절벽에서 자살하는 것으로 끝난다거나(책에는 구체적으로 부엉이바위란 단어도 나오고요), 신탁 대신 탄핵이란 단어를 쓴다거나 테바이 주민들이 그냥 역병도 아니고 구제역으로 고통받고 있다든가 하는 설정들 보면, 상당히 노골적이던데요.

-절벽에서 자살했나요? 어, 저는 그렇게 생각하진 않았는데...

-저도요. 끝에 절벽이 나오긴 했는데 그게 자살이었나요? 그렇게 정치적인 함의가 있었는지도 잘..

-전 연극은 못 봤고 그냥 이 책만 보고 그런 인상을 받아가지고요(이래서 한태숙씨가 연극을 기록으로 남기는 걸 질색하셨나 봅니다). 당대 현실을 연극에 반영하면서 원작에서 뭐가 덜어지고 더해지는지 보는 건 재밌는데, 당대성이 추가된 그만큼 원작의 주제나 의미는 축소됐다 싶기도 해요. 아, 그 연극에 비인간인 존재, 그러니까, 사물, 기계, 식물, 동물 등이 중요하게 등장하나요?

-눈먼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를 인도하는 소년이 연극에서는 새로 나와요. 그 책 표지에 나오신 분이에요. 몸과 움직임이 마치 무용수 같았어요.

-사진만 봐도 대단하네요.

-벽면에 테바이 주민들이 고통스럽게 매달려 있는데 반해 이 '새'는 신음하는 주민과 주민들 사이를 자유롭게 날아다녀요.

-한태숙씨 연극에서는 언제나 비인간이 중요하게 나오는데, 그 분이 비인간 전문배우래요. 다음 연극에서는 꼭 대사 있는 역 좀 달라고..

 

  

-이건 해외 극단이 들어와서 공연한 건가봐요.

-네, 터키 극단이 내한 공연한 안티고네.

-자막이랑 같이 보는 거에요?

-예, 그게 몰입을 방해하긴 하는데, 워낙 훌륭한 공연이었어요.

-팸플릿만 봐도 강렬하네요.

-그리스 옆 나라라 그런지 그리스 비극을 잘 한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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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목이 왜 "크레온"이 아니라 "안티고네"죠? 이 극에서 고통을 통해 부숴지고 성장하는 인물은 안티고네가 아니라 크레온인데요. 안티고네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윤리적 우위를 확신한 채 죽음으로 치달을 뿐이라 너무 단순해요. "때가 되기도 전에 죽는다면 나는 그것을 이득이라고 생각해요. 나처럼 수많은 불행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어찌 죽음을 이득이라고 생각지 않겠어요? 내게 이것은 전혀 고통스럽지 않아요"라는 대사에서 안티고네가 이미 상당히 손상된 상태였음이 짐작되구요. 세간의 손가락질 속에 아버지이자 오빠인 눈먼 오이디푸스를 돌보며 풍찬노숙했던 여자아이의 삶이란 비참했겠죠. 크레온이 물리적으로 안티고네의 삶을 코너로 몰긴 했지만, 이 사람은 비극적인 가족사에 압도당해 진작에 삶을 놓아버린 것 같아요. 

 

-행간을 짐작해보면 아마도 젊고 아름다웠을테니, 흥행을 고려해 당대의 미녀배우를 타이틀롤로 내걸려고?

-옛날 그리스에 인상적인 여성들 많았잖아요. 사포, 아스파시아, 히파티아... 그런 여성캐릭터를 기대했건만 안티고네는 생각보다 감흥이 없네요. 역사의식도 없고 사회의식도 없고... 아니, 자기 오빠가 이완용 같은 사람인데 어째 일말의 고민도 갈등도 없냐고요.

-예전에 읽었을 땐 훨씬 더 자기주장 강하고 멋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 다시 보니 일단 분량이 크레온에 비해 훨씬 적은데다가 안티고네가 했으면 싶은 대사들도 하이몬이 다 읊고 있네요. 

-그러게요. 크레온과의 대립을 안티고네가 하는 게 아니라 하이몬이 하더만요

-부부싸움 할 때 한 쪽이 이혼을 고려하고 있으면 제대로 된 논쟁이나 설득이 어렵잖아요. 안티고네도 죽음을 두려워 않기 때문에 크레온과의 대립 장면에서 맥빠진 감이 있죠. 그런 사람을 무슨 수로 설득하고 타협하겠어요. 그냥 콱 죽어버리겠다는데.  

-왕의 조카이자 예비며느리니 왕을 구슬리거나 설득해볼 수도 있었을텐데. 부모와 오빠들 모두 불행하게 죽었고, 하나 남은 동생이 제발 자기를 봐서라도 살아달라 애원하는데 멈추질 않았죠. 힘들겠지만 어떻게든 살아남는 것도 의미 있지 않나..  

-아빠 닮았죠. 저 집안 사람들은 다들 격정적인 듯.

 

 

2. 권력에 대항하는 소수자의 모습보다는 자기 가문에 끝까지 복무하는 가족주의자가 보여요. 죽은 이가 내 남편이나 자식이면 이렇게까지 안 한다고. 남편이나 아이는 다시 구하면 되니까(!). 그러나 오빠는 다시 얻을 수 없으니 이렇게 한다란 얘기는 골 때리죠. 안티고네가 자기 식구들이 겪은 비극에 지나치게 도취되어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어요. 목숨 걸고 오빠 시신을 매장하는 행위에서 천부인권이나 자연법 사상의 맹아가 보이나? 그건 잘 모르겠고, 랍다코스 왕가의 불행한 운명을 사무치게 비통해하는 전직 공주는 확실히 보이네요. 

 

-오이디푸스를 끝까지 돌보다가 불행이 전이된 건지, 부모의 비극과 자신을 분리하는 데 결국 실패했죠.

-박제 같아요. 가문의 비극을 전시하는. 

-자기 인생을 산 게 아니고 오이디푸스의 사념을 담는 그릇으로 살다 간 거 같아요.

-차라리 이스메네가 그런 면에선 요즘 기준에 부합하는 얘기들을 하죠.

-이 극에서 가장 상식적인 인물로 보여요.

-두 자매 중 오이디푸스를 돌본 건 안티고네니까요. 언니가 그동안 가족의 불행을 대리해줬기 때문에 이스메네가 자기 삶을 살아간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언니마저 이렇게 최후를 맞이했으니 앞으로는 이스메네가 그 역할을 이어받을지도 모르죠. 차분하던 이스메네도 언니가 죽을 지경이 되니 미쳐가잖아요. 같이 죽자고. 언니 없이 어떻게 살아가겠냐는 말은 이중으로 해석가능한 것 같아요. 언니에 대한 사랑과 자기 삶의 안전핀이 빠져나가는 두려움. 

 

 

3. 안티고네와 크레온의 관계에서 자꾸 남자-여자 대립항이 나오는데. 남성 대 여성의 대립보다는 사회적 약자와 부유한 남성시민의 대립구도로 느껴져요. '여자는 남자들과 싸우도록 태어나지 않았'다든가 '결코 한낱 계집에게 져서는 안 된다'라는 말들이 나오긴 하는데, 거기에 여자 대신 노예를 갖다넣어도 뜻이 통하고요. 안티고네의 죽음을 불사하는 태도는 영웅적이지, 딱히 여성적이란 생각은 안 들어요.

 

-나는 미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말하잖아요. 가족을 끝까지 돌본다는 면에서 여성성 수행을 한다고 볼 수도 있겠죠.

-고대 그리스는 시민권을 가진 소수 남성들의 전유물이겠거나 생각했는데, 흥행을 위해서건 따로 주인공이 있건 간에 이렇게 여성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게 놀라운데요. 예쁜 병풍 역할이 아니라 작가의 주제를 상징하고 있고요. 

 

 

4. 크레온. 이 극에서 오욕을 옴팡 뒤집어쓰는 이는 크레온이죠. 최고권력자로서 누구나 부러워할 삶을 살다가 그리스 비극적으로 몰락하는 인물. 안티고네야 이 드라마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허우적대고 있었고요. 신탁 대신 조국과 법질서라는, 어쩌면 그 당시로는 진보적인 패러다임을 들고 나왔다가 여전히 당대를 지배하던 가문이나 혈족주의를 넘어서지 못해서 망한 거 아닐까요.    

 

-조국의 안전을 명분으로 왕권을 강화하려다가 부족주의에 패배한 건가요. 아직 민족이나 국가라는 이데올로기가 확립되기 이전 시대라서.

-왕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크레온의 말에 하이몬이 그런 건 사막에서나 통하는 거라고 반박하죠. 사막에서라면 멋있게 독재할 수도 있겠지만, 한 사람만의 국가는 국가가 아니라고. 하이몬 캐릭터가 의회나 귀족들의 입장을 대변하나 봐요. 

-크레온의 아내가 죽어가면서 크레온에게 큰 아들 메가레우스의 죽음*에 대한 비난을 퍼붓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겠네요. 중앙집권과 왕권이 강화되는 시기였다면 미화될 수도 있는 사건일 텐데. 국가를 위해 가족의 일원을 희생하는 것이 유력가문들의 분노를 샀고 사회적으로도 설득력을 얻지 못했던 가봐요.

 *폴뤼네이케스가 외국군대를 이끌고 에테오클레스한테 뺏긴 정권 되찾겠다고 테바이를 침공했을 때, 예언자 테이레시아스가 유력 가문의 아들을 제물로 바쳐야 전쟁에 이긴다고 하자 크레온의 큰 아들 메가레우스가 자살한다.     

-거기다 가족주의의 화신(+ 젊고 아름다운 처녀) 안티고네를 죽게 함으로써 민심을 완전히 잃었죠. 안티고네의 죽음이 크레온 정권에 큰 부담을 줄 게 뻔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을 것 같아요. 결국 막지 못해 신의 이름을 빌어 왕좌에서 쫒겨났고.

-그렇게 강성이던 크레온이 나중엔 무서워서 못 살겠다고 울부짖는 장면이 잊혀지질 않아요. 

 

 

5. 신탁이 대체 뭐길래 사회를 지배할 수 있었을까요? 그런 걸 대체 어떻게 믿을 수가 있었지? 새점을 본다고 나오잖아요. 새들이 서로 물어뜯고 싸우니 불길하다고, 어서 시신을 매장해주지 않으면 부정탄다고요. 아니, 새들은 그저 자기들끼리 싸우는 것 뿐인데 그걸 어떻게 국운을 암시하는 징조로 믿었던 걸까요?

 

-지배층의 선전도구 같은 거였겠죠.

-신탁을 빌미로 돈도 많이 뜯어냈겠어요. 오이디푸스나 크레온이 예언자보고 돈푼 꽤나 밝힌다고 짜증내는 장면들 있잖아요.

-크레온은 신탁을 믿는 것은 노인네나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냉소하죠. 그런 걸 그리스 비극에서는 "오만"하다고 벌 주는 것 같고요.

-저는 그냥 맥거핀이라고 봤어요. 신탁이란 게 대단한 무엇처럼 얘기되지만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극에 긴장감만 부여하는 거죠.

-당시에는 새나 개의 넓적다리를 구워서 그 기름으로 점을 치고 제의가 끝난 후엔 고기를 나눠먹었다잖아요. 그런데 크레온이 적군의 시신 매장을 금지하는 바람에 새나 개들이 인육을 파먹는 지경이니 예언자들의 식생활에 문제가 생겼겠죠. 새점의 점괘가 불길하게 나온 데는 그런 실용적인 이유도 있었을 것 같고, 시신을 매장하지 않으면 식수가 오염되거나 전염병이 돈다는 걸 경험적으로 자각했을 것 같아요. 그걸 당시의 빈약한 언어로 표현하다보니 신탁이니 운명이니 하는 말들이 나온 거 아닐까요.  

-고대로마 시절에도 새점을 봤대요. 새가 모이를 많이 먹으면 전투에 나가 승리한다고 새를 엄청 굶겨서... 근데 그렇게 해도 새가 모이를 안 먹더래요. 그래서 어떤 장군이 화가 나서 '물이라면 처먹겠느냐'며 새를 물에 던져 죽여버렸대요. 그리고 전투에서 진 거에요. 로마는 패장이라고 해서 벌하진 않았는데 그 장군만은 예외적으로 처벌을 받았대요. 전쟁에 져서가 아니라 전통적으로 신성시해오던 가치를 모욕한 죄로요.

-아직도 새점 치는 분들 계세요. 몇 년 전에 저도 새점 한번 봤는데 굽고 기름내고 하는 식이 아니라 새장에 문조인가? 예쁜 노란 새가 점괘가 적혀 있는 쪽지들 중 하나를 물어다주더라구요.

-오, 포춘쿠키 같다.

-쪽지에 새가 좋아하는 것을 묻혀서 점괘조작도 가능하겠어요.

-옛날에는 신의 뜻이나 운명이란 말을 요즘보다 훨씬 유연하게 썼던 거 같아요.

-현대에는 심리학이 그쪽 지분 좀 많이 챙겨간 듯.

 

 

6. 크레온이 하이몬의 시신을 들고 괴로워하며 내뱉는 말들 보면 현대인이 그 상황에 했음직한 말들과 별반 다르지 않잖아요. 2500년 전 사람들의 감정표현이 낯설지가 않네요. 

 

-옛날 왕이라면 싸이코패스일 것 같은데 여기서는 왕을 감정에 휘둘리고 상처도 받는, 너무나 인간적인 존재로 묘사한 점이 신기해요.

-아니, 왕이 왜 싸이코패스...?

-삼국지 같은 거 읽어봐도 그렇고 역사 속에 이름 좀 남긴 인물들은 최소한 싸이코패스더라구요.

-맞다. 역사책에 이름 남기고 유적지라도 하나 남긴 놈들 보면 대개 그렇죠.

-그 당시 왕이라면 아내나 자식의 죽음에 눈 하나 깜짝 안 할 것 같은데 크레온은 정말 슬퍼하네요.

-소포클레스가 그렇게 해석한 거겠죠. 같은 이야기라도 극작가와 연출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지잖아요. 가령, 호메로스 버전의 오이디푸스 왕에서는 오이디푸스가 모든 사실을 알고 난 후에도 자해하거나 무너지지 않고, 좀 비통해하면서도 여전히 테바이를 잘 다스렸대요.  

-결국 소포클레스가 하고 싶었던 얘기는 그러니까 신들에 대한 경의는 모독되어서는 안 되고, 오만한 자들은 고통을 통해 지혜가 뭔지, 정의가 뭔지 알 게 될 거라는 거죠? 거만한 사람들(갑?) 되게 싫어했나봐.. 보수적 혹은 전통적 가치들에 대한 애정도 있었던 것 같고요.

 

 

7. 등장인물들의 자살이 너무 잦네요. 죽음이 그렇게 남발되어서야... 

 

-안티고네도 자살하고 하이몬도 자살하고 에우뤼디케도 자살하고 크레온마저 자기 좀 죽여달라고 애원하고...

-당시에는 죽음을 가볍게 여겼을까요?

-주요 인물들만 그렇지, 파수꾼이나 사자로 나오는 평범한 이들은 죽을까봐 되게 두려워하잖아요. 요즘 사람들과 별반 다를 거 있겠어요. 다만 그들에게 비극 속 주인공들이란 올림포스 산의 신들 같은 존재라 감정이입의 대상이 아니고 요즘 우리들이 헐리웃 스캔들 바라보듯 했겠죠.

 

 

8. 그런 거 보면 극이 좀 허술하게 구성된 거 같지 않아요?   

 

-소녀들이 이야기짓다가 마무리하기 어려우면 기숙사를 불태운다든가 교통사고로 등장인물들 싹 죽여버리듯이요?

-감정의 잉여가 없죠. 극을 보고 나서면서 좀 찜찜한 것도 있고 고민도 남고 하질 않고, 이건 뭐 다이너마이트 폭발하듯 다 죽고 벌받고 깨닫고 참회하고 끝! 파국! 카타르시스 짠!

-그런 거 보면 옛날 극이다 싶기도 하고.

-아녜요. 저희 집에 지난주부터 시어머님이 와 계셔서 제가 일주일 째 아침드라마와 일일드라마의 세계에 빠져 살거든요? 현대극에서도 여전히 반복되는 구성입니다.

-비슷한 구성인데 왜 어떤 극은 고전예술로 남고 어떤 것은 막장신파죠.

-처음 해서... 소포클레스는 하나의 규범, 전형을 만든 거라 고전으로 남고 그 이후에는 그냥 복제품? 짝퉁?

-소포클레스가 극작 기술이 부족해서 그렇게 쓴 것 같진 않고, 일부러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끔 설계한 것 같아요.

-잡스러운 것들 다 가지쳐내고 단순하게 전형을 창조한 게 대단한데요. 그렇기 때문에 2500년 전 극을 지금도 읽을 수 있는 것 같아요.

 

 

9. 대사 부분은 지금 봐도 재밌는데 코러스는 지루하더라구요. 그리스 비극들을 요즘 상연한다면 코러스는 삭제하거나 다른 식으로 처리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코러스를 중요하게 여기고 잘 살리려고 하는 것 같아요.

 

-우리가 희곡을 글로 읽어서 그렇지, 무대에 올린다고 생각해보면 코러스가 지루한 게 아니라 군무나 합창처럼 멋지고 힘있는 부분이죠.

-연출자의 개성이 발휘될 여지가 큰 부분이고요.

-요즘처럼 무대연출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라, 코러스 역할이 필수적이었을 거에요. 무대전환, 미술, 플래시백 등을 아우르는 장치 같아요.

-우리야 구글검색으로 정보수집이 간편하지만 당시에는 달랐잖아요. 코러스가 들려주는 다른 나라 전쟁 묘사라든가 신화 속 사건 등을 본편보다 오히려 더 재밌게 들었을지도 몰라요.

 

 

10. 안티고네 이야기의 다른 버전들.

 

-예전에 읽었던 것과 다른 느낌이 든다는 말씀들이 있어서 검색해보니 장 아누이와 B.브레히트도 각각 안티고네를 희곡으로 썼더라구요. 장 아누이의 [안티고네]가 개인과 권력의 대립, 이상과 현실의 대립이라는 테마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서 다다음 시간에 같이 읽어보면 어떨까 싶은데 의견주세요. 브레히트는 미국의회의 공산주의자 색출작업을 빗대어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란 작품을 쓰고 1948년에 상연했다고 하는데, 우리말 번역본을 못 찾겠네요.      

http://zmanzclassics.blogspot.kr/2011/09/antigon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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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두번째 모임을 마쳤습니다. 다음 모임은 12월 8일 12시 카페소소에서 있고요. 앞으로 읽을 책은 숲에서 나온 소포클레스 비극전집으로 확정됐습니다. 그리스 비극 서른 세편을 죽 읽어 나가되 간간이 현재 상연 중인 연극의 희곡을 끼워 읽는 것으로요. 당분간은 그리스비극모임이 되겠네요. 세번째 시간에는 오이디푸스 삼부작의 내용상 두번째 이야기이자 소포클레스의 마지막 작품인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를 읽겠습니다.

    • 와, 1등이다!

      선리플 후감상이요^^
      • 무플 방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언제 희곡 같이 읽어요!
    •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D 너무 재밌어 보이네요. 처음에는 강성인데 나중에 무서워서 후달달하는 건 ... 저는 그 연극 오이디푸스의 오이디푸스 보면서도 비슷하게 생각했어요. 초반에는 완전 자신감에 가득찼었는데 운명 앞에 닥치니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 같은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소포클레스 버전이 대세라 그런 이미지가 강하죠. 전 호메로스 쪽 이야기가 더 그럴 듯해 보이는데 그런 차분한 엔딩의 오이디푸스 이야기도 있는 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역시 센세이셔널해야 잘 팔린다는..
    • 후기만으로도 흥미진진하네요. 저도 어릴 적 읽을 때 안티고네한테 좀 짜증냈던 기억만 있는데, 왜 그랬는지는 잊어버렸었어요.. ^^
      • 시간 지나면 이야기는 잊어버리고 이미지만 남는 듯요.
    • 안티고네 ㅠㅠㅠㅠㅠ 희곡중 젤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인뎅
      • 안티고네 캐릭터가 좀 심심하더란 거지 작품은 저도 재밌게 읽었어요:-)
    • 헉.. 그리스 비극 읽기 모임. 멋집니다.
      • 비극 다음엔 희극도 하려구요. 아리스토파네스와 메난드로스. 아, 근데 정말 그렇게 오래 갈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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