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로 와닿는 글입니다. 저는 꽤 어린 나이부터 나이듦에 대해서 민감했던 것 같아요. 조부모 네 분 모두 돌아가실 무렵 모습이 눈에 선하고, 그 힘없음, 무력함, 덧없는 아우라가 매우 슬프고 가슴아팠어요. 가장 최근에 친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돌아가셨는데,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실까, 그게 나중에 가장 궁금했어요. 결국 여쭤보지도 못하고, 돌아가셨지만 주름진 눈꺼풀 속에서 간신히 반짝이던 그 까만 눈동자가 인생 말년에 무엇을 보고 계셨을까, 생각하면 지금도 그리움에 눈물이 납니다.
마르타님이 계셔서 할머니는 행복하실 거예요. 저는 할아버지께는 무한 사랑을 받았지만, 할머니한테는 전혀 사랑이나 정을 느끼지 못했어요. 할머니가 엄마를 힘들게 했던 것과 별개로 저와 제 동생도 사랑하지 않으셨죠. 얼마전엔 이런 생각을 들더라고요. 만일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장례식장에서 눈물이 안 나면 어쩌지? 물론 눈물이야 나겠지만 할아버지만큼 절절하게 가슴이 아프고 괴롭진 않을 거 같아요. 제 스스로 너무 냉정하단 생각에 깜짝 놀랐지만.. 저희 할머니는 아주 정정하시고 건강하세요. 100살은 넘게 사실 거 같아요. 나중에 몸이 약해지시면 제 마음도 달라질 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냥 덤덤합니다. 아마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의 사랑을 원했지만 매번 차갑게 밀어내시던 그 모습에 제 마음을 닫은 거 같아요. 외할머니 돌아가시고 할아버지 돌아시고 이제 할머니 뿐인데... 할머니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해요. 밉기도 하고 또 안됐기도 하고...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날 좋으면 근처 산책도 나가시고 (거동이 불편하시자면 휠체어를 이용해서) 운전을 하실줄 아신다면 드라이브도 좋아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같이 나들이도 하고 사진도 많이 찍으시고 햇빛을 받고 들어오세요. 그게 할머니에게도 좋지만 나중에 마르타님에게 정말 크게 좋은 일이 될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