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 주제에 흥미를 가지고 몇 번 글을 올렸습니다만, 잘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은 아닌 것 같아요. 제 경우엔 어,저 예쁜 사람을 누가 독점하겠구나 하는 약한 정도의 질투심 같은 것도 있고요. 그게 아니라면 예컨대, 불량스러운 곡만 자꾸 만들던 사람, 쓸쓸한 싱글의 이미지로 어필하던 사람이 좋은 남편, 아빠로 거듭난다면 내가 품은 이미지와 그 분 실제 사생활의 위화감인 거고요. 하여간 팬의 정신건강을 위해선 사생활을 지나치게 알지 않는 편이 좋은데 언론이 가만히 놔두질 않으니깐요.
뭐 제가 나이브한 건지는 모르지만 연예인이 윗클래스라고는 생각 안합니다. 그냥 세계가 다른 거죠... 라고 쓰고보니까 저희 엄마 친구의 지인이 저한테 모 남자 연예인분을 소개시켜준다고 말을 꺼냈는데 저희 엄마는 우리딸 안예쁘다-_-;;;며 거절하신 일이 있대요. 저도 모르게.
좋아한다는 감정이 꼭 관계를 전제로 하는 건 아니니까 그걸 잘될지도 모른다 식으로 읽을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꼭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반에서 가장 예쁘던 아이라든가 기타등등이 애인이 생기면 질투가 나는 건 당여하나일이니까요. 근데 그런 감정 통제 못하고 마음앓이 하는 건 어릴 때 일이지 나이 먹고 실질적인 관계들 겪으면서 알 거 다 알고 통제할 줄 알아야 할 사람들이 연예인들 사생활 통제하려 드는 심리는 일종의 갑을관계를 전제한 폭력이지 않을까 싶기도. 인기관리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마냥 웃어주고 받아주는 일종의 감정노동을 해야 하는 처지를 알고 악용하는 사례가 아닐까. 가끔 진심으로 그러는 애들은 일종의 정신병이 아닐까 싶고 그런 정신병자들에 의지해 산업 하나가 움직인다는 건 대단히 위험한 일이 아닐까 싶고. 사회적으로 그런 걸 당연히 여기고 오히려 조장하는 분위기도 좀 생각해볼 일이 아닐까.. 마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같은 구경하는 값이라도 사람을 갈망하는 모습이 더 솔깃하게 보기 좋아서요. '하나는 비어 있어.... 저 사람.... 아...' 뭐 그런 기분? 연민 외 다양한 감정 이입을 하기 좋은 토양 같아요. 그게 모두들 꼭 '나랑 그 사람이랑 잘 될 것인가' 라고 진지하게 따지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크게 배신감을 느끼는 사람 중에는 그 연예인에게 돈을 퍼부은 사람들도 많을 테니 (씨디를 30장씩 산다거나 조공할 때 입금을 한다거나)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내가 호갱이 되어 쏟아부은 돈으로 연애질을!' 같은 기분이 되는 게 아닐까요? 사실 제가 슈퍼스타K 홍대광씨를 마구 응원하다가 여친 있단 사실에 잠깐 멘붕이 왔던 것도 그것때문이었는데 (제 경우에는 '우승상금으로 여자친구랑 결혼할 거다.'라는 인터뷰를 했단 말을 듣고 충ㅋ격ㅋ받은 거였는데 알고보니 결혼 어쩌고가 아니라 '지금 제일 하고싶은 일은 여자친구랑 영화보는 일'이라는 답이었던 거 같더군요. 사실 서바이벌 도전자가 우승상금으로 결혼한대도 딱히 팬들이 감놔라 배놔라할 순 없는 문제지만...ㅋㅋㅋ)
모든 팬심은 크든 작든 연애감정을 바탕에 깔고 간다고 생각해요, 다시말하면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이 표면상 아떻게 발현되더라도 기저에 깔린 감정은 비슷하지 않나요? 좋아하는 연예인이 현실에서 나와 잘될거라고 믿는 팬은 극소수일지더라도요, 상상에서나마 유사 연애를 꿈꾸니까요. 그사람도 나를 좋아하고 내 존재를 알고 등등, 그런데 애인이 생기면 그런 상상조차 차단당한단 말아죠, 상상의 현실성(?)이 떨어진달까?
모바일로 써서 댓글 잘렸는데, 아무튼 적어도 미혼 싱글 남녀스타를 향한 팬덤은 적어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혼자 연예인을 향한 팬덤은 보통 좀 더 담백한데요, 이게 소위 연애감정이 배제된 pure-팬심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보통 연애감정이 가미된 팬심이 파워도 더 세고 ('스타'는 거의 이 팬덤으로만 만들어지는 듯하고요), 연애감정 때문에 더 폭발성도 큰 것 같아요. 그 팬덤의 인기를 먹고사는 연예인에게는 양날의 검 같을 거라는 생각은 합니다.
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장동건 나오던 청정원 cf. 1인칭 시점에서 장동건이 카메라를 향해 부드럽게 말하면서(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일어났어?" ) 다정한 애인/남편 역을 하던 그 광고가 고소영과 결혼한걸 전국민이 다 아는 지금 똑같이 어필할수 있을지를 생각해보심 됩니다
내 연예인을 위해 앨범, 티켓 등을 수십장씩 사고 스케쥴에 맞춰 (때로는 해외까지) 쫓아다닐 정도의 팬심은 어느 정도의 연애감정이 아니면 힘들거든요. 그러니까 내가 이만큼 너에게 투자를 하고 있으니 너도 그만큼 나에게 감정적인 만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줘라, 라는 심리인 거죠. 팬들도 어차피 뒤에선 연애할 거 다 하는 거 모르지 않습니다. 되도록이면 들키지 말고 (요즘은 하도 인터넷이 발달해있어서 안 들키기도 힘듭니다만) 나서서 알리진 말아라, 모든 것을 다 들켜도 인정만은 하지 말아라 하는 마음이죠. 인정하지 않는다면 현실 부정이 가능하니까요. 실제로 들키고 나서서 알리고 인정하고 그럴 경우에 초반에는 멘붕에 빠지고 탈덕 선언을 하고 안티 선언을 하고 하는 사람이 대다수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 정말 탈덕하는 사람들이 소수라는 사실은 어차피 이 대리연애놀음이 다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죠. 이런 이론들은 남자아이돌 팬덤 내의 것이기 때문에 이번 아이유 건에 있어서는 살짝 예외인 것도 같습니다만..
세븐이 만약 박한별과 공개연애를 하는 상태로 데뷔했다면 그렇게 인기가 많지는 못했을 겁니다. 나랑 잘 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현실적으로 하진 않지만 유사연애감정이 아니라면 뭣하러 남의 남자에게 조공이다 앨범공구다 시간과 감정과 돈을 쏟아붓겠습니까. fysas님 말씀대로 뒤에서 연애하는거 어차피 팬들은 다 압니다. 앞서 말씀드린 박한별 세븐도 데뷔하자마자부터 유명했고. 공개연애 전부터 선예 개인 팬들은 남자친구 있다는 거 다 알고 있었단 말도 봤구요. 또 제가 핥던 연예인도 현장 뛰는 팬 중 예쁘장한 애들 두어명 사귀었단 말도 봤어요. 공개연애만 아니면 팬들은 그렇게까지 멘붕하지 않아요. 누군가와 연애한다는 사실을 감추려고 노력하는 정도의 최소한의 성의는 보여라.. 뭐 이런 심리랄까
서양처럼 그런 문제에 쿨하기엔 우리나라 빠순빠돌들이 스타에게 쏟아붓는 시간과 돈이 지대해서 안될 거 같네요. 마치 공들여 키운 자식에게 집착하는 엄마가 '넌 아직 연애할 때가 아니야,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도 가고 좋은 직장도 잡고 승진도 하고 해야지...'라고 막는 느낌? 그리고 사귀는 사람이 맘에 안 들면 '내가 어떻게 너를 키웠는데.. 고작 저따위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쟤는 안된다!'뭐 이런 거 물론 팬들은 엄마가 아닙니다만ㅎㅎㅎ아니 애초에 엄마라고 해도 자식의 연애에 가타부타할 자격이 있다고는 못 하겠죠.
해당 연예인 팬카페 내부에서의 닉네임은 어떨지 몰라도, 여성시대 같은 카페에서 보면 그런 닉네임 꽤 많던데요. 누구누구 내남자. 뭐 그런거.. 그리고 애정표현의 느낌도 연인관계를 상정한 애정표현이 많긴 해요. 19금에 가까운 것도 있고. 근데 팬질의 큰 요소가 그런 상상이라는 건 이상한 일은 아닌듯.
위험한 병적 증상이라는 데 동의해요. 현실파악도 잘 안 되는 사람들인 것 같고요. 팬덤소비라는게 잘 봐줘봐야 돈 물어오는 일개미에 불과한데 그걸 가지고 스폰서 회장님연 하는 것부터가 현실에서 어긋났잖습니까.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망상과 착각 속에 사는 게 바람직한건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