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의 망작 중의 망작 지상만가를 봤는데요...

1997년 개봉된 그해 한국영화의 망작 중의 지상만가를 봤습니다. dvd로 봤는데 이거 극장 개봉당시의 버전이랑 많이 다르네요.

삭제와 안개 처리가 화면 곳곳에 수두룩합니다.

이 작품이 dvd출시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시 서브 주연으로 출연한 이병헌의 해외 인기 덕분이죠. 이병헌 해외팬들을 노리고

dvd가 제작된건데 그 때문에 국내에서만 개봉했었고 해외로 수출될거란 기대도 하지 않았을 때 무신경한 태도로 잡아냈고 설정했던

장면들이 저작권에 걸린다는걸 알게 된거죠. 영화의 맥랑상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저작권에 대한 별다른 고민 없이 담은건데

별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장면들이 저작권에 걸린다는걸 알고 당황했을것같아요.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 볼 수 있는 dvd버전은 좀 심하긴 하네요.

 

어느 정도냐면요. 극중 이병헌이 영화광으로 나옵니다. 수시로 나오는 이병헌의 방 장면에서 각종 영화 포스터와 영화 판넬, 영화 배우들 사진들이

전부 보카시 처리됐습니다. 대충 어떤 영화의 포스터인지는 알 수 있지만 이병헌이 나오는 대부분의 장면에서 뒷배경으로 영화 관련된 자료가 나오면

다 보카시 처리되는데다 이병헌도 상황에 따라서 저작권에 걸리는 해외 영화 포스터에 같이 잡히는 바람에 얼굴이 흐릿하게 나오죠.

극중 이병헌이 멕 라이언의 엄청난 팬인데 멕 라이언 브로마이드에 키스 하는 장면은 아예 삭제됐고요.

개봉 당시 요란하게 홍보됐었던 오스카 수상하는 니콜라스 케이지 얼굴에 이병헌 얼굴을 합성해서 아카데미 시상식 장면을 재현한것도

누락됐습니다.

 

영화 포스터만 나오면 보카시 처리가 됐길래 보면서 1996년 아카데미 시상식 합성 장면은 보기 글렀다고 생각했는데 진짜로 통째로 빠졌어요.

이병헌이 멕 라이언 브로마이드에 키스 하는 장면은 예고편에 나온 장면이었고 니콜라스 케이지 얼굴에 이병헌 얼굴 합성한 장면은

그 당시 한국영화 그래픽 기술력의 질적 성과를 증명해주는 자료라 할 수 있었는데 빠져서 아쉽군요. 이 작품을 제대로 된 버전으로 보려면

비디오 테이프 구해서 보는 수 밖에 없겠어요. 그러나 두번 보고 싶지는 않네요.

정말 너무 말이 안 되고 감정선이 느닷없고 재미도 없더군요.

 

개봉 무렵에 굉장한 작품이 나올거란 기대를 갖게 만들었던 작품이었는데 결과물이 너무 참담해서 대체 어떻길래 그럴까 하는 생각을 했었던 작품이었죠.

씨네21에서 1년 동안 지면 광고로 내보낸 영화라서 대작이 만들어지나보나 했는데 전혀 아니었던 작품.

그 당시 이병헌보다 잘 나갔던 신현준과 정선경이 주연. 정선경은 왜 나왔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배역 비중이나 분량이 형편없이 적습니다.

드물게 청순한 배역을 연기했는데 배역이 마음에 들어서 출연한것같은 느낌.

강제규가 시나리오를 썼는데 그래서 신현준이 캐스팅 됐나 봅니다. 만들다 만 영화 같아요.

이병헌의 결말도 황당하기만 하네요. 단역 시절 이범수도 나옵니다.

    • 별개 다 저작권에 포함되는군요.
    • 당시 한국영화는 대부분 이랬던 것 같아요. 제작 단계에서는 야심도 굉장하고 뭔가 이번에는 될 것 같은 느낌을 팍팍 풍기는데 뚜껑 열고 보면 역시나 촌스럽고 뭔가 만들다 만 것 같은 모양새.. 기대작은 굉장히 많아서 연예 프로에서 현장 공개도 자주 하고 홍보도 거하게 때리지만 막상 개봉한 뒤에는 잘 안 되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경우들이 많았죠. 그래서 요즘 우리나라 영화들이 대부분 평타 이상 때리면서 웬만해선 흥행이나 비평 하나씩은 잡는 걸 보면 정말 발전했구나 싶어요.
    • 나약한/맞아요. 당시엔 흥행작이 채 10편도 안 됐었죠. 한국영화 흥행 10위 영화도 손익분기점 못 넘기는 작품이 태반이었으니까요.
      이병헌만 해도 이제 드라마 안 하고 영화만 한다며 출연했던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런어웨이,그들만의 세상,지상만가까지 흥행이나 비평에서나 연달아 말아먹었는데 이 작품들은 제작 당시와 개봉 직전까진 화제를 모았다가 막상 개봉하면 파리만 풀풀 날렸죠. 그래서 2년 뒤 출연한 내 마음의 풍금은 전도연에 묻어가기까지. 조성모 투 헤븐 뮤직비디오로 재기에 성공했을 무렵의 이병헌이 생각나네요. 연속으로 네편의 주연 영화 망해, 2년을 고생한 백야3,98까지 쫄딱 망하면서 이병헌 위기론이 대두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는데 말이죠.
    • 나약한/ 공감해요. 당시 한국 영화는 홍보나 관계자말로는 대단한 걸작 하나 나올듯이 얘기하고 그에 관한 비평도 거창한데
      막상 영화를 보면 뭔가가 엉성했어요. 한국 음악에 대해서는 자기 스타일을 갖춘 싱어송라이터가 인기를 얻던 예전보다 비주얼과 부티나는 지금이 나았다고 말할수가 없지만
      영화쪽에서는 당시 영화는 지금이 훨씬 나은거같아요
    • 이 영화가 관심받은건 은행나무침대 스탭이 만든건가 그래서 일껍니다. 지상만가 감독이 은행나무침대 피디를 강재규 감독이 지상만가 피디를 맡았죠. 그때 나온 이야기가 강재규 감독은 피디 못한다였죠. 뭐 그런 소리를 들었습니다.
    • 이 무렵에 한국영화들이 뭔가 이상하고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홍보같은 것도 전이랑 다른 방법으로 많이 했고. 말씀들 듣고보니 그런 몇년이 꽤 실한 밑거름이 된 것 같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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