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한국드라마 잡담
<드라마의 제왕>
의무방어전으로 열심히 보고 있는데 날이 갈수록 안타깝네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 와중에 연장 설까지 나오던데 <야왕> 팀은 왜 준비를 제대로 안 해서 연장 소리가 나오게 하는 것일까...
어제 방송분에서 건진 건 앤서니의 젊은 시절 모습인데 이태곤 느낌이 나더군요. ;-)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동비 비중이 늘어나긴 했는데 안 좋은 쪽으로 비중이 늘어났네요. 쿨한 척하는 캐릭터의 전형인 듯.
그나저나 저번에 제가 쓴 리뷰를 제작진이 본 걸까요. 혜윤이 아이들 일기장에 '참 잘했어요' 도장찍어주는 장면도 나오고,
정훈이가 직장에서 동료들과 이래저래 일 얘기하는 장면도 나오고;;
<보고 싶다>
9회는 성인배우들이 등장한 이후로 가장 맘에 드는 방송분이었습니다. 일단 따로 놀던 배우들이 어울려보이기 시작했고,
괜찮은 장면도 나왔죠. 정우가 조이를 취조하는 과정에서 조이가 "내가 수연이라면 너부터 죽였을 거야."하니까
정우가 "날 죽여도 좋으니 니가 수연이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장면 말입니다.
문제는 그 앞에서 이미 윤은혜가 눈물 콧물 다 흘리는 바람에 이 장면이 신파처럼 느껴졌다는 거죠.
관객이 웃기 전에 먼저 깔깔대고 웃는 코미디언이 한심한 것처럼, 시청자가 울기 전 먼저 우는 배우처럼 안타까운 것도 없죠.
신파의 문제점은 감정 과잉뿐 아니라 관객/시청자에게 울음을 강요한다는 점에서 더더욱.
저 장면에서 윤은혜가 차분하려고 노력하다가 박유천의 발언에 무너져내리면서 눈물을 흘렸으면 진짜 명장면이 되었을 텐데 아쉽더군요.
그리고 이 드라마 특유의 (미성숙에서 오는) 오글거림도 여전하죠. 조이를 보내고 난 정우의 손동작도 그렇고
언젠가 등장할 "찾았다, 이수연." 같은 대사들도 그렇고. 으으으윽.
<무자식 상팔자>
이번 주 방송분은 김수현 작가의 능력과 한계를 여실히 느낀 방송분이었습니다. 대기(정준) 부부가 기어이 집으로 들어온 장면을 보면서 한심.
싸울 때에는 싸우고 갈등을 겪을 때에는 겪더라도 각자의 생활 방식을 인정하면서 공존하면 안 되나요. 왜 꼭 며느리는 시댁에 들어와 살아야 하는 겁니까.
논리적으로도 안 맞아요. 효주(김민경)가 대기에게 "아직 탯줄 못 끊었니?" 그랬는데 합가하면 임예진의 정준에 대한 집착이 사라지겠습니까?
끊어질락 말락 하던 탯줄 도로 붙게 생겼네요 ㅉㅉㅉ. 이럴 바에야 처음부터 합가한 상태로 시작하지 하는 생각도 들고요.
대기의 대처방식도 별로죠. 아무리 자식이라고 해도 결국 저 문제는 부부 당사자들의 문제입니다.
송승환-임예진 부부가 겪는 갈등의 해결기미가 보이는 것도 서로가 반 발짝씩 물러나는 데서 가능하지 않았습니까.
동성애, 미혼모에 열려 있고 엄마의 휴가 같은 민감한 소재까지 다룰 정도로 능력 있는 작가가 정작 이런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답답합니다.
어려운 문제는 쓱쓱 잘 풀면서 쉬운 문제는 틀리는 걸 보는 느낌이에요.
그럼에도 이번 주 송승환-임예진 부부의 키스를 포함한 성 문제, 그리고 입냄새 어떻게 해결하냐는 질문에 껌이라고 말하던 윤다훈 보면서
재치 있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네요.
<청담동 앨리스>
1, 2회 봤을 때에는 그럭저럭이었는데 3회부터 박시후가 맡은 차승조/쨩띠엘샤 캐릭터가 포텐이 터지더군요. Barbra Streisand에 맞춰 춤출 때에는 요절복통.ㅋㅋ
박시후의 원맨쇼만 보면 정말 재미있는데 문근영 얘기로 돌아오면 재미가 확 떨어집니다.
문근영과 문근영네 가족을 통해 현실반영 내지는 비판을 하고 있는데 그게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와 잘 섞이지 못하고 겉돌기 때문이죠. 이 부분을 보완하는 게 관건일 테고요.
사실 아무리 잘 포장한다 해도 문근영 캐릭터는 근본적으로 '남자 잘 만나 팔자 고쳐보겠다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죠.
벌써부터 재벌 사모님 된 친구 소이현을 인정한다느니 부러워한다느니 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는데 씁쓸하면서 화가 나기도 합니다.
결말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죠. 이치로 따지자면 절대 박시후와 연결되면 안 될 터인데 이건 로맨틱 코미디 팬들의 바람을 배반하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