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육아만 중요한줄 아세요? ㅠ ㅠ

신생아 육아 이야기 계속 나오는데, 저는 뭐 신생아 육아래 봤자 가족들 녹다운 되있을때 백업으로 기저귀 갈아주고 안아주고 업어준게 전부니 할말은 없습니다만...


제 조카 봐주면서 배운 건 딱 하나 입니다. 아이가 이빨나고 걷기 시작하면 부모에게는 더 힘들다란거죠.



예를 들어서 


조카 : 천이 많아 백이 많아?


삼촌 : 백이 열개 모이면 천이야


조카 : 그럼 백이 만개 모이면 천보다 많아?


삼촌 : 그럼...


Repeat


조카 : 천이 많아? 백이 많아?


삼촌 : 백이 열개 모이면 천이야


조카 : 그럼 백이 만개 모이면 억보다 많아?


삼촌 : 그럼...


대략 이런걸 하루에 열두번씩 할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한 번은 아버지가 조카한테 화를 내셔서 알고 보니까.


왜 쓰나미가 오느냐로 시작해서 지구에 지진이 왜 생기느냐라는 질문까지 쉬지도 않고 퍼부어댄 모양입니다. (나쁜 내셔널 지오그래픽)


저도 몇 번 겪어봤는데 (화제도 다양합니다. 지구의 자연현상 부터 영혼불멸 까지) 정말 옆에 브리태니커라도 한 질 갖다 놔야 겠다 싶습니다.


결국 보다 못한 애 아빠가 'why' 이거 한 질을 학교 들어가면서 사놨더군요.


효과 있었을까요?


전혀.. 네버... 


더 질문이 광범위 해집니다. 아주 사람 잡습니다.


여기서 끝날까요? 아닙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어릴때 부터 문화생활 시켜준다고. 제가 갖고 있던 지브리 애니메이션 다 보여줬습니다. 그거 다시 보여달라고 졸라댑니다. 그나마 밤엔 잔다고 덜 매달리죠.


어떤때는 새벽 부터 찾아옵니다. 어쩌다가 모노노케히메를 본 모양인데, 그거 보여달랍니다... (아시죠?)


그리고 얼마전엔 토이 스토리 3 보고 왔습니다. 토이스토리3 보더니 1, 2편 보여달랍니다. 그거 구해서 보여줬습니다. 새벽부터 찾습니다... 이제 컷다고 지가 


내 컴퓨터 켜고 찾아서 보기까지 합니다. 


얼마전인데 광해 만화 보고 나서 환청 환영 이야기 나온거 보고 자는데 새벽에 뭐가 들리는 겁니다.... 


'아 올게 왔구나...' 하고 눈 떳더니 조카가 태연하게 영화 보고 있었습니다. 아십니까? 순간 공포에 질렸을 기분을.... 


아무튼 아이 키우는건 아마 한 나라를 통치하는 것에 맞먹는다고 생각합니다. 


제 자식이 생기면 잘 해줄 자신 없습니다. 지금도 조카는 나 담배피우는거 알고 '자기도 커서 담배 피운다'고 하고 내가 다리 떠는거 보더니 자기도 따라 배워서


자식한테 좋은 아빠 될 자신 없습니다만...


그래도 조카 보고 그래도 나 좋다고 매달리면 참 기쁘고 행복합니다. 내 자식이면 더 행복하겠죠... 


그냥 아이 키우는 듀게의 어머니 아버지들... 힘내세요.. 나중에 크면 뿌듯하실 껍니다.


조카 좀 봐주고 놀아줬다고 뿌듯해하는 삼촌의 한 마디였습니다...

    • 아이들은 다 같군요...지금 36개월 된 제 아이도 온갖 사물과 자연현상에 '왜'를 붙여 물어옵니다. '왜 사람은 죽어?' '왜 아래로 떨어지지?' 뭐 이런 질문들이요. 가능하면 아는 범위안에서 아이가 더 이상 '왜'안할때까지 대답해줍니다. 질문하나에 대답을 최소한 20회정도는 하는데...한 번은 너무 길어지니까 자기가 포기하더라구요.

      한편으론 이런 네버엔딩 문답을 하면서 '내가 제대로 아는게 없구나. 설명해줄수가없다'이런 자괴감도 듭니다.
    • 저도 질문 13단계까지가서 포기한적 있습니다. 자동차라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묻는데 도저히 그이상은 설명 못하겠더라구요.
      그 조카의 엄마 아빠는 모두 대학교수라서그런지 아이의 질문도 굉장히 날카로워서 저도 자괴감에 빠져들었었어요 ㅠ.ㅠ
    • 백이 만개 모이면, 아니 모여도 억보다는 적습니다.
    • 한때 그 많았던 삼촌들과 이모들이 우리집을 끊은 시기가 있었죠.
    • 태그.............. 하하하.. 제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예요.;ㅁ;
      저는 애들이랑 어떻게 놀아줘야할지 몰라서 애들 하자는대로 하다보니 만만하고 하자는대로 다 해주는 이모or고모가 돼버렸어요. 여전히 언니오빠들이 애 맡겨오면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컴퓨터 틀어주고 방치해두고 다른 건 신경 안쓰면서 개 괴롭힐 때만 화내는 나쁜 이모or고모지요. 정말 제 자식 낳으면 어떻게 키워야할지 눈 앞이 까마득....
    • 전 물어보면 되묻는데요. "넌 어떻게 생각해?" 넘어가는 애도 있고, 화내는 애도 있고..
    • fysas/ 그러면 결국 남는건 텅빈 지갑만 있습니다. 저도 조카가 '피자 사줘'하면 피자사주고 '뭐 먹고 싶어'하면 맛있는 중국음식도 사주고 해서 압니다만.. 나중엔 그게 정상인줄 알게되요
    • 가이브러쉬 / 최근에 저도 되묻기 전략을 쓰는데 '의외로 대답한다음 다시 질문하기 신공'에 외려 곤혹스럽습니다...
    • Apfel/ 괜찮아요. 어차피 저 조카들 일년에 한 번 볼까말까인데다 새뱃돈은 줘도 뭘 사준 적은 없거든요. ^_ㅠ 저는 다만 이런 제가 제 자식이라고 제대로 키울까 싶어서 그것이 걱정....
    • 으악 초보이모에게 겁주지 마세요;;
      전 지난 주에 조카 걸음마 연습을 빡세게 시켰더니 조카가 한동안 저에게 안 오려고 해서 마음에 스크래치를... ㅠㅠ
    • 지금은 "천사가 인간 세상에 대해서 궁금해서 묻는거야. 얼마든지 대답해줄수 있어!"라는 의욕만빵이지만...
      흠...............과연...........................당장 기면서 온 집안을 쓸어버리는 신공부터 두렵습니다만;
    • 비틀/ 애기 손바닥과 무릎에 걸레를 부착시키.. -_-;;; (내가 왜 이런 소리를)
    • 전 차라리 '왜' 공격이 낫지요. 말끝마다 대들면 정말 얄미워요ㅜㅜ
    • 사촌동생이 이빨이 왜 딱딱하냐고 물어서 당황하여 대답을 못했던 적이 있습니다.
    • 몰라도 돼. 라고 대답하면 안되겠죠? ㅠㅠ 명색이 이공계 교수인데 "아빠 바람은 왜 안보여?" 라는 아이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해 미치는줄 알았다는 교수님의 말씀이 생각나네요.
    • DH/ 저는 조카 봐주면서 원칙이 '몰라'라는 말 하지 않기와 내가 잘못했다 싶으면 지체없이 사과하는 거였습니다. 몰라라는 말은 잘못하면 지적인 욕구를 억압할까봐였고 사과하지 않으면 그게 나중에 쌓여서 인격에 문제가 있을까봐 그랬죠.
    • Apfel / 몰라 보다는 "글쎄....그건 삼촌도 잘 모르겠네.. 나중에 xx이가 알아내서 삼촌한테 꼭 가르쳐줘!" 하고 약속+다짐 같은걸 받아내면 됩니다. (응?)
    • 제 동생이 아기 가졌을 때 너무 힘들어해서, 낳으면 괜찮아진다고 저는 위로하고 있는데, 삼남매 낳아기른 제 어머니는 '뱃속에 있을 때가 편하다'셨죠. 태어나서 꼼지락거릴 때는 '그래도 누워만 있을 때가 낫다'셨고, 기어다니기 시작해서 바닥의 모든 물건들을 치워 놓아야 할 때는 '그래도 기어다닐 때가 낫다'셨어요. 애가 한 단계 클 때마다 수비범위는 넓어지고, 말하기 시작하고 자기것/남의 것 개념 생기기 시작하니까 질문공세에, 자기것 사수에 아주 꼭지가 돌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전 5살짜리 조카랑 같이 소리질러가면서 대등하게 싸우는 이모지만, 질문만큼은 아는대로 대답해줍니다. 그랬더니 조카엄마=제동생이 집에서 질문공세를 당하면 '나중에 이모한테 물어보자'고 달래고 있죠. 3살까지 보여준 재롱과 예쁨으로 효도는 끝났다던 엄마 말씀이 새삼스럽네요. 조카는 정말 예쁘지만, 걔가 나중에 제 막내녀석처럼 징글맞은 아저씨가 될 걸 생각하면... >.<
    • apfel/ 걸레라니^^; 어쨋든 좋은 삼촌이셨군요. 저도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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