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추신수 트레이드 글을 읽고 생각난 미국 프로 스포츠의 비정함
먼저 이건 제 기억에만 의존해서 쓰는 글이라 사실 관계의 디테일은 살짝 틀릴수도 있어요.
2003년 보스턴 레드 삭스의 구단주 존 헨리는 고작 20대의 한 남자를 단장으로 임명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합니다.
아마 이부분은 영화 머니볼을 보신분들이라면 살짝 기억날지도 모르겠어요.
존 헨리는 당시 보스턴의 메이져 리그 우승을 위해 오클랜드의 단장 빌리 빈을 데려오기 위해 삼고초려를 하게 됩니다만 실패하게 되죠.
그리고 느닷없이 29살의 한 남자 테오 앱스타인이라는 젊은이가 당시 최연소 단장으로 임명되게 됩니다.
테오 앱스타인은 세이버 메트릭스를 토대로 팀 체질 개선에 나섰고 1년만에 많은 선수들이 바뀌게 되죠.
물론 그 결과는 우리는 누구나 알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광고중에 하나인 2004년 레드삭스 월드 씨리즈 광고)
결국 보스턴은 95년만에 밤비노의 저주를 풀고 우승을 하는 쾌거를 이루게 되죠.
그러나 사실 이 어린 단장에게 이 우승은 도박과도 같은 것이기도 했습니다.
만약 우승을 못했더라면 자신의 목이 날아갈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사건이 이 해의 여름에 발생했거든요.
당시 보스턴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선수가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이름 붙이기 좋아하는 식으로 메이져리그 3대 유격수라고 당시에 불리는 선수중의 한명이었죠.
한명은 메이져 리그 역대급 연봉을 경신한, 지금은 살짝 먹튀로 전락한 A-ROD
그리고 또 한명은 미스터 캡틴이자 양키즈의 상징이 되어버린, 그리고 머라이어 캐리의 연인이기도 했던 데릭 지터.
마지막으로 핸섬한 외모에 근성을 갖춘 갖춘 보스턴의 심장 '노마 가르시아 파라' 였죠.
그러나 이 어린 단장은 이 해의 여름 노마 가르시아 파라를 다져스에 트레이드 해버립니다.
당시 수많은 보스턴 팬들, 특히나 언더독 성향땜에 보스턴을 좋아하던 팬분들은 장난이 아니었죠.
한국 프로야구로 치면 전성기 이종범이 다른 팀에 갑자기 트레이드 된거나 마찬가지인 셈이랄까요.
분노의 여론은 들끓었고 사람들은 이 어린 단장의 능력에 의부심을 드러냅니다. 어디 두고보자라는 속셈이었죠.
그러나 그 해 가을 보스턴은 거짓말 같이 우승해버렸고 이러한 비난 여론은 조금 수그러들게 되죠.
그리고 테오 앱스타인은 그 다음에도 냉정하게 팀의 프렌차이즈 선수를 과감하게 트레이드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줍니다.
물론 언제나 결과는 좋았고 2004년 우승 이후로 보스턴은 명실 상부한 보스턴 다이너스티의 시대를 열었고 이후에 2007년 두번째 우승까지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또 한명의 상징이었던 페드로 마르티네즈 역시 많은 논란 끝에 트레이드 되는 사건도 있었죠.
미국 스포츠는 가장 먼저 자본과 결합한 스포츠 시장이기에 특히나 어느정도 선수의 팀선택자유를 보장해주는
유럽 프로 스포츠에 비해 선수에겐 선택권이 부족한편이에요.
트레이드 제도도 그중의 하나죠. 선수는 계약기간내에 어디든 강제로 트레이드 될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전에 드래프티나 연장계약시에 트레이드 거부권 옵션을 넣을순 있지만 여전히 주도권은 팀에게 달려있죠.
제가 아는 분야가 MLB 밖에 없어서 MLB의 예를 들자면 메이져 리그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드래프티라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드래프트 역시 팀이
선수를 강제로 선택하는 제도입니다. 물론 이러한 제도의 장점도 있습니다. 팀간의 전력 균형을 맞추는 데 중요한 역활을 하기도 하니까요.
(미국 프로야구가 재미있는 부분은 자본의 차이를 이러한 룰들을 통해 GM들간의 치열한 머리싸움이 벌어질수 있게 만드는 환경에도 있죠.)
각설하고 여기에 추신수가 이적한 신시네티의 투수중에 아로요라는 선수가 있습니다.
이 선수도 당시에 보스턴에서 트레이드되어버린 선수인데 이 선수가 트레이드되는 과정을 보면서 참 비정하다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당시에 아로요는 리그내에서 꽤 뛰어난 유망주였고 좋은 성적을 내면서 연장계약을 하게되는데 이때 보스턴이라는 구단에 대한 자신의 충성심
과 사랑을 이유로 굉장히 디스카운트된 금액으로 연장계약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연장 계약을 맺은지 1년도 되기전에 트레이드가 되어버렸죠.
당시 계약을 맺을때 선수 인터뷰를 한번 인용해보죠.
"I agreed to this contract with strong advice from [Clifton] not to sign it, simply for the reason that I want to play in this town," said Arroyo, who turns 29 next month. "I love being a Red Sox. I wouldn't have signed a deal [like this] in any other place. The reason I took a discount was because I love playing here and I want to stay here my whole career."
"나는 Clifton이 극구 말렸는데도 이 계약에 동의했어요. 단지 난 여기서 던지고 싶었을 뿐이에요. 난 Red Sox의 일원인게 넘 좋아요. 난 다른 팀이라면 이런 계약에 동의하지 않았을 거에요. 내가 낮은 가격을 받아들인 건 여기서 뛰는 걸 좋아하고, 내 커리어 전부를 여기서 보내고 싶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