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 마리우스는 왜 그랬을까

원작의 마리우스를 안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살아남은 후 죽은 동지들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태도와 장발장에 대한 태도 때문에 그런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뭐 그 이전의 편협함이나 소심함ㅋ은 젊어서 그런 것이라 해 두고요.)


뮤지컬에서 Empty chairs Empty tables를 들었을 때 위고가 원작에 이런 부분을 넣어줬으면

마리우스가 덜 얄미웠을텐데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나중에 25주년 기념 공연을 보고 나자 마이클 볼이 그 노래를 정말 잘 했기 때문에 그런 거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했습니다만ㅎ

닉 조나스 노래로 처음 들었으면 화만 더 났을 뻔 했어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란 것이 상당히 보편적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마리우스는 왜 그랬을까요. 이건 꽤 오랫동안 궁금했기 때문에 몇 가지 가설을 세워봤습니다.


1. 원래 그런 성격이다. (...라기엔 자기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서는 과할 정도로 죄책감을 갖고 있죠; 혹시 가족에게만 그런건가;;)

2. 당시 시대가 그랬다. 대혁명부터 그런 일로 사람이 하도 많이 죽어서 그 시절 사람들은 다들 무덤덤. 이 부분은 당시 시대 상황에 대해 잘 몰라서 뭐라고 말하기 어렵군요.

3. 과거 이야기는 꺼내지 않기 위한 작가의 기능적 설정이다. (하긴 장발장도 자베르의 죽음을 듣고 '미쳤었나 보다'고만 생각하고 말았죠ㅜㅜ 뭐 당시엔 꼬제뜨와 마리우스 일로 머리가 매우매우 복잡했겠지만, 그래도 자베르의 죽음의 진실을 조금이라도 알아줄 사람은 장발장밖에 없었는데요. 자기는 다른 사람에 의해 그렇게 큰 변화를 겪고서도 자기가 다른 사람을 바꿀 가능성은 생각도 못하다니;; 하긴 여기 등장인물들이 엄청 격정적인 데 비해 세심함은 좀 부족하긴 해요.)



...이런 걸지도 몰라, 하며 마리우스를 이해해보려고 해도

나중에 장발장에게 한 태도 때문에 또 열이 뻗쳐요-_-

그 노인네가 그냥 외국으로 떠날 수도 있지만 꼬제뜨가 보고 싶어서 그렇게 마리우스에게 고백을 하고 그 동네에 남아 있겠다고까지 했는데ㅠㅠ

하루에 한번 딸내미 보러 오는 것도 꺼려져서

며칠 후엔 난로에 불끄고 며칠 후엔 의자 치우고 아 그 치졸하고 야비한 행태라니 쓰다 보니 다시 또 열이 뻗치네요.

변호사 자격이 있으니 법 공부도 했을테고 나름 평등을 중시하는 공화주의자 그룹에도 가담해봤는데

가석방 기간에 도망간 것이 그렇게 죽을 죄인가 하는 고민은 안 해 본 걸까요-_-

    • 어! 저도 이게 궁금해요. 살아남았으면 죄책감이 있을 텐데 그냥 눈누난나 코제트랑 해피해피 모드. 그냥 플롯상 생략된 건가.

      그 전에도 좀 찌질했죠. 코제트 치마가 바람불어서 휙 올라가서 다른 남자가 페티코트(였나?)를 보니까 괜히 혼자 씩씩거리면서 코제트에게 삐쳐버린다든지.

      저는 코제트도 싫어요. 아~무 생각없는 소시민 여자애. 자기 행복, 예쁜 것만 챙기고 아버지는 안중에도 없고. 나중엔 보석 사들이고 땅 투기하고, 중매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는 복부인 겸 마담뚜 되었을 거 같아요.

      (코제트와 마리우스가 그후로도 행복하게 살았을까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둘이 별로 공통 대화 소재가 없더라구요. 사랑에 빠져서 불꽃튈 때야 대화가 안 통해도 괜찮겠지만 그 뒤로는 어떨지.)

      레미제라블이 뭔가 구멍이 많긴 해요. 온 빠리 시내에 경찰은 쟈베르 한 명 뿐인지, 모든 사건에 쟈베르 등장;; 프랑스 전체에 사기꾼은 떼나르디에 한 명 뿐인지, 모든 사기&절도에 떼나르디에 등장;;
      우연은 어찌 그리 남발하시는지... 소설의 태동기에 썼구나 싶은 느낌.

      위고가 각 챕터 줄거리만 대충 써놓고 글 채워넣기는 문하생들 시켜서 공장처럼 뽑아냈다고 하기도 하고요. -.-
      • 당시에 소설공장으로 불리던 이는 뒤마였습니다. 레미제라블은 위고가 망명했을 때 수년에 걸쳐 정말 고독하게 혼자 썼는데요;;;
        하지만 마리우스의 찌질함으로 우리 대동단결...ㅎ
    • 소설을 하도 오래전에 봐서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마리우스는 장발장이 쟈베르를 죽였다고 믿고 냉정하게 군 것 아니었나요? 시민군이 스파이를 잡아서 처형하는 것이 아니라 (마리우스 입장에서 보았을 때) 전과자가 기회를 잡아 원한있던 형사를 죽인 것처럼 보여서 장발장을 무서워하게 되었다고...뭐 그런 분위기로요.
      • 아 맞다;; 그 일도 있었군요. 나중에 떼나르디에가 신문기사를 갖고 와서야 진상을 알게 되니까요. 그럼 그 동안에 신문도 안 보고 뭐한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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