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바낭] 어제 강신주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왔어요.



나름 머리가 큰 나이인지라(=고집불통, 개똥철학) 큰 기대는 없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이 느끼는 시간이었고, 진실앞에 불편한 마음이 들게하는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1.많이 불행하고, 많이 고독해야 한다. 


많이 불행하고, 많이 고독해봐야 감수성이 예민해진다는 겁니다. 

십년만에 눈이 보이게 되면 떨어지는 꽃 한송이에도 두근거려지고

십년동안 면벽수련만 하다보면 40년 박정희 박근혜 지지자를 만나게 되도 반가워 어쩔 줄 모르게된다는 겁니다. 


2.사랑은 두 사람이다. 


알랭 바디우라는 철학자의 사랑에 대한 정의라고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고 사랑은 서로를 주인공으로 대해주는 것이라 합니다. 

"이벤트"에 여자분들이 열광하는건 바로 상대방이 자신을 주인공으로 대해주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주신게 상당히 적절했습니다. 

카페에서 다투다가 여자가 목소리가 커질때에

-야, 조용히해. 사람들에게 민폐잖아

라고 한다면 그 사랑은 끝이라는 겁니다. 


남자는 그 여자를 세상에서, 그 카페에서 조연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니까요. 

다른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삼고 그들의 눈치를 본 것이니까요.


하나 더 예를 들면, 부모는 자식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 안된다고 하는데 이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기 자식이 주인공이 아니라, 공부 잘하고 예의바른 옆집 아들이 주인공이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면 아이들은 집을 나가버린다 합니다. 자신을 주인공으로 대해주는 곳을 찾아서.







    • 이 분 강연 중 한 남자가 손을 들고 질문을 합니다. "정의는 말이죠. 크게 세가지로 나뉩니다. xx적 정의, yy적 정의, zz적 정의.. 블라블라블라.."

      가만히 듣고 있던 강선생이 얼굴이 험악해져서 말을 끊더니.

      강선생, "전공이 뭡니까?"

      질문자, "법입니다"

      강선생, "어디가서 그런 식으로 질문하지 마세요. 욕먹어요.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야지. 그렇게 베베꽈서 질문하면 안 돼요. 알았어요?"



      강의듣기가 벙~ 흥미징징~ ㅎㅎ
      • 적나라하시더라구요. ㅎㅎ
        아직 한참 젊으시니 수십년이 지나시면서 내공을 쌓아나가시는 모습이 기대되더라구요.
    • 1번은 일견 이해가 가기도 하지만, 뭐랄까요. 한창 불행한 뒤에 주어지는 감사함이 있기까지 실제론 너무 고통스럽죠. 강의에서 들으면 고개 끄덕일 말일진 몰라도.
      • 공감을 하면서도 그런 불행이 없이 세워지는 행복의 위태로움을 알기에 그러한 불행과 고독은 피하지 않고 겪는게 최선일 듯 해요.
        이런 주제가 나올때마다 창천항로의 원소와 조조가 생각나요.
        조조가 분노하죠.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평생 잘난 삶만 살아온 원소의 밝기만한 모습에 대한 분노.
        • 그 말씀도 맞으세요. 뭐든 적당할 정도라면 어느 정도의 불행과 고독을 겪는 건 인생을 단단하게 해주죠.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에 대한 건 막상 알 수가 없지만요.
          • 1.니체 : 나를 죽이지 않는 공격은 나를 강하게 한다.
            2.행복의 가설이라는 조너선 헤이트의 책에 말씀하신 부분이 나와요. 근데 기억은 안나는게 함정이네요...;;;
            아무튼 조금은 논리적으로 어느정도 강도의 난관이 적절한지를 따져보는 부분이었어요.
    • 철학과는 상관 없는 이야기군요. 개똥철학도 철학이지만
      • 그런가욤?... 관념이나 존재가 등장해야 철학은 아니지않나싶은딩
      • 개똥이라도 생각하게 하면 철학이죠. 철학은 철학함이라는 하이데거의 말도 있잖아요
    • 고통도 상대적이고 감수성이라는 것도 상대적일텐뎅... 움... 1번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겟어용..얼마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서, 얼마나 예민해져야 그 인생이 충분히 풍요로워지는 건가.. 싶은;;
      • 이렇게 이야기해볼께요.
        PT체조할때 마지막 구호를 외치는 고문관이 생기면 두 배로 체조를 해야하죠.
        저는 평생 마지막 구호를 외친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고문관들 보면
        -정신좀 차리지 다들 힘들게
        라는 속마음이 있었어요.

        그런데 언젠가 제가 마지막 구호를 두어번 연달아 외친적이 있었어요.
        완전 정신없고 어찌나 미안한지...;;;

        그 고통과 불행 이후로는 그런 고문관을 만나게 되는 상황마다 좀 더 상대방의 마음이나 상황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 강신주 선생님이 예를 들어주신게 하나 더 있어요.

        어느 어머니가 아이를 잃어요. 6개월도 안된 아기를.
        너무 슬퍼서 죽고 싶지요.

        그런데 친구가 와서 위로를 해줘요.
        괜찮다. 힘내라. 토닥토닥.
        하지만 위로가 안되요.

        이번에는 할머니가 있어요.
        한국전쟁에서 아들 셋 잃고 딸 둘을 잃은 할머니에요.
        가만히 아이 엄마의 등을 두드려줘요.
        그건 위로가 되요.
        • 움... 그렇구나....// 전 요즘 살아가는 모두들 대단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ㅋ ㅋ비슷한 맥락이려나요? ㅎㅎ
    • 실례가 안된다면 이런 류의 강의 정보를 어떻게 구하시고 들으시는지 궁금해요
      제가 이런쪽에 문외한이면서도 또 관심은있어서...
      • 전혀 실례는 아니구요.
        저도 마찬가지 문외한인데 정말 우연찮게 세미나 초대를 받아서 가게되었어요.
        도움이 못되네요.
      • 저는 길담서원이나 푸른역사아카데미 까페에서 이런 류의 강연정보 얻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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