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 패배의 원인은 40~50대 여성 표가 결정적이었던 것 같군요.

제가 접한 데이터가 정확한 것인지는 차후에 신뢰할 수 있는 소스의 확인이 필요합니다만, 인터넷 서핑 중 제가 발견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40대 남성  40대 여성  50대 남성   50대 여성

박근혜       40.5       47.8           59.4          65.7

문재인       59.2       52.0           40.4          34.7


이 데이터를 보면 40~50대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비율로 박근혜를 지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50대 여성의 박근혜 지지는

그야말로 가공할 수준입니다.  


이 데이터가 사실이라면 '투표율이 오르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명제가 깨진 이유도 설명이 됩니다. 


'투표율이 오르면 야당이 유리하다'는 판단은 50~60대의 투표율이 항상 높은 수준, 즉 최대 결집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변수가 아니라 상수이고,

이들과 전체 투표율 상승은 큰 상관성이 없다는 전제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투표율의 변화는 주로 변덕스러운 20~30대 유권자들에게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전체 투표율의 증가는 곧 20~30대 투표율의 증가를 의미하는 것이고, 그러므로 전체 투표율이 늘어난다는 것은 야당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는 20~30대 투표율도 상당히 상승했습니다만, 결정적으로 투표율 상승을 주도한 것은 예상치도 못했던 50대였습니다. 무려 90%에 육박하는 

세대 투표율을 보였는데, 이건 정말이지 경악할만한 수치입니다. 그런데 그간 어떤 선거 방송에서도 50대의 선거율이 이렇게까지 급격히 상승할 것을 예상한 

경우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50대가 유독 90%에 육박하는 투표율을 보일만큼 엄청난 세대 이슈-예를 들면 정동영의 노인 폄훼 발언 같은-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요. 당최 이해가 안 가는 뜬금포인 셈이죠. 


그런데 만약 50대의 투표율 상승의 실체가 사실은 '보수의 대결집'이 아니라 '50대 여성들의 대결집'에 기인한 것이었다면 어떻습니까. 평소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정치 이슈에 소극적이고 비주도적인 그룹이어서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았던 50대 여성들이 이번 투표에 대거 참가한 것이라고 가정해 보면, 50대의 기이할 정도로 

높은 투표율 상승이 이해가 됩니다. 원래 투표를 안 하던 사람들이 투표장으로 몰려온 것이니까요. 50대 투표율이 상수가 아니라 변수가 된 것이지요.


아무래도 40~50대 여성들에게 '최초의 여성 대통령', '불쌍하고 딱한 박근혜'라는 이미지가 제대로 먹힌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 나이대 여성들이 보여준

박근혜에 대한 각별한 지지율이 설명이 안 됩니다.


이번 선거는 원래 야권의 시나리오대로 굴러간 선거입니다. 부산에서 40% 득표에 성공했고, 전체 투표율도 기대 이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지역구도에 기반한

투표 성향를 어느 정도 완화시키고, 20~30대 투표율도 충분히 끌어올렸습니다. 이 정도면 됐다고 생각할 법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지역구도도 아니고, 보수-개혁

문제도 아닌, 40~50대 여성들이었던 겁니다.  이들에게 '최초의 여성 대통령', '불쌍하고 딱한 박근혜' 이미지가 이렇게까지 강력하게 작용할 줄은 몰랐던 것이죠. 

아마 민주당뿐 아니라 새누리당도 몰랐을 겁니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 '불쌍하고 딱한 박근혜'라는 이미지에 홀랑 넘어간 이들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그간 정치판에서 소외되어 있던 40~50대 여성들의 욕망과 정서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대처하지도 못한 민주당 캠프의 실책이라고 봐야겠지요. 뭐, 예측 못한 것은 새누리당도 마찬가지인 것 같으니, 이쪽은 길 가다가 지갑을 주운 격이고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선거에 이름을 붙인다면 '50대 여성들의 반격' 정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상의 내용은 아직 검증된 것이 아닌 가설에 불과합니다. 정확한 분석은 더 구체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할 겁니다. 다만 위 가설이 맞다면, 다음 대선을 대비함에 있어서 다소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보수의 대결집으로 보였던 이번 선거에서의 현상이 사실은 매우 특수한 상황이었다는 것이지요, 40~50대 여성들의 움직임은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가 다른 사람 아닌 박근혜였기 때문에 발생한 이벤트라는 점에서 다분히 일회적 측면이 있다는 겁니다. 다음 선거에서는 아마도 50대의 저러한 몰표 양상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다시 해볼만한 싸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유권자 공략의 사각 지대에 있던 40~50대 여성 유권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입니다.


    • 아까저도 이거 이야기 했어요. 이거 뉴스에서 나온거에요. 그 데이터란게 출구조사 나온걸로 통계내서 나온건데.,, 뭐 오차가 있더라도 결론은 크게 다르지 않겠죠.... 여성대통령이 진짜 제대로 먹혔어요. 아무도 생각못한 부분에서 잭팟터진겁니다. 전체 남성 투표율은 문제인이 근소하게 앞섰거든요...
    • 이정희한테 당하는 박근혜를 보면서 자기와 동일시 하는 어머니들이 많더군요. 똑똑한 젊은 여자가 따박따박 따질때 어버버하는게 꼭 자기가 당하는 느낌난다고요. 어떤 아는 분은 자기 며느리 한테 당한게 생각나 눈물났다고-_-;;함..만약 반대였다면 20~30대 여성이 시어머니한테 당한게 생각나 많이 찍어줬을까요.
      • 외모,스타일도 박과 좀 닮으신 울 시어머니도 뭔가 동일시 하시는지 박사랑이 엄청ㅠㅠ 글고 진짜 토론 보고 어찌나 이정희 욕을 하시던지-_- 전 이정희 좋아하지도 않는데 한마디 가볍게 했다 졸지에 이정희 옹호하는 모양새가;;

        그에 비해 동년배지만 이정희 시원하드라..글고 박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계신 울엄마는 넘 자랑스러움..하지만 이번 결과에 넘 허탈해 하셔서..그냥 속상하네요..
    • 반대로 20대여성은 20대남성보다 문제인 에게 더 표를 많이 주었습니다. 30대부터 박비율이 높아지다가 4,5,60에서 뻥!
    • 다른 부분은 모르겠고, 후보가 박근혜라서 이렇게 된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새누리에서 다른 후보 나왔으면 못 이겼어요.
    • 아무리 얘기를 하고 설명을 하고 설득을 해도 대답은 "그래도..."인 걸요. 맹신이죠.
    • 프로스트 / 자기가 잘 설명을 못해도 욕망은 있는 것이지요. 50대 여성들이 박근혜라는 캐릭터에 자신을 투사한 것 같아요.
    • 활짝 / 예, 절대 수로 보면 40대 여성은 박근혜보다 문재인을 지지했습니다. 그런데 40대 남성의 지지율과 비교하면 박근혜 쪽으로 7.3% 더 많아요. 이건 굉장한 차이지요. 상대가 박근혜가 아니었다면 원래 40대의 지지가 문재인쪽으로 훨씬 크게 넘어올 수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 잘살아보세님 말씀대로 50대 여성에서 박근혜 지지율이 커진게 특히 토론회 때문이라는, 서울의 민주당 우세 지역인 저희 동네 아주머니들의 분석이 있었습니다. 젊은 층에서 이정희에 희희낙락 할 때 이 분들은 반감을 느꼈다는 거죠. 차라리 3차 토론처럼 1차부터 양자토론이었으면 야권에 훨씬 나았을 거란 얘기도 많이 하더군요.
    • TV 광고도 정확히 적중했죠. 인터넷에서는 소름끼치고 괴상하다는 평이었지만 표를 얻어야 할 곳을 알고 정확히 계산해서 만들고 또 그게 먹혔습니다. 문재인 광고는 인터넷 안에서 지지자들에게 감동스럽다고 눈물댓글이 달렸지만 기존 지지자들에게만 먹히는 광고였구요. 솔직히 문재인 티비 광고를 보고 이길 생각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Aem / 유감스럽지만 그런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문재인을 지지하는 분이신데도, 예의 이정희 건에 대해서는 불쾌해 하는 모습을 보이셨거든요. 그러려니 하고 가볍게 넘겼는데, 이제 와 생각해 보니 그 나이대의 분들에게는 본인이 모욕을 당하는 느낌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아......
    • 이 분석을 보고 50대의 유권자수에서 반으로 나눈다음에 투표율을 곱하고 박근혜와 문재인의 격차인 30%를 더해보니 딱 문재인과 박근혜의 표차이인 100만표 차이가 나네요;; 40대는 빼고 그냥 50대여성의 투표율 지지만큼 졌다라는게 어느정도 일리있어 보입니다. =_=;;
      • 결국 치명적인 약점을 가벼이 여기고 있었다는 말이군요.
    • 저도 이정희 건에 동감... 실제 우리집이 그래요. 토론 내용에 상관없이 우리 모친 이정희 태도에만 흥분하셨어요. 연장자에 대한 태도 불량이라고. 그리고 문화원 노래교실 다니시는데 거기 모인 백여명의 아주머니들 토론 후기는 이정희 욕밖에 없었다고 하시면서. 정말 딸이나 며느리한테 쥐어박히는 자신을 투사하기라도 하신 듯...
    • Aem / 그렇긴 한데 이건 새누리도 의도하지 못한 잭팟일 가능성이 커요. 박근혜라서 나타난 돌발변수인거죠..... 민주당이 그걸 먼저 알고 대처할리도 만무하고...아무도 몰랐죠.
    • 아..이거 너무 공감합니다. 주위에 사는 아주머니들이 하나같이 다 박근혜 불쌍하다며 찍는다고 난리였어요.
    • 한겨레 기자는 결혼을 앞둔 자녀를 둔 50대 은퇴세대가 부동산 때문에 박근혜를 찍었을 거라는 개인적인 의견을 내놓았네요. 저도 감성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지극히 이기적인 태도로 접근했을 거라고 봅니다. 그동안 40~50대 여성들 사이에서 곽노현의 평판은 엉망이었어요.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학교 망치고 있다고요. 그들이 보는 민주화, 인권, 이런 주장은 세상을 무질서하고 엉망으로 만든다는 느낌이었을 것 같아요..ㅠㅠ
        • 극빈층을 제외하고, 베이비부머 50대는 대다수가 집 한 채쯤 있죠. 젊은 시절에 마련한 집을 계속 유지한 사람들도 있고, IMF을 거쳐 노통 때 엄청나게 오르던 아파트값에 기대어 욕심을 부렸을 사람들도 있고, 소위 '하우스푸어'까지 포함한 층을 말합니다. 은퇴를 앞두고 결혼할 자녀를 둔 부모라면, 꽤나 사는 축이 아니라도 부동산에 민감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50대에 본인 능력으로 부동산 걱정할 여성이 아니라 중산층, 서민 여성들을 일컬은 거죠.
    • 확실히 이번 선거는 지난 4번의 대선과는 매우 다른. 상당히 독특한 결과를 내놓은 선거였어요.
      데이터만 놓고 보면 심지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_-;;
      문재인캠프가 선거를 매우 잘 치루긴 했는데 여성 쪽은 분명 실책이 있었다고 봅니다. 저쪽은 무려 준비된 여성대통령을 들고 나왔고 추억팔이도 가능한 인물이었잖아요.
      그에 비해 문캠은 그것을 상쇄할 동성인 여성이 크게 부각되지 못했죠. 오히려 이정희씨가 그쪽 자리를 대신해주었다고 할 수도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킨 부분도 있고 말입니다.
      당이 다르고 여러 문제가 있어 현실적으론 불가능이었나. 싶긴 하지만 50대 여성 정치인 심상정이란 카드를 여성이란 테마로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좀 듭니다.
    • 저희 어머니는 아닌데 저도 이런 광경 몇 번 주변에서 봤어요. 막상 들을 땐 왜 어째서 대체 하고있는 이야기는 듣지 않고 내용은 알려고도 안한 채 오로지 태도, 눈빛, 눈짓?만 보나 이상하게 여겼는데... -_-
    • 그동안 박근혜씨의 무식함(..)이 정치 지도자로서는 치명적인 결점이 아닐까 했는데, 오히려 그 반대일 수도 있겠군요. 저희 어머니 세대에서는 그 동안의 뿌리깊은 여성차별로 인해 교육의 기회가 처음부터 박탈된 경우가 많았지요. 토론에서 잘 몰라서 어버버하는 모습이 오히려 짠한 감정 이입의 대상이 될 수도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게다가 최고 학벌의 젊은 여성 이정희 옆에서라면 더더욱이요.
    • 저희 어머님 말씀 "너희(문재인)이 진 검 다 이정희 때문인줄 알아라" 그 후 또 한마디 "정동영이가 노인들 투표하지 말랬다며. 그럴수록 고집만 남은 노인네들 똘똘 뭉쳐서 투표한다"
    • 의외로 이정희가 악재로 작용했군요;;

      하지만 이미 50대 여성들에게 박근혜 공주 신화가 짙게 깔린 탓도 있다고 봅니다. 저는 이걸 이상한 페미니즘이라고 표현하는데 정말 이 중년부인들이 '여성 대통령'을 간절히 원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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