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산돼지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1. 일단 서산돼지님이 욕먹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해가 된다는 점을 밝힙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욕 먹어도 싸고요. 서산돼지님이 어제 남기신 글에 따르면, 서산돼지님의 개인적 상황, 이기적인 이유 때문에 박근혜를 투표하신 것인데 그 이기적인 이유라는 것이 윤리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것은 아닐지언정 이 게시판의 대다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없는 것이었고, 결정적으로 그 이유가 이 게시판의 대다수 사람들이 극복하고자 하는 바로 그 가치였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그 이유 때문에 야당 안뽑고 여당 뽑았다고 말씀하시는건, 야당이 승리를 거둔 경우라면 몰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의 상황에선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꼴이죠.



2. 저는 12월 19일날, 시간이 갈수록 투표율이 올라가는걸 보고 전율에 가까운 환희를 느끼다가 개표결과가 나오는걸 보고 헤어나올 수 없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투표율을 보고 희망을 느낀 이유는 만약 이명박 정부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실패한 정권이라면 이 투표율은 그것에 대한 심판의 신호일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론에서 절망을 느낀 이유는, 이 정도 투표율로도 못 이긴다면, 1400만명이 정권 교체에 힘을 실어 줬는데도 정권 교체가 안 이루어졌다면 앞으로 정권 교체를 이루기는 더 어려울거라고 생각해서 그렇습니다. 제 생각에는 앞으로 이 정도의 투표율을 기록하기도 어려울거고 1400만표씩 모으기도 어려울 겁니다. 투표율이 75%가 넘어갔다는 것은 제가 이해하기로는 최소한 이번 투표에서 부동층의 표는 이제 거의 남지 않았다는 겁니다. 투표할만한 사람들은 다 나왔어요. 예전에는 보수 성향, 진보 성향에서 박빙이 되거나 다소간 열세를 보여도 투표율을 높여서 부동층을 가져가면 이길 수 있다는게 선거의 기본 전략이었습니다. 근데 이제 더 이상 그런 표는 안남은거 같아요. 끌어올 수 있는 표는 다 끌어왔습니다. 그런데도 졌어요. 앞으로 이기려면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을 투표하게 만드는 전략 가지고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저쪽에 투표한 사람들을 이쪽에 투표하게 만들어야 해요. 그걸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해서 그렇습니다.



3. 그런 의미에서 저는 서산돼지 님의 말에 공감합니다. 제가 이해하기로 서산돼지 님의 의견은 50대를 잡으라는게 아닙니다. 50대를 위한 정책을 펴라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서산돼지님이 애매한 방식으로 의견을 전달하셔서, 특히 서산돼지님의 배경 때문에 그런 식으로 이해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산돼지 님의 주장은 50대에서 벌어진 격차를 줄여라에요. 이건 50대에서 이겨라라는 것과 전혀 다른 제안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문재인이 부산에 공을 들인 이유는 부산에서 이기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부산에서 벌어진 격차를 줄이기 위함이었죠. 숫자 놀음의 관점에서 볼 때 호남에서 더 크게 이기는 것보다는, 질 때 지더라도 부산에서 격차를 줄이는게 더 현명한 판단이었을 겁니다. 왜냐하면 호남에서 원래 야당 성향의 표보다 더 많은 표를 얻는다는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투표장에 나오게 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을 찍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부산에서 격차를 줄인다는 것은 문재인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남과 동시에 박근혜를 찍는 사람이 줄어든다는걸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4. 선거 결과에 따르면 50대에서 250만표 차이가 났데요. 야권이 여기서 250만표를 모두 가져오는 방법은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그걸 의도한다면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 방법대로 야권의 정체성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그런 정책을 시행하다보면 오히려 기존의 지지 세력을 잃게 되겠죠. 하지만 그게 목표가 아니라면 얘기는 좀 달라집니다. 100만표 차이가 났잖아요. 50대 격차 250만표 중에 60만표만 가져왔어도, 50대에서 190만 표의 격차만 났어도 야권이 승리했을 게임이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기존 여당 표에서는 60만표가 줄고 그게 야당 표로 합쳐지니까 몇 만표차, 영점 몇 퍼센트 차이의 승리가 가능했습니다. 당연히 50대에서 과반의 지지 혹은 대등한 지지도를 갖추려면, 그런 정책을 시행하려면 젊은 계층에게는 상대적으로 불이익이 돌아가는 비전을 제시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6.5대 3.5를 6대 4로 바꾸는건 그게 아니라도 가능합니다.



5. 선거 때마다 나오는 말이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정책선거라는건 불가능 합니다. 하다못해 김대중 노무현 정권 들어설 때에도 정책 선거로 이긴건 아니잖아요. 정권 교체의 당위성과 진영의 분열 때문에 반사 이득을 본 거지.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젊은 계층에 공을 들이면서 중장년층에게 이미지를 어필하는데는 실패한거라고 생각합니다. 크게 봐서 취업, 결혼, 육아와 관련한 복지 이슈들은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할만한 것이지 중장년층에 표심을 가져오는데는 별 도움이 안될 겁니다. 50대에서 저런 이슈에 관심을 가질만한 이유가 별로 없잖아요. 만약 민주당이 새누리보다 더 좋은 의료보험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게 중장년층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 것이지 광고를 하고 설득을 했어야죠. 요는 누가 더 좋은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가 아니라는 겁니다. 누가 누구에게 더 신경을 쓰고 있는지 생색을 내는게 중요했다는 말이에요. 20~40대에서 문재인이 박근혜에게 가질 수 있던 우세함의 근본적인 원천은 윤리적 정당성이었을 겁니다. 독재자의 딸이며 권위적이고 지도자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이 부족한 사람을 대통령에 앉힐 수 없다. 이게 문재인 표 1400만의 가장 중요한 근간일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50대에게는 이게 통하지 않았어요. 물론 적지 않은 50대 분들이 이 대의에 동의하셨겠지만, 어쨌든 그게 그 나이대 사람들에게 주된 관심사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박근혜 같은 경우는 중산층을 70%로 끌어올리겠다는 상식적으로 말도 안되는 소리나 하면서 이들에게 어필하고, 이들을 신경쓰고 있다는걸 보이는데 성공한 것 같습니다. 이게 실현 가능하지 않다는걸 50대들이 더 잘 알 걸요. 하지만 최소한 그런 식의 방향이 자신들의 관심사 혹은 이해에 관련이 된다는걸 박근혜가 각인시킨 겁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어떤 방식으로 이 계층에게 어필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습니다. 이런 식으로 생색을 내는데에는 꼭 그 사람들의 이해에 정확히 부합하는 정책이 필요가 없잖아요. 생색이라는게 그런거 아닙니까.



6. 그리고 많은 분들이 50대 저소득층의 지지율을 근거로 들어가며, 말을 해도 듣지를 않으니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 는 식의 말씀들을 하시던데... 개인적으로 저는 제가 투표한 세 번의 대선에서 단 한번도 대통령이 된 사람을 찍어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한나라당이 이길 때도 열린우리당이 우세할 때에도 민주당이 이길 때도, 제가 낸 표는 사표가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사표가 될 걸 알면서 표를 던졌던 사람입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저겁니다. 아니 우리가 없는 사람들 이해 관계를 가장 잘 반영하는데 왜 그런 계층으로 갈수록 지지율이 떨어지는가하는 한탄을 해가면서, 말을 해도 듣지를 않으니 도저히 이길 수가 없다고 절망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욕을 바가지로 먹던 말이기도 하죠. 더 쉬운 말로 더 가까운 곳으로 가서 어떻게 하면 우리의 뜻이 그들에게 전달 될 수 있는지 노력하는게 할 일이 아니겠냐는 겁니다. 저도 십분 백분 동의하는 바고요. 언제나 이 사람들, 그러니까 우리의 목표는 집권 세력이 되는게 아니었습니다. 아 물론 최종적인 목표는 집권 세력이 되는거 였겠죠. 하지만 항상 단기적은 목표는 1%씩 지지기반을 늘려가는거 였습니다. 내가 던진 표가 대통령을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그 표로 지난 선거보다 1% 더 많은 지지자를 모을 수는 있으니까. 저들이 바보라서 혹은 불통이라서 설득을 포기하면 절대 지지율을 늘릴 수가 없는 상황이잖아요. 어쨌든 우리는 그들, 돈없고 배운거 없는 사람들의 이해를 반영하려는 집단인데 그 대상들이 설득이 안된다고 손을 놓아버리는건 더 이상 게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은거 아닙니까. 막말로 현재 야권의 목표가 젊은 사람들만 잘사는 세상 만드는게 아니잖아요. 야권의 정책이 시행되면 중장년 저소득층 유권자들이 혜택을 보는거 아닙니까? 그걸 목표로한 정책이 없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럼 그걸로 어필을 해야죠. 그걸로 250만을 넘어오게 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일부는 가능하잖아요. 가장 결정적으로 그 일부를 가져오지 못하면 앞으로도 못이기는 거 잖아요.



7. 최대한 호의적으로, 자비의 원리를 발휘해서 서산돼지 님의 주장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리라고 박정희 딸 뽑고 싶은 줄 아느냐. 그런데 우리한테는 박정희 딸이냐 아니냐보다는 나와 내 가족의 안정이 중요하다. 그런데 민주당 공약에서는 이걸 보장해 줄만한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 친노 뽑아 봤더니 친노도 별 거 없더라. 친도도 싫다. 뭔가 우리가 혹할만한 걸 내놔봐라. 우리가 꼰데는 맞지만 불통은 아니다.


이걸 실현시키기 위해 야권의 근본적인 이념이나 전통적인 지지 계층을 버릴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아저씨들의 이해 관계를 100% 만족시켜 줄 필요는 없어요. 몇 가지 꺼리만 있으면 새누리당을 지지하던 사람들의 일부를, 그게 다수가 아니더라도, 250만 중에 60만이니까 5명 중 한명이라도 끌어올 수 있으면 다음에는 이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걸 못하면 승산이 없어요. 이제 중도라고 할만한 사람들은 거의 남지 않았고 앞으로 투표율이 80%, 90%씩 찍을 확률은 상당히 낮아 보입니다. 정말 꿈같은 일이죠. 그리고 날이 갈수록 전체 투표인구 중에 중장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만 갈겁니다. 이들을 적으로 설정하고 이들을 배제한 상태에서 전략을 짜려고 하면 이길만한 길은 찾을 수 없어요. 서산돼지 님의 주장은 결국 그거라고 생각합니다.  




    • 서산돼지님 같은 분의 입장이라면 존중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빡치는 부분은 이런 계산조차 없이 기계적으로 수동적으로 박정희 딸에게 투표를 날린 원시성때문에 시계가 거꾸로 돌아갔다는 점이겠죠
    •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사실 화내고 욕하는 거 심정 어떻게 이해가 안 가겠습니까. 저도 처음에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를 이해 못해서 속에서 천불이 났는데요. 하지만 저는 우선 지금 생각을 곱씹어보면 총선 때 박근혜가 손 아플 정도로 지역 나이 많은 사람들과 악수를 했다고 자랑하던 그 기억이 자꾸 나더군요. 소위 진보진영은 나이 많은 tk, 소득 이백만원 이하의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지만 기실 그 사람들한테 그게 안 '다가간' 것 같습니다. 그 사람들이 원하는 게 뭔지 파악이 안 되었던 것 같아요. 그 사람들이 원하는 걸 파악하고자 하는 이유는 그 사람들과 뭐 진정한 소통을 위한다와 같은 거창한 이유보다는 , 말씀하신 대로 그렇게 해서 표와 지지율을 잠식해야 다음부터는 이긴다는 건데...지금처럼 모두 멘탈붕괴한 것처럼 다 손 놔버려! 이러면 그냥 진짜 다음부터는 아무것도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십대를 비롯해 모든 여권우세지역, 여권우세계층 중에서도 야권 뽑은 사람들은 어쩌라고 다들 그러시는지; 문지지자였던 어머니 친구분들한테서 다들 속상하다고 연락오는 그분들도 오십대인데, 그분들조차 비판 아닌 무조건적 비난을 받아야하는 건지 전 의문이 듭니다.
    • 부분적으로 동감합니다. 서산돼지님의 글을 보고 저는 크게 위화감을 느끼지 않았어요. 소위 진보진영에서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을 50대 보수의 시각을 대변하여 제대로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당연히 50대는 자신의 살아온 길과 현재의 위치에 따라 투표를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제가 항상 생각하는 것은 민주당 나아가 통합진보당 계열의 소위 진보진영에서는 이른바 재벌로 대표되는 또다른 '국민'들을 어떻게 껴안을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 절대 배제되어 있다는 겁니다. 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노동 대중 및 서민 계층을 위한 정책을 펴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위 가진 사람들 역시 국민입니다. 오히려 더 많은 영향력을 지니고 의견주도 여지가 많은 계층일 수도 있습니다. 좀더 세련된 수준의 전략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비록 허황되긴 하지만 새누리당의 이번 선거전략은, 자신의 지지층이 아닌 계층에게도 손을 내미는 '공약'과 '정책'을 폈다는 겁니다. 민주당 측에서 부자들, 가진 자들을 위하여 어떠한 정책을 마련하였는지요? 50대 보수 계층의 불안감과 결집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 깨시민들이 언제는 자기의 계급적 이익도 못 알아보고 투표하는 우민들에게 붕노하더니 이제는 자기의 이익에 걸맞게 투표하는 사람들을 욕하더군요. 어느 장단에 춤사위를 맞추리오. 내가 진리요 길이요 생명이니 내 전도하는대로 따라오지 않는 너네는 지옥불에 떨어질 악귀라는 말씀이시온지. 전도는 되게 싫어하면서 아집과 독선과 유일사상과 자신만의 진리를 혐오한다던 사람들이 투표전도는 되게 하고 독선도 되게 부리고 진리로 가는 좁은 문은 또 되게 잘 알더군요
    • 바리새인은 서서 따로 기도하여 이르되 하나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 하고.... 음 별로 적절한 구절은 아니네요-.-
    • 우리라고 박정희 딸 뽑고 싶은 줄 아느냐. 그런데 우리한테는 박정희 딸이냐 아니냐보다는 나와 내 가족의 안정이 중요하다. 그런데 민주당 공약에서는 이걸 보장해 줄만한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 친노 뽑아 봤더니 친노도 별 거 없더라. 친도도 싫다. 뭔가 우리가 혹할만한 걸 내놔봐라. 우리가 꼰데는 맞지만 불통은 아니다.

      요기에 강조 밑줄 좀 쳐주세요.
      • 다 맞는말이라서 원...
      • 이부분이 전 완전히 틀린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서산돼지님은 박정희딸을 원래부터 흠모하고 있었고 흠모한 분이 되서 좋다고 커밍아웃하셨어요.
        뽑기 싫은데 친노가 싫어서 억지로 뽑은게 아니구 원래부터 그쪽이셨고 노무현을 뽑았던 것이 특이했을뿐이에요.
        그외에는 이러한 50대가 주류이고 끌고갈 정책을 고심해야한다는 점은 동의합니다.
    • 공감합니다.
      자기 지지하는 후보가 두번 졌다고 다른사람들에게 저주를 퍼붓다니. 사람이 먼저긴 하군요.
    • 물이 흐르는 것은 본질적으로는 중력 때문이지요.
      그러나 중력이 존재해도 위치의 차이가 없다면 물은 흐르지 않습니다.
      하나 하나의 사람과 [사람들]은 움직이는 방식이 다릅니다.
      [사람들]은 중력에 의해 지형을 따라 흘러갑니다.
      중요한 것은 지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있다고 봐요.
      한나라당이 잘하는게 그런 지형 설계 아닌가싶네요.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드는거죠.
      문재인님은 '사람이 먼저다'라고 했지만 현실에선 [사람들]이 먼저죠.
    • 이것 참..

      요즘 사람들이 투표를 마치 쇼핑처럼 보는 경향이 있다고 하더니 딱 맞는 말이군요.

      정치는 모든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아닙니다. 어떤 가치를 더 중하게 여기느냐가 바로 정치의 시발점입니다.

      사람들은 정치인을 쇼핑하듯이 표를 던져 놓고 자기가 원하는 게 아니었다면서 환불을 요구하듯이 교체를 요구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정당하다 고 말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그런 게 아닙니다. 보편적으로 공감할만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원리를 들이밀어도 거기에서 손해를 보는 - 혹은 실제로 그렇지는 않지만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 계층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거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해서 무조건 표를 많이 받아야 하니까 이 계층 저 계층 다 끌어 안으려면 각각 입맛에 맞는 걸 들이밀어야 한다. 그러니 내 입맛에 맞는 거 뭘 보여줄 건지 한 번 내놔봐라..?

      저는 거기까지 가면 제가 더 상위에 두는 가치와의 충돌이 생기기 때문에 그렇게 까지는 못하겠습니다.
    • mad hatter/ 맞는 말씀이지만 저는 그렇게 따지면 문재인 측 후보가 내세운 가치를 생각했을 때 소통과 상생이었는데 굉장히 추상적이지 않았나요?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애가 문재인 측을 비판할 때 비전 없다라는 표현을 쓰던데 비전 없어 보이고 무능해보인다는 이미지가 상대측으로부터 덮어씌우진 상황에선 굉장히 부정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번 대선이 어떤 가치의 패배라기보다는, 자기들을 어필하는 형식에서 크게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 입맛 맞추는 정책을 하자는 게 아니라 입맛 맞추는 선거운동을 하자는 거지요. 정말 생각해보면 새누리당의 반대 진영에 있었던 사람들은 새누리당이 싫다라는 감정 아래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세대들에게만 유효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나요? 그렇게 보면 개선해야 할 점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 서산돼지님이 욕을 먹은 것은 거짓된 정보로 종부세에 대해 비난한 것이 첫번째고요, 두번째는 이전의 두 대통령이 정통이 아니어서 욕을 먹었나 싶어 정통을 뽑았다는 부분이고요, 세번째는 계급투표는 이해하는데 내 이익을 위해 뽑았으니 이해해 달라고 이해를 구하는 부분이고요, 네번째는 본인 아들은 이런 세상에서 살게 하기 싫으니 너희가 좀 바꾸던지.. 하는 무임승차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저에게는..
      • 맞습니다. 그래서 본문 제목과 같은 표현은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chloe..님이 서산돼지님 속뜻을 핵심요약 하셨는데 본문 작성자님이 여기에 동의한다는 말씀은 아니시잖아요? 다음 대선때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 제시 정도로 생각하겠습니다.
      • 이 부분에는 저도 조금 공감하네요.
        서산돼지님이 직접 밝히시는 것도 아닌데, 무엇을 근거로 그분의 진의를 단정하시는지 조금 의문이 들구요 ^^;
        • 서산돼지님이 직접 쓰신 글과 댓글을 근거로 합니다. 잘 찾아보시면 직접하신 말씀들이에요;;
    • 이런 글이 있어서 좋네요.
      개인에 대한 적개심이야 얼마든지 가질 수 있지만 그분이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서는 따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적개심을 지우고 자신을 방어하고자 했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글을 쓰시거나 (박근혜 지지 사실을 밝히지 않거나) 아예 글을 쓰지 않았을 수도 있죠.

      하지만 박근혜를 뽑은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려주고 싶다. 라는 선택은 단순하게 볼만한게 아니잖아요.
    • 말씀하시는 의도랑 진의만 파악하면 될 일인데, 일부 부분과, 그것에 대해서 진실공방을 벌이면서
      비난만 하시는 건 그다지 발전적으로 보이지 않더군요. 저도 공감합니다.
    • 글쎄요. 기존 지지층의 지지를 잃지 않고 야당의 정체성도 버리지 않으면서, 50대의 요구를 전부 수용할 필요는 없지만, 일부라도 그들의 입맛에 맞게 해서 60만 정도의 지지자만 더 얻을 수 있는 정책.

      그런 게 있긴 있는 건가요?; 말로는 쉽지만 실제로는 쉬울 거 같지 않네요. 범위를 좁혀서 생각해도 전부는 아니지만 50대 중 60만 정도만 끌어올 수 있는 적당한 정책이라는 게 과연 있긴 할까요? 그들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 본문에 쓰신 '나와 내 가족의 안정'을 주려고 한다면 그런 적당한 정책으로 될까요. 일부 보장이나 몇 가지의 혜택 정도로 60만이나 되는 사람이 만족하고 넘어오긴 힘들 거 같습니다.


      서산돼지님이 글을 올리신 의도 자체를 폄하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처음에 사실을 왜곡하면서 선동하려는 듯한 글을 쓰신 게 시발점이 아닌가 싶네요. 처음부터 솔직하게 쓰셨으면 그런 쪽으로 비난이 몰리지 않았겠죠.
      그런데 '글을 쓴 의도는 그게 아닌데 그쪽으로 비난이 몰린다'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을 탓하기 전에 왜 비난받았는지 생각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글을 쓴 이의 의도대로 읽지 않았다고 해서 그걸 질책할 순 없지 않나요?
      • 해본 적 없으니 당연히 당장 떠오르긴 어렵죠. 그러니 이제라도 개발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싱크탱크가 그러라고 있는 거고 국회의원도 그러라고 뽑아준 거고요. 뭐만 벌어지면 침울한 표정으로 사퇴하는 짓 좀 그만하고요. 솔직히 안 불쌍한데. 해보지도 않고 포기할 순 없어요.
      • 제 말은 그런 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이 그냥 50대가 문제면 50대 표를 끌어오면 될 거 아닌가? 식으로 쓰신 것처럼 보여서 한 말이었습니다. 말로는 뭐든 못 할 게 없죠.
        그렇게 따지면 모든 유권층을 다 어느 정도 만족시킬 수 있는 정책을 내면 되는 거 아냐? 라는 말도 못 할 건 없죠. 50대 표를 버리고 싶어서 버린 걸까요. 50대가 민주당을 버렸다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정책 중 뭐가 문제였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동의합니다.
      • 서산돼지님이 욕먹는건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하고 서산돼지님을 옹호할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관심있는건 그 의견에서 제안하는 실질적인 내용과 실용성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내놓은 정책이라는게 50대의 일부에게 지지받지 못할 정책은 아닙니다. 사실 민주당의 정책이 실현되었을 때가 새누리당 정책이 실현되었을 때보다 더 살기 어려워질거라고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제 생각엔 비슷할거 같아요. 둘 다 나름 복지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투표 결과에서 나온 것처럼 60%넘는 수치가 복지 정책에 반감을 가질 정도로 기득권을 가진 50대의 비율이 높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지적하는 포인트는 새누리당에서 보낸 '우리는 지속적으로 당신들을 신경쓰고 있어'라는 메세지가 50대 이상 장년층에게 수신이 되었는데 민주당에서 보낸 같은 메세지는 수신이 안되었다는 겁니다. 일단 이건 50대 이상이 경직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자신들의 정책을 효율적으로 전달하지 못한, 민주당의 정책 홍보, 선거 전략 상의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집이 없어서 전세 걱정하는 50대, 집이라고 한 채 있는데 이게 재산의 전부라고 노심초사하는 50대, 부동산도 많고 현금도 많은데 이걸 어떻게 굴려서 자식 놈들한테 넘겨줄 지 고민하는 50대가 같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을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야당이 추진하려는 정책도 이 중 어떤 부류의 50대에게는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하지만 전달하는 방식 때문에 위와 같은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50대들이 모두 공감하거나 모두 공감하지 못하는 바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걸 개선하자는 겁니다. 정책 자체를 그들에게 맞춤으로 제공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기존 정책을 전달하는 방식의 효율화를 이뤄서, 그걸 세대별로 달리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계층간 욕망의 충돌을 없애고 모두 만족하는 win-win 전략이란 없습니다.

      경제건 정치건 모두 '결핍' 때문에 생기는 시스템들입니다. 한정된 재화를, 서비스를, 용역을 모두 최대한 평등하게 누리자는 게 그 목적입니다.
    • 이런 해석이라니 예수보다 바울이네요 ㅎㅎ (칭찬입니다.)
      20대고 50대고 60대고 당연히 더 좋은 정책 만들어서 표 많이 끌어와야죠. 그거 아니라는 사람 있습니까.
      열받는 건 그래서 이명박도 노무현도 별로라던 분이 어쩌니 저쩌니 박근혜를 찍었다는 게 이미 균형감각의 상실이고,
      그런 훌륭한 분 맘 상하게 한 게 결국 종부세 때문에 먹고 살기 힘들다,던데요? 그거 너무 심한 정책이었고, 종부세 찬성했던 사람들은 이번 선거 패배에 반성해야 하는 건가요?

      다시 말하지만 좋은 정책 만들어 50대표도 끌어오자는 거 반대하는 거 아닙니다. 그래야죠. 근데 그게 서산돼지님 손 들어주는 걸로 결론나선 안된다는 거죠.
    • 산체님 정리에는 공감합니다.
      다만 서산돼지님의 글들은 여전히 그렇게 읽히지가 않아요. 이게 그 분 글의 문제인지 제 독해력의 문제인진 모르겠습니다만.
      • +1 그렇게 읽혀지지가 않아요.

        원글만 보고는 저도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몇몇 댓글의 논리를 보니 이게 뭐지 싶더군요. 그물을 빠져나올까 즐길까 하다가 멘붕극복 겸 해서 즐기는 쪽으로...;;;; (쿨럭)
    • 전반적으로 원글님에게 많이 공감하고요 +1
      chloe..님의 댓글 중에서 서산돼지님에 대한 비판이 눈에 띕니다. 즉 '내 기득권은 계속 누리고 싶다+그런데 내 자식세대는 너희들이 책임져라" 라는 어찌 보면 뻔뻔스럽기까지 한 요구를 당당하게 하는 것 말인데요. 지금 서산돼지님같이 목소리 높이는 50대 중산층이 자성해야 할 부분이 분명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서산돼지님의 논리는 부동산 재건축 커뮤니티 같은 데서 생산되는 담론들과 거의 유사하죠 사실. "우리 동네 집값은 오르면 좋겠다+ 다른 동네 집값은 내려야지 안그러면 한국 망한다"
      그 욕망을 받아 안든, 다른 쪽으로 물꼬를 돌리든, 이 사람들의 공포와 불안을 해결하는 것이 정치인들에게 피할 수 없는 과제인 것은 사실이고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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