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 분석과 2014년 지방선거

1. 대선 이후 사흘 동안 멘붕에 빠져있었던 고로, 지역별 득표율과 최종 투표율을 오늘에서야 보았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의 결과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2.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의 득표율 결과입니다.

19대 총선 : http://gall.dcinside.com/list.php?id=news_new&no=1943231

18대 대선 : http://wdst5507.blog.me/40175278521 (여기는 총선 자료가 약간 틀린 듯 해보이더군요)

 

3. 보시면 아시겠지만, 거의 모든 지역에서 야권표는 19대 총선과 유사하게 나왔습니다.

다만 강원과 제주에서 차이를 보였습니다.

강원은 19대 총선에서 야권 득표율이 40% 정도였는데 3% 정도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통합진보당 사태와 NLL 문제의 직접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제주의 경우, 2% 정도 하락했습니다. 강정 해군기지로 인한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근민 지사의 도정 만족도가 낮은 것도 한 원인이라고 봅니다.

이번에 부산에서 40% 정도를 득표한 것은 사실 지난 총선때와 다를 바가 없는 결과입니다. 경북/대구/경남에서의 득표율은 총선때와 거의 유사합니다.

 

4. 그렇다면, 이번 선거는 총결집 양상으로 갔음에도 불구하고 19대 총선에서 한 발자국도 진일보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즉, 야권연대의 한계는 투표율 75%에 득표율 48%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제 연대한다고 해서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뒤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만, 박근혜라는 한국 정치사에 유례가 없던 아이돌이 출현했기 때문에 향후 새누리에서 내보낼 주자에 따라서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야권연대의 표심은 48%임이 이미 증명된 것임은 변함이 없습니다.

 

5. 지금 조중동에서 띄우고 있는 "이정희가 X맨이다" "트위터는 20대 놀이터가 아니다" "SNS에 갇혀있는 젊은이" 이런 이야기들은 사실 까기 위한 까기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근본적인 패인은 이게 아닙니다. 19대 총선의 결과 제기됐던 문제점이 야권 내에서 전혀 해결되지 않은 탓이 큽니다.

공천 실패는 둘째치더라도, 저는 민주통합당이 경기/인천의 표심을 간과하고 있었다고 봅니다. 총선에서 단지 의석수를 많이 얻었다는 이유로 방심하고, 이 결과를 방치한 끝에 이번 대선에서도 표심에 전혀 변화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대선의 실패를 충청, 강원을 놓친 것에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이미 19대 총선 결과 민주통합당이 수도권 정당임이 드러난 이상, 수도권에서 더 이상 표심을 확장하지 못했던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6. 충청의 경우, 육영수 효과가 너무 커서 뭘 내놓아도 질 곳이었고 강원은 통합진보당 때문에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만 이곳에서 표차를 줄일 수 있었다면, 선진통일당 일부 잔류파들을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모양새를 취해야 했습니다.

권선택, 류근찬 등이 문재인을 지지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나요?)

만약 서울, 경기, 인천에서 똑같이 52% 정도 득표했다면, 30만표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서/경/인에서 53%를 득표했으면 이번 대선은 이겼습니다.

 

8. 앞으로의 선거는 어떻게 대비해야할까요. 당장 2014년 지방선거가 문제입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한다면, 2017년에 정권을 탈환해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최소한 지금 갖고있는 광역자치단체장 자리를 내주는 일은 없어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기초자치단체장이야 말로 더더욱 중요한 선거입니다.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회부터 확보해야 밑바닥에서 표심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9. 저는 그래서 민영화와 복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괴담이다, 사실 아니다 라고 이야기하지만 틀림없이 민영화 시도가 이루어지는 지역이 나타날 것입니다.

아마도 새누리당에서 자치단체장을 맡고있는 지역에서 먼저 진행될 것입니다. 지역 경제에 당장 큰 여파가 나타날 것입니다.

또한 곳곳에서 아마 진행되던 무상급식 등을 정부 지원이 중단됐다는 이유로 끊거나 축소할 것입니다.

한번 진행된 복지의 후퇴는 엄청난 반발을 일으킵니다. 지역 이슈가 강세를 보이는 지방선거의 특성상, 박근혜와 어느 정도 분리하여 선거를 치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도정/시정 실패의 책임을 묻고 새누리당 자치단체장들을 밀어내야 합니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은 여전히 새누리당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9. 2014 경기도지사 선거는 차기 대권주자인 김문수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에 따라 판도가 급변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가 출마한다면, 대권 도전 문제와 결부되어 논란에 휩싸일 것입니다. 하지만 경기도 지역의 표심은 일단 지금 상태로는 그에게 쏠릴 것입니다. 그는 무상급식도 타협을 거쳐 용인한 사람입니다.

그가 출마하지 않는다면, 2010년에 거론됐던 남경필의 출마가 유력시됩니다. (2010년에 마찬가지로 거론됐던 김영선의 경우 총선 실패로 타격이 컸죠)

민주당으로서는 김문수나 남경필 모두 기존 민주당 풀 내에서는 상대하기 힘든 사람들입니다. 박원순과 같은 외부 수혈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저는 보수후보하고 손잡지 않고도, 토건주의 선심성 공약을 내세우지 않고도, 민주진보가 전국 48%, 부산 40%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총선에 이어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만으로도 퍽 고무적이라고 생각해요. 안철수나 손학규가 아니라, 보수진영으로의 확장성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친노 후보라는 한계 속에서, 인물대결을 통해서 승부를 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던 거죠, 뭐.

      지난 10년간 한나라당-새누리당이 박근혜의 진두지휘 없이 이겨본 선거가 없습니다. 대통령이 선거 개입을 노골적으로 할 수는 없을 테니, 저는 2014년 기대됩니다. 경기도에는 송호창도 있고 심상정도 있고 천정배도 있고...
      • 저는 2014년에 좀 비관적입니다. 새누리당 놈들이 쓸 프레임은 '경제를 살릴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주세요' 일게 뻔합니다.
        대통령이 지원유세를 다니지 못하긴 하겠지만 이제 새누리당은 여당이므로 예전에 친박연대가 비공식적으로 했던 박근혜 장사를 하는 것이 공적으로 가능합니다.
        박근혜는 청와대에 앉아서 엄숙한 표정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의 알현을 받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자기들이 박근혜한테 머리 조아리고 있는 사진을 마구마구 뿌리면서 선거운동하고.
        새누리당 의원 나부랭이들도 이제 박근혜의 득표력을 직접 확인했으니 뼈저리게 느꼈을겁니다. 박근혜한테 충성서약 하지 않으면 나는 그냥 아웃이구나...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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