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레미제라블 완역본, 어느 출판사가 좋을까요+영화이야기

민음사와 펭귄 중 하나로 하려는데 마음을 정하기 힘드네요. 가격은 민음사 판본이 좀 더 비싸긴 하지만, 비싼 만큼 번역의 질이 좋다면 이 쪽을 고를 수도 있어요. 책 디자인만 놓고 보면 펭귄이 더 좋고요.

오늘 본 영화가 너무 감동적이고 좋아서 책까지 모두 읽어버리고 싶어졌어요. 지루하다는 평이 꽤 있어서 좀 망설이다가 오늘 아침에야 드디어 봤는데...지루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제게도 있었지만(특히 러셀 크로가 혼자 노래하는 장면과 시민군의 저항 에피소드 등...)그럼에도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좋고 이야기 자체도 감동적이었어요. 특히 판틴이 I dreamed a dream를 부르는 장면, 그리고 늙은 장 발장이 죽어가는 장면에서는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봤어요ㅜㅜ.

제게는 러셀 크로 빼고 모든 배우가 다 좋았는데, 특히 휴 잭맨과 앤 헤서웨이가 너무 좋았습니다. 연기도 물론 대단하지만 노래까지 그렇게 잘하는줄 미처 몰랐어요. 마지막의 시민군의 노래까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때는 박수를 치고 싶었어요.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고 위로받았다고 하시던데 제게도 그런 영화였어요. 오랜만에 가슴 벅차게 하는 영화를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네요.

        • 본문에서 에포닌 얘기 쓰는거 깜빡했네요ㅜㅜ. 영화 보면서 에포닌 역이 듀게의 사랑을 받을 만하다는 생각을 했더랬죠^^.
      • 에포닌도 진짜 좋았어요. 짝사랑에 혼자 괴로워하는 여인의 마음을 어찌나 절절하게 노래하던지...ㅠㅠ 사실 코제트와 마리우스는 너무 이상적인 한쌍이라 왠지 실감이 안 났어요-_-;.

        에포닌을 연기한 사만드 바크스라는 배우가 참 마음에 들더군요. 약간 라틴 계통같은데 연기 좋았어요.
    • 예쁜 거 좋아하는 고질병 때문에 펭귄판으로 보고 있어요. 번역 괜찮음.
      • 앗...그럼 저도 펭귄으로 할까요. 펭귄은 디자인도 좋지만 종이 촉감같은 미묘한 부분도 마음에 듭니다. 손으로 가만히 쓸어보면 느껴지는 결이 친근해요.
    • 교보문고에서 e-book으로 한글판영문판 세트 해서 9,900원에 할인판매하네요.
      출판사는 더클래식이고, 번역자는 누군지 안나와 있습니다.
      • 전 이북보다 종이책을 선호해서요. 그래도 정보 감사해요.
    • 참...테나르디에 부부 연기하는 사샤 바론 코헨과 헬레나 본햄 카터는 진짜 깨알같은 재미를 주더군요! 그들 덕에 이 심각한 영화에 적절한 경쾌함(경박함인가..;;)이 더해졌어요.
    • 저도 끝판왕이 펭귄이냐 민음사냐로 약간 고민중이었는데 미리보기로 비교해보고 일단 민음사 쪽에 손을 들어주기로 했어요. 번역자가 전설적인 <랑송 불문학사>의 정기수 할아버지라서 그런 것도 있고..
      • 문체가 좀 옛스럽진 않던가요?
        • 예 뭐 문체는 위고 본인부터 장황한지라.. 이형식씨 번역은 좀 딱딱한 직역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개인적으로 저는 할아버지들 문체도 괜찮아요 ㅎㅎ
    • 시민군의 저항 에피소드가 지루하셨으면 완역본이 지루하실 수도 있어요
      • 그...그럴까요. 하긴 몇년 전에 동서문화사 판으로 완역본을 2권까지 읽다가 지루한 감이 있어서 그만두었으니ㅜㅜ그래도 이번에는 꼭 끝까지 완주해보려고요!
    • 저는 민음사 판은 안 읽어서 비교할 수 없지만, 펭귄판으로 읽은 건 후회하고 있습니다. 주석이 책 뒷쪽에 몰려 있는 펭귄클래식 판형과 해당 번역자가 최악의 궁합인 것 같아요. 번역자가 불가피한 고유명사나 은어들 뿐만 아니라 번역하기 애매하거나 중의적인 단어들을 모조리 불어 발음으로 옮겨놓고 뜻은 주석으로 달아놔서 읽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한국어로 번역해놓고 추가적인 의미나 불어 어원을 주석으로 달았으면 최소한 본문을 읽으면서 문장의 뜻은 통했을텐데, 불어의 음가만 그대로 따온 단어들이 한 문단 안에도 너댓개씩 연달아 나오면 이건 읽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책 읽으면서 성격 버릴 뻔 했어요. 주석 왔다 갔다 하느라 뒷쪽 껌제본은 거의 뜯어지기 직전이고. 아오, 쓰다보니 또 화나네. 아무튼 개인적으로 저는 펭귄판 비추입니다.
      • 펭귄판은 주석 처리가 나쁘더라고요.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 읽을 때도 그것 때문에 불편했어요.
        아...펭귄판을 고르려던 마음이 흔들리네요. 돈을 좀 더 주고 민음사판을 고를까요.
        • 두 도시는 축에도 못 들어요! 두 도시 읽을 때는 좀 불편하다, 정도였다면 레미제라블은 아오, 어쩌라고!!!!! 거든요. 단순히 펭귄 클래식 판형의 문제나 번역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번역 태도의 문제입니다. 바쁘게 주석 들추며 읽다가 어느 순간, 난 이 단어의 불어 발음이 궁금한 게 아니라고! 하고 폭발하는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나사의 회전처럼 참혹한 지경의 번역이 아니라면 보통 '껌제본은 민음사가 진리지, 암' 하고 민음사를 택하는데 레미즈는 펭귄판이 너무 예뻐서 외도한 거였거든요. 예뻐서 택한 걸 비웃기라도 하듯 뒷장 너덜너덜해진 책을 보면 지금도 속에서 천불이 납니다. 두 도시 읽을 때 불편하셨다면, 정신 건강을 위해 민음으로 가세요! 제가 직접 성격 버리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 너...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lonegunman님 댓글을 펭귄출판에서 보고 반성 및 각성 좀 하면 좋을 텐데요.
            • 쓰다보니까 진짜로 흥분했네요. 어디 가서 말할 데도 없었던 답답함을 여기서 풀고 갑니다. :/
              • 욕 안 하신 게 다행이죠. 펭귄판 레미제라블의 불편함은 정말 엄청나요.
                • 고맙습니다, 동지. 제가 성격파탄이라 이런가 했었어요. 불어 음가로 본문을 채우는 건 그렇다 쳐도, 서정시를 '노래' 서사시를 '긴 노래'로 번역해놓고 주석에 번역 업계의 각성을 촉구하는 부분에선 거의 해탈에 이르렀습니다. 업계와 싸울 것이지, 왜 그걸 독자에게 전가하나요. 노래, 긴 노래- 이래 놓으면 독자한테 뜻이 통하냐고요, 참.
                • 이 분 평소에 성경읽으면서도 고유명사 표기에 불만있던 걸 그대로 본문과 주석에도 꿋꿋하게 옮겨놓으셨더라고요.
                  • 왠지 갑자기 펭귄판의 주석들을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어느 정도길래 이렇게 성토의 대상이 되는 걸까요.
    • 제가 읽은 범우사판은 아예 선택지에 없네요ㅜㅜㅜ
      • 제가 범우사에서 낸 책들을 별로 즐겁게 읽은 기억이 없어서요ㅜㅜ.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신화>하고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읽어봤는데, 편집이나 번역이 제 취향이 아니더라고요. 그치만 이건 취향의 문제이니 너무 섭섭해 하시진 마세요^^.
    • 저는 민음사 판으로 아주 잘 읽고 있어요. 근데 민음사 문고판 두꺼운 경우는 읽기가 좀 불편한 것 같아요 ㅠ.ㅠ..
      한권에 12000원이라 5권 전부다하면 6만원 크흑... 그래도 너무너무너무 재밌어요. 번역 문장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원어로 볼 수 있으면 기절할 것만 같아요.
      판화일러스트가 없어서, 일러스트는 따로 동서문화사 것으로 빌려서 보고 있습니다!
      • 동서문화사 판본에 실려 있는 삽화 저도 좋아해요. 귀스타브 도레가 그린 걸까 하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는데 검색해보니 에밀 비야르 작품이네요.
        사실 삽화 때문에 동서문화사 판본에 끌리기도 했는데, 이 출판사가 번역 질이나 편집 상태가 좋지 않은 걸로 악명이 높아서 후보에서 제외했어요. 역시 사람이든 회사든 평소 신뢰를 잘 쌓아야해용...;;
        이 댓글 쓰다보니 최종 선택은 민음사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번역 문장이 아름답다니 기대가 많이 되는군요.
    • 더클래식은 번역자가 베스트트랜스라는 기기묘묘한 이름입니다. 즉 어느 번역자가 이름을 걸고 번역한게 아니라 베스트트랜스라는 집단의 번역입니다. 또 영어판본을 같이 주는 걸로 알고 있는데 빅토르 위고는 프랑스 작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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