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사견 바낭) 요리에 대하여

글 붙여오기가 될려나 모르겠네요.. 쓰다 보니 쓸데없이 길어져서. 

등업신청하고 바로 대선정국에 휘말려.. 편안한 글을 올리기가 어려웠어요.

이 게시판 자체가 아직은 무섭기도 하고.하하하.  




말하자면, 저는 아이들(학생들)에게 요리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요리라 함은 재료손질에서 부터 조리, 그리고 조리후의 설겆이, 싱크대 주변의 물기까지 말끔히 닦아내는 과정을 말합니다. 행주를 빨고 삶아 햇볕에 널어 놓으면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겠죠.

 

일년에, 한 두 번 형식적으로, 샌드위치, 김밥 따위나 만드는 정도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가르쳐, 대학을 갈 때 쯤에는 밥과 국, 찌개, 반찬류를 어느 정도는 만들 줄 아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학생 뿐 아니라, '특히 남학생들'에게 이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이겠습니다. 

 

요즘은 학교마다 급식 때문에 조리시설도 되어 있겠다.. 아예 아이들이 학급별로 돌아가며 점심 급식을 맡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적어도 자기들이 먹은 식판 정도는 자신들이 씻는 것도 가르쳐야 한다고 봅니다.) 망치면 망치는 대로 성공하면 성공하는 대로 배울 것이 있겠지요. 그 중 몇몇은 또 요리에서 자기의 재능과 나아갈 길을 찾을 수도 있을 것 아닙니까. 뭐, 이거야.. 반 농담삼아 하는 이야기고. 

 

(그나저나 혼자 생각에, 아침에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건강과 두뇌회전을 위해서라도, 간단하게라도 급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로 경기도였나 대전이었나.. 일부 학교들에서는 아침급식을 실시하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좋은 현상입니다.) 

 

조카들(두 집의 네 녀석 모두 사내애들)에게 (저는 미혼이고 사실 결혼생각도 없습니다.) 어릴 때 부터 가끔 김밥부터 시작해서 피자만들기를 같이 하거나, 이런 저런 요리를 해 주었더니 녀석들이 이젠 지들끼리 소스만 있으면 비빔냉면도 만들어 먹고, 엄마 없을 때 이런 저런 요리를 하겠다고 전화로 엄마에게 미주알 고주알 묻는 둥 한다더군요. 심지어 살짝 괴짜인 둘째 녀석은 엄마 없을 때 당장 파김치를 만들어 보고 싶은데 냉장고에 쪽파가 없다고 엄마에게 대파로 만들면 안되겠냐고....... :- ) 

 

 

 

제가 왜 이런 생각(아이들에게 요리교육)을 하게 됐는가 하면, 개인적으로 저는 요리를 할 줄 알게 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사춘기 이후 내내 따라 다니던, 바로 그,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이란 것이 떨어져 나갔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은 100% 제 주관적인 사견일 뿐이고, 딱히 요리가 아니라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와 성숙..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것이,  적어도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비록 레시피를 참조하면서 이지만, 어쨌든,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되면서 생긴 아주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이 곳'을 떠나 '저 곳', 아니 '그 어떤 곳'에 가서도, 적어도, 내가 먹고 싶은 것은 거의 모두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자신감. 외국에 가서도 비슷한 재료들로 얼마든지 해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반대로, 생각하며 둘러 보면, 밥 할줄도 모르고, 할 줄 알아도 습관이 안되서 마냥 귀찮다 어쩌다 하는 핑계로, 어머니나 밥 차려줄 누군가가 없을 때, 기껏 라면이나 주문메뉴로 끼니를 때우고, 심지어 라면 끓여 먹은 것조차 설겆이 못 하고, 안 하고, 개수대에 탑쌓기 놀이하며, 곰팡이가 피도록 지내는 사람들.. 특히 남자애들(애 어른 할 것 없이 그런 사람들 많죠)을 보면 한심한 것을 넘어서 '이런 상태'의 삶이 그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는 않으리라 확신하게 됩니다.

 

'그걸 왜 내가 해?'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남이 차려주는 밥상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뭐.. 심한 말은 줄이고.. 그럼 너는 얼마나 요리를 잘하느냐..? 라고 물으신다면 저도 뭐 딱히 프로패셔널하게 잘 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요리를 정식이든 약식이든 어디서 배워 본 적은 없고, 그저 하나 둘 해보면서, 익히 깜냥일 뿐입니다. 철저히 사먹는 밥이 허전하고 지겨워서 익히기 시작한 생계, 생존형 요리라고나 할까요.

 

한 때 베스트셀러였던 '나물이의 요리책'을 보면서 하나 둘 해보기 시작했고, EBS에서 하는 요리프로를 그나마 볼 수 있을 때면(주말에 일주일치를 한 번에 연달아 보여주기도 하더군요) 눈 여겨 봤다는 것, 이런 저런 요리 프로나 맛집 소개 프로(오죽 많습니까)를 보면서 하나 둘 메모를 해 보고, 가독성 높은 요리책(나물이의 요리책은, 완성요리컷만 덜렁 있고 그야말로 요리를 글로 배웠어요 하는 수준의 설명글만 있던 기존 요리책과는 정말 차별화 되는 혁신이었다고 생각합니다.)을 몇 권 사본 것, 그리고 월마다 나오는 손바닥 만한 크기의 요리잡지를 한 일 년 매달 사보다가 이후 정기구독도 일 년 하게 된.. 그 정도의 시간과 꾸준한 지속으로 얻어진 결과 정도 입니다. 

 

아직도 이름도 낯선 서양 요리나,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는 본격 요리는 잘 엄두도 안날 뿐더러(하고 나면 진이 빠지거든요. 들인 공만큼의 만족도도 그냥 그렇고..), 워낙에 기본적인 우리 반찬들을 좋아하는 지라 딱 제가 먹고 싶은 가정식 요리들만 주로 하는 편입니다. 

 

간단한 밑반찬들과 겉절이류들, 나물무침, 생선조림, 다양한 닭요리들(닭가슴살텐더부터 시작해 삼계탕, 찜닭, 동대문식 닭한마리까지)과 고기류(사실 불판에 생고기 굽는 거야 뭐 요리라긴.. 직접 양념 재워서 하는 정도는 되어야겠죠. 불고기, 떡갈비류와 만두나 완자, 미트볼, 꼬치구이 등등). 튀김과 전들. 이상하게 어머니들이 좋아하는 잡채. 이 정도면 뭐 대충 다른 요리들까지 해 볼 엄두가 나더군요. 이를 테면 곤드레나물 직접 사다가 강원도에서 먹었던 곤드레밥을 해 봤더니 제법!..  온 가족이 강원도 안가고 한 솥을 슥삭. 

 

물론 남에게 돈 받고 팔 정도는 당연 아니고 그저 한가한 휴일에 식구들이 모였는데 뭔가 별식은 생각나지만 딱히 온가족 외식까지는 번거롭다 싶을 때... 이런 저런 요리를 해서 즐기는 정도.  

 

깊고 넓은 요리의 세계에 대해 그저 기본 밥상 정도 차릴 줄 아는 실력으로 무슨 요리 요리 하고 있느냐 하실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그렇게 하나 둘 나물 무쳐보고, 이런 저런 국 끓여 보고, 겉절이도 해 보고 하는 사이 이제는 재료만 있으면 이건 어떤 조리법이 어울리겠고, 어떤 양념들을 쓰면 되겠구나 감이 잡히더군요. (물론 생전 처음 해 보는 요리나, 자세한 양념비율이나 필수 부재료들은 레시피를 찾아 보고 참고합니다.) 

 

시금치 하나만 놓고도 데치고 물기 짜서 소금이나 간장, 마늘, 참기름 정도로 담백하게 무치는 기본적 무침과 

고추장, 설탕 조금 넣어서 매콤달콤하게 무치는 법. 기름에 살짝 볶아 먹어도 좋고, 샐러드 소스에 생으로 먹어도 좋다는 정도. 

 

제철의 섬초나 포항초는 맛이 더 좋으며, 

시금치를 부재료로 쓸 때는 주요리의 성격에 따라 뿌리채 잘라내 낱장으로 조리 하는 것과, 뿌리 부근의 영양소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뿌리를 열십자로 자르고 흙만 깨끗이 씻어내 뿌리 부분을 살려 요리하는 것이 좋을 때도 있다는 정도.

 

칼도 이것 저것 써보니 마트에서 파는 모양 좋고 칼라풀한 칼들 보다도, 도루코니 헨켈이니 하는 유명 브랜드보다도.. 어머니들이 왜 묵직한 칼을 선호하는지도 알겠더군요. 기타 이어지는 이런 저런 조리도구들과 그릇들의 세계... 네.. 저는 어느 새 마트에서 자동차용품 코너나 스포츠용품 코너 보다는 주방용품 코너에서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습니다.ㅠ.ㅠ 

 

뭐.. 이런 이야기들은 그저 모두 재미삼아 하는 이야기구요.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요리를 하게 되면서, 그리고 할 줄 알게 되면서 정말로 막연한 불안감 같은 것이 없어졌고, 심하게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에라 맛있는 거나 해먹자. 하고 씩씩하게 장 봐와서 맥주 한 캔 마시면서 음악 틀어 놓고 이런 저런 요리 하다보면... 현실의 삶이 던져 놓는 짙은 그림자 따위, 스멀스멀 도망치더라구요. 

 

그렇게 생각하고 둘러보면 주위에 짜증이 심하고 웃을 줄 모르는 사람들 보면 대부분(물론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요리를 할 줄 모르거나 즐기지 않는 사람들인 것 같더군요. 

 

또, 혼자 생각해 보건데, 오래된 맛집의 할머니나 주인아주머니들 보면, 피곤할 텐데도 피곤한 줄 모르고 여유있게 손님을 대하고(인정이라고 하지만), 하는 모습을 종종 보는데요. 그 바탕은 일종의 '자신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맛집이니 대박이 났을 거고 돈을 충분히 벌었으니 그런 것 아니겠느냐 하실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에는 그 이전에 손맛이든, 자신만의 비법이든, 어쨌든 '음식을 맛있게 만들어 나눌 줄' 아는 사람의 즐거움과 여유 같은 것이 있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아내나 어머니가 집이라도 비우면 한숨 쉬며 라면물부터 올리거나, 냉장고의 차가운 반찬들 대충 꺼내 놓고..  뎁혀 먹을줄도 모르고.. 더 나아가 냉장고 속의 반찬통들이 제 손으로 문열고 나와 식탁에 삼렬종대로 모여주길 바란다는... 남자들. 뭐.. 그래도 그게 좋다면 어쩔 수 없는거고, 적어도 아이들에게는 그런 한심함을 물려주지 않았으면.. 더 나아가 그 아이들도 느끼게 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으시다면.... 

 

 

저는, 요리를 할 줄 알게 만들라고. 말 하고 싶었습니다. 이상~  

 

쓸데없이 길어진 사담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사족 - 제 MSG는 다른 의미입니다. MSG는 사지도 드시지도 사용하지도 마세요;  뭐 저도 가끔 라면 즐기긴 하지만..

    • 보이시나요? 붙여넣기 했더니 글 색깔이..; 색깔 조정하고 나니 글씨체가 또 이상하네요;;
    • 보여요. 요리를 가르쳐야 하는지와는 별개로, 요리가 힐링에 좋다는 것엔 동감입니다. 몹시 게을러서 요리를 가급적 하지 않으려 하지만 아주 우울할 땐 요리를 하면 마음이 가라앉고 포근해져요. 베이킹도 그렇고 손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건 참 소중한 거 같아요.
      • 네. 마음이 안정되는 면이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 글을 읽으면서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었는데 닉네임이 MSG라서 빵터졌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사족에 그 뜻이 아니라고 말씀해주시긴 했지만요
      급식을 자기 손으로 만드는거 좋은 아이디어인거 같아요. 우리집 남자들은 아무도 부엌데기일을 안하려고 듭니다
      • ㅎㅎㅎ 사족 달길 잘했군요. 부엌이 가장 중요한 곳인데 부엌데기 취급을 받으시면 안되죠. 국자들고 지휘하세요!
    • 엄청 동감합니다. 밥 안 먹고는 살 수가 없는데, 어찌 그걸 배우지 않을까요? 다만 실습실이 좀 문제겠지요
      • 처음 집을 떠나 맞딱드리게 되는 문제가 먹는 문제 같아요. 잘은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요리를 할 줄 안다면 아이들이 불안감 없이(혹은 적게) 새 생활에 적응해 나갈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말은 학교교육으로 이야기했지만 그건 현실적으로 더 어렵고 각 가정의 주방이 실습실이 되어야겠죠.
    • 맞아요 요즘 대안학교들 보면 요리 수업도 있고 교실수업 땐 밥 먹고 설거지는 각자 하는 것까지 하고 여행 가면 만들어 먹게 하고 그러더라고요.
      • 가족단위 캠핑이 유행인데 그 곳도 좋은 현장이 되겠네요. 전 정작 여행 때는 맛집 찾아 다니는 재미에 캠핑은 싫어라 한답니다.
    • 좋은 글 감사해요 요리나 한번 배워봐야겠군요 ^^;
      • 넵. 새로운 신세계가..... ㅎ
    • 잘 읽었습니다. 자취 생활을 벗어난 이후 손 땠던 요리에 다시 관심가지게 되는군요. 저도 그때 나물이네 밥상을 정독 재독하곤 했어요. msg는 마이클 쉥커 그룹인가요? 예전에 농담삼아 그렇게 일컬었는데...
      • 오 나물이네 밥상 읽으셨군요. 반갑네요. 쉽게 따라할 수 있더라구요. MSG는 그 의미는 아니구요. 하하.
    • 오랜만에 읽는 따뜻한 글이네요. 곧 집을 옮겨야하는데 다음 집은 부엌이 조금이라도 넓은 곳으로 가야겠어요. 지금 사는 집은 싱크대가 너무 좁아서 요리할 공간도 없거든요. 부엌에 창문이 달려있으면 더 좋을텐데... 그런 집(원룸)이 구해지려나...
      • 부엌에 창문 있는 집 꼭 구하시기 바래요. 창틀에 조그만 허브 화분 올려놔도 좋구요. 저는 당근밑동이나 무 밑동도 물접시에 올려놓곤 해요. 그러면 잠시라도 파릇한 싹이 자라나는 것이 보기 좋더군요. 싹이 난 감자나 고구마도 키우면 아주 재미있구요. 미나리도 뿌리 조금 남아 있는 걸 구했을 때 밑동을 물에 담가두면 자라나 한 두번 더 쓸수도 있구요.
    • 몰입할 거리, 특히 생산적인 일을 하다 보면 마음이 가라앉더군요.
      기본 생활에 필요한 기능은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쳐 내보냈으면 하는 점에도 동감하고요. 전 딱 거기까지.
      • 네. 딱 거기까지라도 공감해주시니 감사하죠. 맞습니다. 기본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라도 제대로.
    • mobile suit gundam? 나물이네 밥상 한번 사서 봐야겠네요. 등업 축하드립니다. 듀게엔 이런 좋은 글이 많아서 좋아요.
      • 감사합니다. 정식으로 인사를 안드려서 그런지 등업축하는 처음 받아보는 것 같네요.
        좋은 글...로 봐 주셔서 또 감사하구요.
      • ㅎㅎ 감사합니다. 그러나 땡 ㅋ
    • 나물이네 밥상은 레시피 쉽고 분량도 한두명 정도로 적당한데, 제 입맛에는 간이 좀 세다는 느낌이었어요.
      (사실 분들 참고하시라고;)
      홈피에 소개된 약식 만들기는 저희집에서 두고두고 잘 우려먹고 있지요.
      • 저도 나물이네 홈피 보고 요리하는데 좀 달다고 느껴요.
      • 네 인스턴트는 말할 것도 없고 식당에서 사먹는 음식들이 거의 모두 간이 세더군요. 점점 일반대중의 맛이 자극적인 맛을 찾게 되니.
        만들어 먹는 음식의 최대강점이 자기 입맛에 최대한 맞출 수 있다는 것이죠.
        김치와 장류가 있으니 저는 다른 반찬들은 최대한 싱겁다는 느낌이 없을 정도로만 간을 합니다.
    • 좋은글 이네요 저도 님이랑 생각이비슷해요ㅎㅎ
      • 감사합니다. 알갱이무침은.. 뭘까요? :-)
    • 닉과 제목의 기이한 괴리감.

      제이미 올리버의 학교급식 프로젝트가 그런 취지였죠. TED 강의 올려봅니다.

      • 우와.. 잘 봤습니다. 저는 정서적인 면에서 접근했는데 역시 요리사라 그런지 건강의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보여주는군요. 인스턴트와 감미제품을 먹지 말라고만 할 게 아니라 그들이 직접 요리를 할 수 있게 하라.. 중요한 문제네요.
    • 저는 요리를 워낙 주먹구구식으로 배웠..다기 보다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다보니, 가정식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음식은 어렵더군요.
      대신 국적불명의 창작요리는 좀 하는 편이고, 제법 호응도 있습니다.
      요리를 하기 시작하면서, 어린시절 먹던 할머니의 음식을 다시 못먹고, 흉내도 못내게 되었다는 사실이 슬프더군요. 미리 좀 배워둘껄....
      • 아유..저도 엉터리랍니다. 그래도 뭐 자신이 맛있으면 되죠. 국적불명의 창작요리, 아무나 하는 거 아닌 거 같아요. 것도 감이 있으신거죠.

        맞아요. 나이들면서 어릴 때 먹었던 음식.. 자꾸 생각나더라구요. 시간은 역시 돌이킬 수 없으니, 마음만 더 짙어가는 듯 합니다.
    • 식탐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요리를 어려서부터 배운 케이스 1인입니다ㅎㅎ 글 내용에 동감해요. 냉장고에 남은 재료들만 가지고도 한끼 식사 뚝딱 만들다보면 자신감이 상승합니다
      • 맞아요. 남은 재료만으로 한 끼 식사 뚝딱 만들때의 즐거움과 뿌듯함.
    • 요리 싫어해서 막 반발하고 싶어 읽다보니 어째 글이 재미있네요 ㅎㅎ 짜증 많고 웃지 않는..에서 뜨끔 ㅋ

      근데 기본적으로 식, 먹는 데 관심이 좀 있어야 요리도 기쁨이 되고 힐링이 되고 할 거 같은데 대체적으로 크게 관심 없는 저 같은 사람한텐 암만 해도 그저 그렇고 재미가 없네요;
      • 혼자 해먹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만 살 수 있다면 뭐..못해도 상관 없겠지요.^^ 먹는 즐거움만도. 설마 그것까지 없으시진..
        • 그게..그럴수가 없는 상황 ㅋ 전 주부랍니..

          뭐 이젠 수년차라 삼시세끼 뚝딱뚝딱 잘도 차려냅니다만..그 먹는 즐거움 자체가 원래부터 별로 크지 않던 사람이라 그런지 여전히 차려내는 건 귀찮고 오히려 설거지는 시원함이;

          앞으로도 당분간은 지긋지긋하게 할거 같은데 저도 언젠간 즐거울 날이 좀 왔음 싶네요..
    •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파시티브한 기운이 넘실대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 조근조근 이야기해주는 글 참 좋아요.

      가스레인지는 냄비 거치대일 뿐이고 유일하게 사용하는 조리도구는 전자렌지 뿐인 저인데도 끄덕끄덕하면서 읽었어요. ㅎㅎ
      • 와.. 감사합니다. 저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 잘 읽었습니다. 동감됩니다.
    • 왜 남학생들이 구태여 더 배워야되는지도 설명해주실래요.
      • 제가 쓴건 아니니까... 할줄 몰라서->타인이 해주길 바란다->타인이해준다->계속할줄 모른다 의 테크에 남자들이 더 많이 적용되어서랄까요 ?



        예전에 <가정>교육에 요리 과정이 있긴 했으나 그야말로 요식행위였던 것 같아요.

        한식 조리사 자격증처럼 수란을 해야 100점,무 채를 잘 썰어야 하는 식이 아니라, 자기가 만든 음식 먹을 수 있으면 패스 못먹으면 논패스(야;) 정도면 재밌겠네요
      • 아 간단합니다. 남학생이 더 배워야 한다가 아니라 남학생들도 여학생 혹은 여성들과 똑같이 배워야 한다는 말이었어요. 여성들은 아무래도 이후 요리를 접하고 독립이든 결혼 후 직접 해야 하는 상황이 되지만 남자들은 딱히 요리에 취미가 없는 한 그런 사람(밥 차려주는 사람)있다는 이유로 안하게 되잖아요. 결국 아내가 곰국 끓여놓고 여행가면... 하는 나이가 되어서도 자기밥 하나 챙겨 먹기 힘들어 하는 분 많잖아요. 뭐 닥치면 다 한다 지만 그래도 미리 배우고 할 줄 알면 나쁠 건 없으니까요.
        • 아. 네 답변감사합니다.
    • 자야할 시간이라 다른 거 하다가 한번 다시 열어봤는데... 이렇게 많은 댓글이 달릴 줄 몰랐어요. 일일이 대댓글 달지 못해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어쩌다 보니 퀴즈가 되었는데 아직 정답은 안나왔네요. MSG. ㅎㅎ
    • MSG는 문성근... (MSG가 없는 라면 뉴우면!) 은 아닐 테고. ^^;
      저도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이 공감하구요. 덧붙여서 자기가 해서 남을 먹여 봐야 식사 매너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는 꼰대스런 사족을...
      (밥 차려놨는데 얼른 안 나오고 나오다가 화장실가고 하는 거 정말 싫어요!!! 엉엉엉)
      • 네 식사매너. 차려준 사람의 정성을 생각하는.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라별로 지역별로 식사예절이 있긴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저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 가장 큰 매너라고 생각합니다. 포크 나이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 MSG = 못생긴. 죄송;
      요리는 잘 못하지만, 혼자 살면서 밥을 해먹다보니 재료 하나하나 맛에 더 애착이 가는 건 있더라고요.
      요리 뿐만 아니라 가사라는 게 그 가치를 깨닫고 낭비를 줄이기위해서라도 구성원 모두가 해야하는 건 맞다고 생각해요.
      • 네, 구성원 모두가.. 공감합니다.
    • 그래도 아침 급식은 반대입니다. 저건사실 회사에서 아침 준다는 소리랑 똑같아요. 더 빨리 나오라는 말이거든요. 아니 영양이고 공부고 나발이고 애기들을 잠을 재워야지 아침 급식까지 해멕이며 잠을 안 재우다니..못된것들... 다 노인네들이 아침잠이 없어지니까 어린애들이 아침에 단잠 자는 꼴을 못 봐서 저럽니다(흥분)
      • 아침밥도 못챙겨먹고 종일 시달려야하는 아이들 생각해서 하는 이야기인데 의도나 취지를 곡해하신것 같네요 ㅡ 아이들 잠도 충분히 자고 먹을 것 제때에 잘 챙겨먹는 세상이라면 더 바랄게 없겠죠
    • 우왕 좋은글 입니다. 요리라든지, 크레프트라든지 손으로 하는 무언가는 정말 힐링효과가 있는거 같아요. 저도 요리 정말 못하는데 해봐야지 해봐야지 생각만하고 있었거든요. 이 글 덕분에 이번 주말엔 꼭 해보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사실 요령이 생기기 전까진 아무래도 좀 시간여유가 있어야 되긴 하더군요. 주말에 꼭 맛있는 것 해 드시기 바랍니다.
    • 자기 입맛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는 게 직접 해 먹는 요리의 장점인 거 같아요. 멸치볶음에 막 멸치보다 아몬드가 더 많게 듬뿍듬뿍 넣어요 헤헤. 혼자 먹을 밥을 꾸준히 한다는 게 참 보통일이 아닌데 한 8개월 한 거 같아요. 스스로 대견해 해요. 우쭐~
      • 맞아요. 저는 어묵이 좋아서 떡볶이 만들 때는 떡보다 어묵을 더 많이 넣죠.ㅎ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2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89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6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3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7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1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4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4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0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3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