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잡담: 영국 브랜드 수퍼드라이, 퐁듀, 여성의 목소리와 남성의 목소리

이번주는 눈깜짝할 사이에 금요일이 왔군요.


- 동네친구분과 와인을 마시면서 퐁듀를 먹었습니다. 소박하지만 제 인생에서 최초의 퐁듀. 맛있었어요, 냠냠.


- 블로그에 "Superdry." 일본어로 "극도건조(해라)" 이렇게 된 로고의 캐주얼 브랜드는 사실 영국 브랜드임, 이렇게 썼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조용한 블로그라 댓글 8개 정도면 폭발적인 거죠. 'ㅅ'


- 저는 여성과 관련된 보도나 기타 내러티브에서 어떤 식으로든 어리고 세상물정 모르는 여성으로 타자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지 않나 하는 음모이론을 믿습니다. 예컨대, "여대생"이나 "20대초반 여자"나 "신혼의 20대 여성" 뭐 등등등. 남성이라면 적어도 기사 표제에선 성별도 나이도 안나왔을 상황에서 굳이 여성임을 강조하는 거요. 요즘 미국 경제 위기를 역사적으로 접근한 책 한권을 틈나는대로 오디오북으로 듣고 있어요. 지금까지 커버된 부분이 패니 매와 주택론의 증권화, 정부의 암묵적인 보증, 신용 평가기관의 변모 등등인데, 의외로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같은 저자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을 정도. 그런데 이 저자는요 포브스지 기자를 하다가 지금은 무려 배너티 페어 편집자로 있는 미모의 여성입니다. 근데 오디오북은 남자가 읽어요. 보통 저자의 성별에 따라 오디오북 나레이터의 성별도 결정되지 않던가요?

    • 와인과 퐁듀... 아름다운 금요일이셨겠네요. 부럽습니다!
      여쭤봐도 되나 모르겠는데.. 영미권에서도 여대생, 여교사, 여제자, 여검사 이런 관용표현들이 있나요?
    • superdry 첨 봤을땐 아사히 맥주에서 나눠 준 무슨 사은품 같은 건 줄 알았어요.
      이 곳의 아름다운 날씨때문에 방수되는 자켓을 사람들이 진짜 많이 입긴하는데 가끔 말도 안되는 일본어들 때문에 좀 웃기더라고용
    • 작은가방/ 아직 금요일 오전이에용 여기는. 'ㅅ' 여기서도 여성이 드문 직업에서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연루되면 female이라고 붙이는 것 같습니다.
      저 오디오북 건은 좀 다른 얘기지만, 금융 얘기는 여자 나레이터가 읽어주면 안되나? 하고 의아하더라고요.
      빛나는/ 그 방수 자켓 뉴욕에서도 많이들 입더라고요. 최근에 매장도 꽤 보이고요. 귀여워보이던데 말씀대로 일본어가 좀 웃겨서... 아 저도 수퍼드라이 하면 당연히 맥주 생각이 먼저 나요.
      • 시작부터 아름다운 날이군요. ㅋㅋ 그렇군요. 문득 생각이 나는데 요리사는 아직 여자요리사 이런 얘긴 못 들어본 것 같네요. 실제 쉐프라 불리는 직종은 남자 비율이 더 높은 것 같은데 말이죠. 답변 감사합니다!!
        • 제가 있는 업계가 윗쪽으로 올라갈수록 특히 남초가 심해서 미국이라도 가방님 언급하신 그런 현상이 꽤 있습니다. 업계 가십 블로그에서 여자가 술마시고 깽판친 사건 커버리지 같은 걸 찾으려고 했는데 (넵 이런 게 꽤 있어요'ㅅ';;) 금방 찾아지지가 않네요.
      • 몇 주전 각종 헤드라인을 달구었던 south korea's first 'female' president 생각나네요...
    • 일본어까지 써놓고 영국 브랜드였던겁니까..?
      • 저는 검색해서 영국브랜드라는 걸 알기 전에도 저게 일본 브랜드면 오히려 일본색을 감추지 로고에 일본어 문장(그것도 희한한 거!)을 쓰지 않을텐데 싶었거든요. <- 의심 많은 성격 'ㅁ'
    • 극도건조 (하시오) 이거 너무 어색해서 전 입기 싫어요...

      뭐랄까 한글로 치면 '매우당하(는?)' 이런 식의 어색한 느낌...

      중국이나 다른 아시아권에서 한국과자인 척 파는 현지과자의

      이상한 한국어 같은...
      • ...하시오보다도 더 거친 느낌의, 반말이죠. 저도 처음엔 어 저게 뭐야 이상함 했는데 자꾸 보니까 익숙해지는 게 무서워요. '-';
        • しなさい 아니었나요? 그럼 하시오. 내지는 하도록 해요. 정도로 강한 표현 까지는 아닌데요.
          • 명령문 중에선 그나마 정중한 표현에 들어가려나요? 근데 저는 어감이, 주로 부모나 교사가 애들한테/ 학생한테 명령할 때 쓰는 표현이라 그런지 좀 강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명령이라;;;
    • "저는 여성과 관련된 보도나 기타 내러티브에서 어떤 식으로든 어리고 세상물정 모르는 여성으로 타자화하려는 움직임이 있지 않나" 저는 국정원 직원 농성건 보도에서 이 점을 읽었습니다.
      • 그 사건은 자세히는 모르지만 국정원 직원이면 직원이지 매번 여직원이라고 할 필요가 뭐가 있나 싶었어요, 저도. 똑같이 시험보고 들어가서, 똑같은 일 하는 "직원"아닌가요?
    • 저도 기사든 게시물이든 '여' 자가 들어가는 것 매우 거슬려요. 꼭 들어가야 하는 게 아닌데도 굳이 붙이는 경우는 이미 편견을 가지고 말을 하는 거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 네, 일단 "남"을 안붙이는 자리에 굳이 "여"를 붙이는 건 여성이 그 위치에 있는 게 뭔가 비정상적이고 특이한 현상인건가 하는 심술궂은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 관심 있으신 분이 있을까 싶어서 굳이 안 적었는데 원하신다면!
        http://www.amazon.com/All-Devils-Are-Here-Financial/dp/1591843634
        "모든 악마는 여기에 있다: 금융 위기의 숨겨진 역사"입니다. 책 제목은 셰익스피어의 Tempest 중에서 "지옥은 텅 비었고 모든 악마는 여기에..."하는 구절에서 따왔다고 해요.
    • 제가 예를 든 케이스는 좀 애매하긴 합니다만 (남성 공저자도 있더라고요 그 책에), 예컨대 칙릿을 남자 성우가 읽는 건 들어본 적도 없고, 사회과학 분야는 남성 저자의 경우 하나같이 남자 성우더라고요 -- 적어도 제가 들어본 오디오북의 경우에는요. 예로드신 1Q84도 화자의 성별에 따라 성우를 쓴 게 아닌가 싶고요.
      개인적으론 저자가 직접 읽는 걸 좋아해요. 별로 가능할 것 같진 않지만 칙릿을 남자 성우가 읽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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