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걸스' 보았어요.

믿고보는 HBO.. 


레나 던햄이라는 어린 작가, 감독, 주연배우의 작품이라고 얼핏 들었는데요. (88년생이라던가요..)


처음엔 '20대 초반 버전의 섹스앤더시티'라고 시큰둥하게 보다가 에피소드 7~8 넘어갈때 상당히 빠져들었어요. 

일단 섹스앤더시티를 재미있게 보지 못했던 터라 뉴요커 여자들 얘기에 별 기대가 없었고

어린 아이들(20대 초중반이지만..)이 나와서 자존감과 연애와 섹스 이야기를 할 때도 괜히 기분이 뭐랄까요

꼰대처럼..ㅉㅉㅉ 이런 느낌이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또 스스로 기분이 나빠지고요. 


특히 영국식 영어 발음의 유러피안 '제사'가 극중에서 사만다와 캐리를 합쳐놓은 것같은 행각을 보여줄때

그 캐릭터가 매력적이라고 순순히 생각하게 되질 않는... 더더욱 꼰대같은 기분이 되었던 것같아요.


그런데 후반으로 가니 그저 캐릭터를 만들어놓고 벌려놓은 것 뿐만은 아닌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주인공인 한나만해도 남자친구와 전혀 다른 국면을 맞게 되는데 

사실 재미있게 보게 된 부분은 그것인것 같아요. 단순히 자존감 낮은 여자의 망한 연애이야기가 아니라, 

순수하고 몰입적인 사랑 이야기가 시작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을 때?


캐릭터의 입체성이 이야기를 전환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재미있어요. 

한나는 사실 남자친구를 '아름다운 미스터리'로 여기고 있었고, 그래서 그가 종잡을 수 없는 사이코처럼 보였거나 행동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처럼.

뭐랄까 저는 그런게 좋더라구요. 캐릭터는 여전히 부담스럽게 강하고 과장된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그의 약점이거나 어떤 상황적인 한계 때문이었다 라는것은

마치 인간을 꽤 깊이있게, 입체적으로 보게 된것같은 느낌을 주잖아요. 

드라마가 줄만한 재미인것 같아요. 


레나 던햄은 '자신의 세대를 대표하는 목소리'라나, 이렇게 불리기도 하는것 같던데,

드라마 초반에 주인공 한나가 부모님으로부터 재정적 지원 중단을 선고받는 장면에서 

'내가 외동인데, 글쓰는 게 내 꿈이고 난 직업도 없는데' 라며 돈을 더 줄수 없냐고 징징대는 나약한 장면같은 것이 

지독한 불황과 청년들의 불안감은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라는 생각도 들게 했어요. 

그래도 역시 저런 호칭?은 좀 우스워요. ㅎ  세대를 대표하든 시대를 대표하든, 

그런 표현은 결국 그럴 듯하게 포장되어서 팔리는 콘텐츠가 되는 과정하고는 어울리지 않는 거창함이 있으니까요.

 

정말 두서없는 글이군요.. 시즌 1까지 나왔고 모두 10개의 에피소드. 볼만해요. 추천드립니다.



    • 레나 던햄의 이름을 처음 들어본 건 그녀의 오바마 지지 영상(http://www.youtube.com/watch?v=o6G3nwhPuR4)이 화제가 되어서 뭐지? 하고 찾아보다였어요. '첫 투표'를 '첫 경험'에 비유하는 짧은 광고였는데 개인적으로는 좀 별로. 다만 글에서 적으신 것 처럼 던햄이 '자신의 세대를 대표하는 목소리'로 꼽히는 이유가 궁금해 그녀의 다른 작업물을 찾아보니 꽤 매력적이고 재치있는 친구 같더라고요. Girls 도 봐야지 생각만 하고 잊고 있었는데 nomen님 리뷰 보고 방금 트레일러를 다시 찾아봤어요. 시즌 2가 내년 방영 예정이던데 트레일러 참 신명나네요. 얼른 시즌1 정주행 해야지..
      • 와 참 전략적이고 똑똑하고 재미있는 여자군요. 찾아보신다니 반갑네요! 보고서 재미있는거 있으심 이야기해 주세요 ㅎㅎ
    • 혹시 어디서 다운받아 보셨나요? 찾아봤는데 자주 가는곳엔 없어서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2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89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6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3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7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1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4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4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0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3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