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안 읽어서 재미있게 봤던 영화 Anna Karenina와 올해 마지막 극장 매너 불평
다들 레 미제라블 얘기들을 하길래 저는 안나 카레니나를 봤습니다. 'ㅅ'
눈요기하기 좋아요. 옷과 장신구도 엄청 예쁘고 (근데 협찬때문에 시대에 안맞는 옷과 장신구를 하고 나왔다던데 사실인지 모르겠...) Keira Knightly씨의 미묘한 표정변화 연기도, 배경을 거대한 셋트로 처리한 것도 저는 참 좋았습니다. 근데 한가지 함정이 있습니다. 대하소설을 영화로 옮기는 데에는, 아니 어떤 문학작품이건 영화로 해석하는 데에는 비슷한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복잡한 이야기와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볼거리로 치환되는 과정이 그래요. 영화를 보면 주인공 안나는 굉장히 이기적인 캐릭터로 그려집니다. 아무리 키이라 나이틀리라도 뭐 저런 이기적인 여자가 다있나 하는 생각이 막 들어요. 책을 읽은 사람들은 분개하더군요. 그런 캐릭터가 아니라고.
마무리 극장 매너 불평. 작은 상영관에 저까지 총 관객 5명. 의외로 아가씨들 둘은 완전히 조용한데 아무리 어리게 봐줘도 60-70대로 보이는 백인 부부(커플?)가 정말로 시끄러웠습니다. 바로 앞줄에 앉아서 결정적인 장면마다 전혀 볼륨을 낮추지 않은 육성으로 대화를 나누고, 여자쪽은 너무 잘 들리게 감탄사를 내뱉고. 처음에 조용히 하라고 시그널을 보내다가 못 알아ㅊ먹는 거 같아서, 의자를 툭툭 두드리면서 조용히 하라고, 너네 정말 짜증난다고 (very annoying) 말했더니 궁시렁궁시렁 또 지네들끼리 불평하더니 그래도 대화는 좀 줄이더군요. 저는 누가 안 건드리면 상당히 온순한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모르는 사람하고 싸우는 것도 별로 무서워하지 않아요. 하지만 싸우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아유, 불평을 글로라도 쓰고 나니 좀 분이 풀리네요. 새해 복 많이들 받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