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여성성에 대한 공격은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나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68863


그런데 박근혜가 이렇게 상징을 전유하는 동안 야권은 무엇을 했는가. 문재인 후보는 한심하게도 '여성 대통령'을 내세운 박근혜에 맞서 '대한민국 남자'를 내세우기에 바빴다. 비난이 일자 '대한민국 남자'는 더 이상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선거 기간 내내 문재인 캠프는 대한민국 남자로서의 나라 사랑, 가족 사랑, 아내 사랑을 보여주는 이미지에 주력했다. 문재인 후보의 사진에서 문재인은 늘 앞을 보고 있고, 그의 부인은 문재인을 보고 있었다. 어디에서든 그 이미지는 마찬가지였고 선거 공보물에서도 이는 그대로 재연되었다. 사랑으로 맺어진 안정적인 가정, 올곧은 가장이자 다소 무뚝뚝해 보여도 사랑 많은 남자와 그의 곁에서 늘 그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아내. TV 광고에서는 이런 이미지가 가장 상징적으로 극대화되었다. 그는 연설을 준비하다 피곤에 지쳐 의자 위에서 잠이 들고, 아내는 그런 남편을 위해 종종 걸음으로 물을 떠다 주고 행여라도 남편이 깰까 조심스럽게 뒤에서 그의 와이셔츠를 다림질한다.

아마도 이런 이미지는 많은 남성들과 안정적인 가정을 꿈꾸든 어떤 여성들에게는 어필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이미지를 평생 자신의 일상 속에서 수행해왔던 여성들에게 이는 결코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없는 것이었다. 이들은 안정적 가정 속에서 남편을 진심에서 우러나는 존경과 사랑으로 보살피는 문재인의 부인을 보며 부러워하거나 그녀에게 동일시를 하는 대신, 문재인을 보며 평생 자신이 챙겨줘야 했던 지긋지긋한 남편의 모습을 떠올렸을 것이다. 
문재인에게 일생의 운명이자 동반자는 오랜 세월 그의 곁에서 함께해 온 부인이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남성들 간의 연대와 깊은 유대의 사이에서 여성으로서의 문재인의 부인은 그저 그 옆을 지키고 그를 바라볼 뿐이다. 

      • 깨어있는 시민이신가요?
          • 이 기사가 왜 문제라고 보시죠?
            • 논리가 병맛이니까요. 김정숙씨는 전업주부로서 자긍심을 가진 분입니다. 전업주부를 동정하거나 가사노동을 폄하하는 시선은 불편하다고 말씀하셨죠. 전업주부도 자랑스러운 직업이고 가사도 가치있는 노동입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을 감추고 내보내지 않았어야 한다는 건가요? 이런 식의 글 정말 이해할수 없네요.
              • 순식간에 가부장적 모습이 불편한 사람이 가사노동폄하자로 변했네요. 이것이 바로 깨시민스타일!
                • 가부장적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보는 게 문제예요.
                  저건 전업주부의 일상적인 노동일뿐입니다.
    • 문재인측이 내세운 이미지 중에서 시종 이런 점이 불만이긴 했습니다. 심지어 지지발언 하러 나와서 이 방면으로 확 깨는 소리 한 사람도 있었고. 실제로 그게 표를 얼마나 깎아 먹었는지까지는 모르겠어요. 제 주변에서는 그점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찍었거든요. 오히려 진정한 여성의 적은 박근혜 진영의 김성주로 보이기도 했고.
      • 김성주가 문재인보다 훨씬 나쁘죠. 그래도 문재인이 잘못한 건 맞다고 봐요. "대한민국 남자"라는 슬로건만봐도.
    • 이런 지적 한번 나왔었죠.

      http://djuna.cine21.com/xe/?_filter=search&mid=board&search_keyword=%EB%AC%B8%EC%9E%AC%EC%9D%B8&search_target=title&page=7&document_srl=5131485
      • 문재인후보라서 편파판정하는 느낌이에요. 새누리당 남자가 후보가 저런 장면을 연출했어도 저렇게 옹호할까요?
        • 올해 야권과 관계된 상당수의 문제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고질병이었죠.
          분명히 이유가 있는 지적들을 비웃거나 무시하는 분위기 말입니다. 패배의 분명한 원인들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기혼 여성 입장에서 전 진짜 재미없었어요..

      멀쩡하고 괜찮은 분인 거 같은 김여사가 괜히 짜증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 저도 괜히 김여사에게 불만이 생기네요.
    • 어차피 박근혜가 이긴 건 가부장 제도를 거부하는 여성성과는 상관도 없고 오히려 아버지를 업은 박의 더욱 큰 가부장적 국가기 부각됐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 저 광고는 다시찍더라도 일부러 저 장면을 연출할 정도로 후회없는 선택이었나요?
      • 문재인 쪽이 잘했다는 게 아니고 그냥 후보 개인의 남성성과 여성성은 이번 대선에서 별 영향이 없었다는 소립니다
        따라서 문재인이 박끈혜의 여성성을 공격했다면 그게 실패 이유 가운데 하나긴 하겠죠. 어차피 먹힐 수 없는 거였으니
        • 아버지 박정희의 국가관은 참을 수 있었지만 저 광고의 가부장적 모습은 견딜 수 없던 사람은 없을까요?
          모순적인 것 같지만 사람이 이렇게 사고하는 일은 잦다고 보는데요. 별 영향이 없었다는 통계가 있을까요?

          단지 이것만으로 진 건 아니겠지만 여러 가지 이유중 하나도 될 수 없을까요?
          • 저는 결정적인 이유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지난 대선의 승부처는 야권지지층/정권교체희망층 가운데 '민주당은 싫다/참여정부 시즌2는 싫다/문재인이라고 별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있었는데, 저 광고는 '문재인이라고 별수 없다'라는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한몫했지요.
            • 단지 선거의 승패를 따지자면, 표가 갈린 지점이 이 부분은 아니라고 봅니다.
              • 저는 '박근혜는 독재자의 딸이라서 싫고 정권교체는 해야겠지만, 그 대안이 민주당/친노라면 플러스마이너스제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전체의 2%가 되고, 그 2%가 지난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었다고 보거든요. 그 2%의 선택은 나머지 부분에서의 사소한 디테일에 달려있는데, 그들을 공략하는 민주당의 선거전략은 여전히 '박근혜는 독재자의 딸이라서 안 되고, 정권교체는 꼭 해야 한다'뿐이었지요. 그 과정에서 '후보가 남성이냐 여성이냐'는 별로 중요한 이슈가 아니라는 인식이 작용하고, 아래 댓글에서 봉산님이 말씀하시는 '독신여성 대 정상가족'의 구도를 나이브하게 노출되도록 방치하는 결과를 낳았죠.

                꼭 가부장제와 성평등 같은 진보적인 이슈뿐만 아니라, 지역정책 등 여러 가지 지점에서 민주당은 그런 사소한 이슈는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만한 중요한 지점이 아니다'라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마치 '야권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모두 합리적이고 민주의식 투철한 사람들이고 따라서 그런 사소한 이유 때문에 유신정권의 후예한테 투표할 리 없다'라는 환상에 사로잡힌 것 같아요. 그래요, 민주진보진영을 지지해온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렇죠. 하지만 실제로는 가부장제에 민감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모두 '진보적 이념을 패키지로 가진 사람들'도 아니고, 그런 사람들에게 그런 사소한 이유들이 모여서 기존에 야권을 지지하던 2%가 문재인으로부터 등을 돌렸고, 그게 지난 대선의 결과로 나타났어요. 저는 그렇게 봅니다.
    • 박정희라는 카테고리에 들어있는 가부장적 국가관과 광고에서 보여지는 일상적인 가부장적 모습은 다르죠. 두가지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면 절대 안됩니다.
    • 가부장적인걸 떠나서 저 광고는 실패작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긴 하죠. 의도한 바는 열심히 선거유세하고 돌아와 집에서 피곤하게 자는 모습과 그것을 내조하는 김정숙 여사의 모습이었겠지만 보여지는 이미지는 그저 걱정거리 없어보이는 평안하고 여유롭고 안정된 중산층 가정의 이미지였죠. 절박함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 <그러나 그 이미지를 평생 자신의 일상 속에서 수행해왔던 여성들에게 이는 결코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없는 것이었다>를 새겨 들을 만 하다고 여깁니다.
      저도 김정숙x문재인 커플을 만화 캐릭터 커플 소비하듯이 좋아했지만 대선 공보물에서까지 김정숙은 문재인을 '올려다'보는 사진을 쓰는 것은 심했더군요.
      전업주부도 직업이고 가사노동도 신성한 노동이다, 좋습니다. 자기가 그렇게 느낀다면 그건 그런 겁니다. 하지만 대선 후보의 홍보 이미지에서는
      그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 해석될지 백번은 생각했어야 합니다. 특히 우리 나라처럼 가사노동의 가치를 모든 사람이 평가절하 하는 나라에서라면 훨씬 더.
      백번은 생각해 봤어야죠.
    • 박근혜는 독신이니 문재인은 가정의 화목함을 좀 강조해 보자, 뭐 이런 아이디어였던 것 같은데 사실 좋은 아이디어라고는 못 하겠습니다.
      여성의 욕망이 다원화, 세분화되는 이 21세기에 독신여성 박근혜에 대항하는 가부장 문재인과 그 내조자 김정숙의 '이성애 4인 정상가족'모델을
      들고 나온 건 좀 안일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인데요. 요즘 여자들은 이걸 싫어한다고 제가 말하는 게 아니라, 요즘 여자들 중에서는(여자는 20-70대를 다 포괄합니다)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싫어할 사람도 있다는 겁니다. 바로 저 위, 대선홍보영상 글만 해도 '나는 일을 해서 가정주부가 부럽다.'부터 '아니, 나는 불편하다'
      까지 여러 가지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밑의 반응은 '나는 좋기만 하다, 불편한 사람은 그 시각을 바꾸시라' 아닙니까-.-

      하여간 더 이상 가족을 강조하는 이미지 메이킹 전략은 대선 후보에게서 안 봤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썩 똑똑한 전략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대선후보가 대선후보의 아내와 집에서 깨를 볶는 게 사람들에게 먹힐 만한 이미지라고 진심으로 믿었단 말인가...
      가족이라는 가장 내밀한 단위에서 다른 사람들이 소외자가 될 것은 생각을 안했나부다...
      • 봉산님은 순식간에 '가사노동' &'이성애 4인 정상가족 모델이 아닌 사람들' 폄하자가 되셨네요.
        • 뭐 언제는 안 그랬습니까. 어떤 사람은 괜찮다는 지점에서 나는 불편하다고 말하면 발화의 질에 상관 없이 이상하고 예민하고 삐뚤어진
          사람 되는 거죠.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이 가부장 사회에서 좋은 평가 받으려고 이런 말 하고 이런 생각 하기 시작한 것도 아닌데요.
      • 그렇죠. 인터넷에서의 호평과는 달리 우리 집안 30대, 40대, 60대 주부 셋은 다 짜증나 했다는; 뭐 그래도 다 문 찍었지만..
    • 오히려 가정불화나 부부싸움에서 얻은 지혜를 강조하는 쪽이 나았을지도 ㅋ

      (그나저나 두 그림이 참 징그럽네요. 어쩔 수 없이)
      • 프리다 칼로는 저게 특징이니까요. 속에 담긴 메시지가 중요하죠.
    • 큐융훽님 의견에 동감하는데.. 마지막 노무현 대통령 언급한 두줄은 ㅋㅋㅋㅋ.... 케이윌 뮤비 찍나요.
    • 저도 광고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설령 비난해야 할 만큼 가부장적인 프로파간다는 아니손치더라도, 의도가 분명히 통제되어야할 광고에서 충분히 그렇게 읽힐만한 이미지를 그냥 내놓는다는 것 자체가 그런 쪽을 깡그리 무시한다는 걸로 보여서요. 다른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비슷한 지적을 몇 번 받은 걸 보면 확실히 이 부분을 너무 무시했어요.

      결과를 놓고 봐도 박근혜에게 정서적 연대감을 느껴 투표한 중년 여성분들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건 분명히 중요한 패착이었죠.
      쿠융훽님 말씀처럼 박근혜 쪽이 무슨 탈가부장제 정책이라도 내놓은 건 아니라는 말도 맞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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