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거를 보내고 있는 분들에게 에코의 '가재걸음'을 강추합니다.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BOK00019401133BA

 


 한국 들어가서 송년+신년 휴가 보내고 돌아와 보니 남은것은 이 책 한권이네요.


 완전 추천합니다.


 정확히 12년전의 국제정세(이라크전과 911의 여파로 보수화로 치다르던) 와 이탈리아의 지랄같은 시국상황에 관한 글들이지만 현재 한국의 상황에 싱크가 잘 맞아 떨어지는 내용들입니다.


 파렴치하지만 완벽하게 여론을 조작하여 나라를 아작내고 있는 권력집단과 지역감정 혹은 지역불균형도 어쩌면 그렇게 판박이인지....


 그 파렴치한 정치세력의 위험성을 '포퓰리즘'에서 보고 있는 것에서 무릅을 치기까지 했습니다.



 듀게에 올라오는 정치글을 읽으면서 전과 다르게 거리를 까마득히 두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어요.


 닭그네가 대통령이 된 사건보다 뒤 이어 이어지는 일들에 더 짜증나고 기운이 빠저서 그런가 봅니다.


 텅빈 머리와 가슴을 다시 채우는데 신경 써야할거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가재걸음'은 지난달에 있었던 사건을 복기하는데 훌륭한 길잡이를 해주고 있습니다. 


 카멜레온같은 위장술로 승리의 길을 걷고 있는 보수우파나, 줘도 못먹는 보수야당보다는  지난 10년간 줄곳 지리멸렬해온 좌파의 혁신이 저에게는 더 큰 관심사입니다.


 대선이 끝나고 정작 귀 기울여 듣고 싶은 사람들은 그 사건 자체에 대해서는 모두 약속이나 한듯이 침묵의 동안거에 들어갔습니다. 


 무작정 습관적으로 떠들어대는 것보다는 '생각'을 하는게 급하다고 믿기에(솔직히 선거 이후 나온 평가니 뭐니 말들은 대부분 구체적 사건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대선패배는 그저 핑게일 뿐이고 다들 자신들이 믿어 온것들 보고 싶은것들 말하고 싶은 것들을  전과 다를것 하나 없는 내용들을 리와인드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느껴저서


 지루했어요. (듀게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요)


  

 주변의 많은 지인들이 멘붕을 극복하는 방식이 참 신선했어요.


 시사in  정기구독을 신청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국민방송 진행과정을 매일 매일 모니터링하면서 총알 장전 태세를 유지하는게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패배의식이나 자학보다는 조금이라도 구체적으로 살이 되고 피가되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저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어울리기도 하고 적절한게 아닐까 싶네요.


 



 

 

 


    • 언젠가 읽어봐야겠네요.
      하나 궁금한게 에코가 보르헤스를 좋아했다고 보는데 그 보르헤스가 피노체트를 지지했다는 부분(저는 얼마전 알았어요)과의 충돌은 어떻게 내적으로 극복했는지에요.
      • 보르헤스가 피노체트가 수여한 훈장을 거부하지 않았다고 그러는거라면 보르헤스의 '탈근대'적 사고방식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할거 같아요. 그깟 훈장 따위
        (한편, 피노체트 이전의 페론정권에 대하여 지식인들이 매우 비판적었을 정도로 사실상의 포퓰리즘 독재정권이었다는 점과 보르헤스 자신이 페론정권의 탄압을 받았던것을 고려해야할거 같아요)
        “아르헨티나, 칠레, 우루과이에서는 자유와 질서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라고 발언한게 이유라면 이게 비꼬는거였다는 것을 아셔야할거갖 같아요 -_-;;;

        보르헤스는 근대적 좌파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고 에코도 그 선상에 있기는 하나 에코는 실천적 담론에 냉소적이지 않은 편이었어요.
        에코가 보르헤스의 전부를 지지한게 아니라 보르헤스의 근대를 비판적으로 해체하는 선각자적인 위치와 성과를 지지하고 영향을 받은것이죠.
        • 네 감사합니다. 저도 정확히는 모르고 그저 두세줄만 읽은 상황입니다.
          아무튼 제대로 관련해서 읽기전에는 보르헤스는 살짝 멀리할것 같습니다.
      •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보르헤스는 그냥 남의 나라의, 그것도 남미의 작가이고 정치적 입장이 아니라 작품으로 먼저 알려졌으니 피노체트와 친하든 말든 별 상관이 없는 거죠. 전에 한 프랑스 지식인의 회고록에서 50년대말인가 '픽션들'이 출간되었을 때 자기세대가 받은 충격을 얘기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이 말하는 '자기세대'는 몽땅 공산당원이었거든요. 하긴 피노체트 어쩌구는 그보다 한참 후의 일일테고요. 특히 남미라는 것도 의미가 있죠. 예컨대 보르헤스가 스페인 작가로 프랑크 총통과 친했다면 영향이 컸겠지만 머나먼 후진국 사정이니 별 신경을 안 쓰는 거죠.
        • 으... 그런가요? 저는 더욱더 먼 나라인데도 보르헤스를 좋아하기 껄끄러워졌거든요.
    • 저같은 경우는 아직도 극복법을 찾고 있어요.

      주변 지인분들 중엔 진보정의당에 가입하시는 분도 있었고, 반대로 정치에 아예 관심을 끄신 분도 계시고, 아예 정치의 길에 투신하신 분도 계시고, 현상의 원인을 찾겠다며 공부하는 분도 계시고.. 다들 극복방안을 찾고들 계시더라구요.



      '가재걸음' 꼭 읽어볼께요 ^^
      • 저도 지인중에 진정당원 되겠다는 분들 있더군요. 학생때부터 정치참여에 매우 소극적이었던 사람이라 깜놀했어요;;;
        가재걸음....일단 정말 글이 쉽고 재미 있어서 시간 가는줄 모르겠더군요!!
    • 이탈리아 지식인들도 살기 갑갑할거 같습니다.
      • 건너 들은 상시적 멘붕유발사회를 피하여 다른나라로 탈출한 남부출신(시칠리아) 이탈리아인왈,남부는 그냥 분리독립되면 좋겠다고 하더랍니다. 내부식민지라는 소리죠. 그런면에서는 우리가 조금 나을지도 모릅니다.
    •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믿고 생각하고 싶은대로 믿는데 그걸 좀더 객관화 시키는게 어느 연대 혹은 정치의 가능성이겠죠.
      전 민주당에서 친노를 없애야 이긴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고종석쌤류들이 비토하는 것도 공감가는 지점이 있어서.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친노의 유산이 황금이 아닌 빚도 많다고 보고 그걸 뛰어넘길 기도했는데 아직까지 안타까워요.

      재작년엔 시사인 작년엔 한겨레 21을 정기구독했는데 올해는 한겨레21 정기구독을 재 신청할 예정이에요.
      전 누구탓을 하는것보다 자아성찰 좀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리 박근혜를 뽑은 51를 욕해도 결국 이기려면 그들의 표를
      가져와야 하는건 사실이니까요. 그건 패배의식이나 자학과는 다른 거라고 봐요. 위태위태했지만 결국 연대를 위해 침묵했던 사람들이
      봇물터지듯 자기의견을 이야기하는 시기기도 하니 한바탕 이야기하고 나면 거기서부터 다시 출발해야죠.한겨레 21말대로 잿더미에서 다시
      일어서야 하겠지만.

      '여기가 로두스다. 여기서 뛰어라.'

      (에코책은 나오자 마자 읽었는데 소부님글을 읽으니 집에가서 다시 한번더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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