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에 대하여

북한의 간첩으로 1987년 대한민국의 국적기인 대한항공 폭파에 가담, 승객 115명을 살해한 김현희씨를 생각하면, 저는 사람이 이데올로기나 국적과는 상관없이 지켜야할 윤리에 대해서 질문을 하게 됩니다. 김현희는 사건 발생 삼년후 1990년에 대통령 특별 사면으로 풀려납니다. 97년에는 안기부 직원과 결혼해서 대한민국 시민으로 자유롭게 살아가지요. 이렇게 많은 인명을 살해한 사람을 사면했을 때에는, 저 사람은 세뇌가 되었던 사람인데 지금은 새로운 세상,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알게 되었으니까 다른 사람이고, 회개했으니 또다른 기회를 주자, 라는 논리가 깔려있다고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저는 김현희가 쓴 "이제 여자가 되고 싶어요"를 읽어본 적 있는데, 그 책에서 김현희는 이렇게 좋은 세상, 새로운 진실을 알게 되었는데 죽게 된다니 억울하다고 토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 김현희가 티브이에 나온다고 하니 제가 껄끄럽게 생각했던 부분이 다시 떠오릅니다.


어떤 체제하에서 교육받았다고 해서, 혹은 세뇌를 받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저지른 천인공노할 범죄, 양심에 어긋나는 죄를 용서해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입니다. 유대인들을 죽인 나치 인사들도 사면을 해줘야하지 않느냔 말입니다. 살인은 결국 자기자신의 결단입니다. 내가 한 행동으로 사람들이 죽을 것을 알면서도 내가 그에 가담하느냐 안하느냐는, 내가 받은 교육이나 내가 속한 국가나 심지어 종교, 어떤 것에도 핑계를 돌릴 수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살인은 궁극적으로 '내'가 (신과 인간 앞에) 저지른 잘못입니다. 나는 그 시대에 그 사회에 속해있었기 때문에, 내가 저지른 범죄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라고 변명할 수 없습니다. 


저는 김현희를 역사의 증인으로 살려두기 위해서였다면 그녀가 자유의 몸이 되지 말았어야 했고, 무기징역을 살아야 했으며, 아주 아주 오래 늙어서 몇십년 흐른 후에야 사면을 고려받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이 죄값이라는 것입니다. 국적이나 교육 혹은 미모나 젊고 늙음을 막론하고, 사람이라면 사람에게 해서는 안되는 일에 대한 사회의 당연한 응징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옥에 있어야 할 김현희가 공중파 문화방송에 출연해, PD수첩의 취재 방식에 대해서 비난했다니 하는 말입니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122

http://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777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7151

    • 칼기 폭파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자체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전 지금도 당시 전두환 정권은 저 사건에 대해서 방조했다고 보는쪽입니다.
      사건 나자 마자 범인잡고.심지어 김현희 7살때인가 사진을 찾아내서 이 아이가 남북회담때 화동하던 아이인데 바로 김현희다.알아낼 정도의 실력이 있으면서 사전에 그런일을 할줄은 몰랐다는건 이해가 안되더군요.

      정치적인 이유로 사면했겠죠. 서로 이해가 맞았으니.
    • 염치가 있으면 최소한 입은 다물고 있어야 되는데 말입니다. 필요할 때 입을 열라고 살려두긴 했겠지만요. 미인이네 어쩌네 하던 당시 분위기도 같잖았어요.
    • 전쟁나간 군인은 다 사형이라는 논린가요?
      • 전쟁나간 군인 X
        민간인 대량 살상 테러범 O
        • 이미 그 둘을 구분하려고 하는 순간 '내가 (신과 인간 앞에) 저지른 잘못' 이라는 단순한 도식으로는 판단할수없는 복잡한 문제가 되는거죠.
          전쟁이라고 민간인이 안죽나요? '대량'의 기준이 뭔가요? 결국엔 뉴스에 나와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으니 더 벌을 받아야된다는 논리네요.
          민간인을 학살한 전범도 결정권자를 처벌하죠.
          • 그걸 구분 안하고 싶다고 구분 안하는건 님의 '자유'일 뿐입니다.
            테러범에 대한 처벌의 일반성에 비추어 김현희는 거의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본문은 그 부분을 지적하고 있는거죠.
            • 저는 구분안하고싶고 구분안한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만.....?
              테러범에 대한 판례에 근거해서 형량을 판단하는것과 살인이라는 절대적 (혹은 신적) 도덕률에 근거해서 형벌을 정하는건 매우 다른 얘기죠.
              본문에서는 후자를 얘기하고있구요.
      • 전쟁 나간 군인이라도 민간인을 살상한 후에 스트레스성 장애를 앓는 경우가 많죠. 죄책감 때문에요.

        하물며 설령 김현희를 군인에 비유하더라도 그 군인이 '적'으로 상정했던 한국의 민간인들을 죽인 것입니다.
        그런 사람이 그 민간인 희생자들의 유족들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 한국의 공영방송에 나와서 (심지어 자기가 과거 적으로 상정했던 편에 붙어서) 정치적인 비판을 한다는 것은 아스트랄한 얘기죠.

        저는 저 살인자랑 결혼한 안기부 그 놈도 잘 이해가 안갑니다. 한 자리 준다는 윗선의 사탕발림에 인생을 걸은 것인지.
    • 웃면/

      그 질문은 의미있는 질문인데, 원 포스팅에서는 적지 않았지만, 저는 살인에 대해서 초기 기독교적 관점을 갖고 있습니다. 하기는 초기 기독교에서 보는 살인도 두가지 이상의 관점이 있는데, 아이패드로 적는 것이라 여기서 적기에는 힘드네요.
    • 이렇게 좋은 세상, 새로운 진실을 알게 되었는데 죽게 된다니 억울하다.
      희생 된 115명을 생각하면 가슴이 탁 막히는 말입니다.
    • 토크쇼에 출연하고 자서전이 백만부 팔렸지요..
      지금 보니 이런 기사도 검색되네요

      KAL기 폭파범 김현희가 MBC TV의 청소년 대상 토크쇼 <이야기쇼! 만남>에 출연한다.

      22일과 29일(水) 저녁 7시10분에 방송되는 <이야기쇼! 만남> 총결산편에서 화제의 인물로 등장하는 김현희는 그동안의 서울생활과 청소년들에 대해 평소 느낀점 등을 밝힌다.

      개그맨 표영호가 김현희의 하루를 추적한 <김현희의 24시>와 노사연.노사봉 자매가 그의 집을 방송사상 처음으로 방문하는 <용감한 자매가 만나본 김현희>등 자연인 김현희를 알수 있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3726836
      아스트랄
    • 예전에 듀게에 올렸던 기사 링크해봅니다. 한홍구 교수의 기사입니다.



      http://m.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4051
    • 전쟁 중 민간인 사상자가 나는 것과 작정하고 민간인을 죽이는건 다른문제죠.
    • 우연히 당시 김현희 체포를 지휘한 (은퇴)외교관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만...김현희 추적은 각국 정보기관이 모두 출동해 힘을 합친 사건+이것으로 선거 필승의 존망이 걸렸다고 판단한 정부여당이 전력을 기울여 추적 뭐 그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당시 외교부에는 이것만 해결해오면 다음 노태우정부때 출세는 따논당상이라는 말도 있었다고 하고..
      • 와 출세라는 단어 정말 오랫만에 듣네요
    • 티비에서 인터뷰하는 거 봤는데 김현희씨 참 뻔뻔하고 뭔가 대단히 착각하는 것 같아요. 새 삶을 살 수 있고 또 살고 있다니...? 어떻게 그런 말을 입 밖에 꺼내죠. 그럼 자기가 죽인 그 삶들은? 법적 사면이 준 건 목숨을 부지하고 길을 돌아다닐 자유 뿐이에요. 김현희 사건 정도면 유족이 용서하는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법적X)사면이 이뤄져야 진짜 새로운 삶이 가능해지는 거죠.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가 그런 합의에 이르렀나요. ㅎㅎㅎ 무슨 낯짝으로 진실과 화해를 입 밖에 꺼내는 건지 모르겠어요.
    • 저도 동의해요. 누가 누구를 용서한단 말입니까.
      아직도 빠져있는 딜레마예요.
      도대체 누가 저사람을 용서했죠? 제 성품이 못났나 봅니다. 죄와 사람을 따로 떼놓고 생각할수없네요
    • 정말 욕나와요.낯짝이 두꺼운 정도로는 설명이 안되는 여잘테니 저런 짓도 저질렀겠죠.
      • 어디선가 인용문을 봤는데, 원래 극악무도한 행위는, 절대악에서 비롯하는게 아니라 무지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 어리석음과 주체성없음 등등, 잘 모르고 저지르는 일들이 더 끔찍하고 잔인하다네요.
    • 칼기 폭파와 관련해 제기되는 의혹들을 읽어보면 정말 혹하긴 합니다만, 과거사위 조사에서 대부분 제대로 결론 났다고 봅니다. 북한의 테러이긴 한데, 마침 이게 대선 정국에서 일어나다보니 이걸 대선에 써먹으려는 정권의 욕심에 언론에 흘리고 급하게 결과발표 하는 과정에서 여러 삑싸리가 났고, 그 결과 지금까지도 제기되는 수백개의 의혹을 키워버렸죠.

      김현희는 분명히 정치적 결정으로 사면을 받았는데, 사실 죽였어도 애매하긴 합니다. 사건이 조작됐다, 안기부의 공작이다 뭐 이런 의혹이 나왔을 때 가장 확실하게 "아니다. 북한의 사주를 받아 내가 했다."라고 증언해 줄 사람이 김현희다보니, 죽여놓으면 나중에 뭔가 새로운 의혹거리가 나왔을 때 방어가 힘들어지죠. 문제는 '역사의 증인' 역할을 기대하고 살려놨더니, 지금처럼 특정 정치세력을 비난하는 역할만 열심히 하고 있고, 정작 노무현 정부 때 과거사위가 이 사건 관련으로 인터뷰를 하자고 아무리 설득해도 다 거절해버렸죠. 자기가 왜 살아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 그러게요. 그래서 더 감옥에 있었어야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 날카로운 지적이신데, 실정법 입장에서 봤을 때 테러범에 대한 처벌로 보기엔 형평성이 부족했다는 soboo님 입장과 (절대적 도덕률에 입각한) 자연법으로 봤을 때 김현희는 살인자로서 처벌했어야 한다는 제 입장은 서로 다르다는 말씀이신데, 저는 그 두가지 어느쪽으로 보나 김현희 사면은 불합리한 조치였다고 봐요.
    • 짧은 생각이지만 미모도 이유였다고 봐요. 미인이 아니었다면 매스컴에서도 덜 다루지 않았을까요? 책이 백만부나 팔리다니, 놀랍네요.
      저도 3년만으로 사면되었다는 건 이해가 안되네요.
      당시 우리 아빠가 그 비행기에 타실 수도 있으셨는데 누가 늦어서 그 다음 비행기에 타셨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찔해요.
    • 미모라.. 왜 난, 독일군과 관계였던 프랑스 여자들을 삭발시키던 장면이 떠오를까요.

      애초에, 전두환이 안락한 노후를 보내고. 박정희의 딸이 대통령이 당선되는 국가에서..
      김현희의 단죄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주 럭셔리한 상상 같으네요.

      정의, 상식. 양식.. 그런거 말하기 전 좀 이제 민망해서요.
    • 100% 싸이코패스죠. 계속해서 뻔뻔하게 고개 처들고 다니는 걸 보세요. 아주 질이 안좋은 인간말종입니다. 그런데 김현희 진짜 북한 여인은 맞는 건가요??? 조선족이라는 얘기가 있던데요.
    • 뒷 부분 잠깐 보고 열이 뻗치던게 100명이상을 죽인 살인마가 자신을 지칭할 때 '증인'이라고 할 때 였습니다. 아 나 세상에 살인범 오원춘이 그 사건에 증인이 된다는 것과 뭐가 다를까요?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의 늙은 방화 살인범이 그 사건의 핵심 증인이 되는 걸 텐데 그들은 왜 핵심증언을 자신에게 불리하게 해서 죄값을 치루고 저 여자는 사면을 받고, 어엿한 직장인과 가정을 꾸리고, 아이 양육걱정을 하며 자신의 범행을 책으로 펴내 돈을 받아 먹고 방송까지 출연해 저런 개소리를 해도 대우받고 살까요?

      증인이라는 법률용어를 감정적언어로 바꾸는 프레임을 누군가가 교육시킨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사람들은 김현희를 그 사건의 증인으로 기억하게 될거 라고 생각하니 당시에 독약이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게 화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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