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나 빨강머리앤이나

요새 빨강머리 앤 50부작 짜리를 더빙버전으로 다시 보고 있습니다.

20여년도 전에, 초딩시절 앤에게 빙의해가며 열심히 봤었는데,

다시보니 반갑기도 하고, 유년의 감성이 떠올라 즐거운 찰나.....





다시 만난 앤은 너무 못견디겠어요!!

서른이 훌쩍 넘은 저는 앤보다는 마틸다 아주머니에게 감정이입하고 있습니다.

(근데, 예전엔 마틸다였는데, 지금 보는 거엔 마릴라라고 하더라고요;; 마틸다 아닌가요?)



앤은 못견딜 정도로 수다스럽고, 그것도 다 공상 위주의.

현실부정하는 아이에, 그리 소원하던 초록지붕 집에서 살게해주니 소매가 불룩한 옷을 안만들어준다고 불평거리지 않나!!

자기고집 너무 강하고, 조울증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감정 기복도 심한 아이더라고요!!


둘리가 얄미워 진 것과 비슷한 기분이랄까!!

고길동 아저씨에게 연민을 느끼면서 어른이 된다고들 하던데.

저도 이렇게 어른이 되었나 봅니다.



그렇게 좋아했던 앤인데...흑!!





    • 머릴라가 맞는 걸로 알고 있어요. 마리아의 변형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정확하진 않네요. 몇년 전에 저랑 같이 DVD 보던 어머니가 앤을 보며 말씀하셨습니다. "저 가시나 저거 미친 거 아니가?"
    • 저도 비슷한 감정이 들더군요. 얼마 전엔 엄지공주를 조카한테 읽어줬는데 아니 얘가 남의 집(쥐 아줌마)에 그냥 얹혀 살면서 이렇다 저렇다 불평만 많은 거예요! 확 쥐어박고 싶었어요.

      그리고 마릴라가 맞아요. 제가 읽은 책(세로쓰기 신지식 역)에서는 마리라였고. 나중에 앤 막내딸이 아주머니 이름을 따서 마릴라(릴라)가 되지요.
    • 저도 30 넘어 다시 만난 앤이 너무 견디기 힘들었어요!
      브라운관으로 뛰쳐 들어가 잠시라도 쉬지 않는 그 입을 꼬매버리고 싶더군요!
      제가 마릴라였으면 그 수다에 지쳐서 파양을 했을꺼라는~
      결론은 마릴라와 고길동씨는 대인배!!!
    • 집에 다 저런 애기가 있어야 온기가 도는 법입니다.
    • 저는 어릴 때부터 거의 마릴라 아줌마나 다이애나에게 감정이입을 하던 편이었어요. 원래 말많고 특히 감정기복 심한 사람이랑 상극이라 그랬나봐요.
    • 앤은 솔직히 약한 망상증에 가깝죠.

      그런데.. 앤이 입양 되는 것 아니었나요? 처음엔 아니었나.. 처음에는 집안 일 도울 아이를 고아원에서 데려오려는 것이었죠? 일종의 아동 노동 착취 아닌가 -_-
      • 원래는 집안일을 도울 수 있는 남자아이를 고아원에서 보내주기로 했는데, 어떤 착오에서인지 여자아이인 앤이 와서 돌려보내려고 하다가 금새 정이 들어버린 탓에 앤이 남게 되었던 걸로 기억나네요.
        • 정확하게는 매튜의 농장일을 도와 줄 남자아이를 구하려던 거 였는데 소개를 해준 곳에서 착오가 있어 앤이 온거였죠. 그래서 돌려 보내려고 앤을 데리고 다시 갔는 데 마침 그 소개를 해준 집에 와서 집안일을 도와 줄 여자아이를 찾던 사람이 앤을 보고 마음에 들어 해서 데려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뭐랄까, B사감을 방불케 하는 스타일이라 마음이 약해진 마릴라가 결국 '매튜 오라버니 일은 이웃집 누구누구네 한테 도와 달라고 하지 뭐' 하고 앤을 다시 데리고 옵니다.
          • 내용은 대충 압니다; 사실 만화로 방영해 줄 때도 첫부분만 보고 별로 흥미 없어서 계속 안봤던 터라...앞부분에 대한 기억만 선명하지만요. 동화책으로는 설렁설렁 읽긴 했거든요. 다만 워낙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희미한..

            동화책으로 읽을 때도 키다리 아저씨보다도 재미 없었어요. 쥬디 애보트나 앤이나 거기서 거기 망상증이긴 한데 쥬디보다 앤이 더 밉-_-상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 망상증 하면 우리의 소공녀 세라도 계시긴 하네요.

            아무튼 일 시킬 아이를 고아원에서 공급하다니.. 저런 아동 노동 착취 커넥션을 보았나.
            • 진지하게 답변하자면 뭐 지난 세기니까요 :-) 위탁 가정 얘기도 나오는 데 그 시대에 위탁 가정이면 되려 꽤 대단한 거 같기도... (...)
            • 저도 진지하게 댓글 달자면 우리나라도 옛날에(6,70년대 그쯤이요) 적당히 밥 먹여주고 재워주는 대신 자잘한 집안일 시키는 식모로 부리기 위해 가난한 집 아이를 수양딸 삼았던 경우가 있었잖아요? 그런 경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네요.
    • 앤은 좀 커서는 철벽녀도 이런 철벽녀가 없더라구요.

      길버트도 호구 중의 호구.
    • 앤은 하루키 남자주인공들의 여자 버전 같기도 하죠. '너는 예쁘지는 않은데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어.' '웬 일인지 여자들이 나를 좋아했지만 나는 그녀들이 나를 좋아하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 오... 유년기때 안봐서 몰랐는데...

      앤 설리는 그런 아이였군요
    • 전 예전에도 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기억인데, 이번에 개봉한 극장판을 보니 왜 좋아하지 않았었는지 이유를 알겠더군요. 한집에 살면 좀 성가시겠지만 그래도 밉진 않아요.
    • 흐흐. 다들 공감해주셔서 나만 어른이 아니였군! 앤은 좀 성가신 애가 분명 맞군!! 혼자 되내이고 있습니다 ㅋ
      마릴라 아주머니가 맞군요, 레옹의 마틸다땜에 혼자 헷갈려나봐요 ㅎㅎ
      엘메라님 말씀처럼 모니터 속으로 들어가서 입을 꼬매고 싶은 심정!!
      조잘조잘 말할 때마다, 혼잣말로 야!!!! 쫌!!!!! 앤!!!! 소리질러요 ㅋㅋㅋ
      귀찮은데, 난 자리가 매우 허전할 것 같은 캐릭터에요. 암튼 앤셜리.
    • 그래도 매튜가 죽은 후 시력이 나빠진 마릴라를 위해 레이먼드 대학 장학금을 포기하고 초록지붕집에 남잖아요. 그리고 나이가 들면서 점차 말수도 적어지고 얌전해지구요.
    • 제게 앤은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지만 확실히 나이가 들어갈수록 마릴라 아줌마나 매튜 아저씨 입장에 점점 감정이입이 되면서 읽히는건 사실이예요.
      그리고 둘리보다 전 짱구가 정말정말 밉상이던걸요.
    • 전 키다리아저씨 다시 읽으며! '이 로리타!' 막 이러고;;

      "나의 키다리 아저씨는 이러지 않아!" 엉엉~ ㅠ
      • 앜ㅋㅋ ㅠㅠ 뿜었습니다.
    • 나이 든 후로 책이든 애니메이션이든 다시 접해보지 않아서인지 저는 어린시절 저와 판박이 같았던 앤에게 아직 공감이 많이 돼요.
      어린시절, 머리는 꽤 좋은 편이고(고등학교 때도 전교에서 아이큐가 제일 높게 나왔었어요) 하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은데 가족 내부에서부터
      아무도 받아 주는 이가 없다보니 대부분의 욕망들이 좌절만 거듭했었거든요. 원래도 공상 많던 성향이 나날이 심화되었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남들보다 한참 늦되는 것 같아요.

      천에 고아였다가 나름의 가족이 생겼지만 머릴라 아줌마는 앤과는 너무 동떨어진 성향의 사람이었어요. 자신을 받아 준 은인들에 대해 고마워만하고 겸손하기에 앤은 너무 철 없는
      어린 소녀였던 거죠. 다른 소녀들처럼 예쁘게 부풀린 소매를 원했던 앤에게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ㅎㅎ
    • 후반부로 가면 앤의 초반부가 그리워질 때가 옵니다. 저도 초반 회차들 볼 때는 앤이 참 시끄럽고 차분하지 못하단 생각 들었는데 갈수록 앤이 자라면서 말수도 적어지고 성숙해지니까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앤이 자라면서 마릴라가 느꼈던 허전함이 그대로 느껴졌달까요...

      그러고 보니 나이 들어 볼 땐 처음부터 끝까지 마릴라의 심정으로 보게 됐네요.
    • 저도 애 낳기 전까진 수다스러운 망상성향 앤이 별로였습니다만, 애를 낳고보니 아이들이란 어른과는 다르게 천진하고 말하고싶은것도 많고 이것도 저것도 다 해보고싶고 신기한 것도 많은 존재란걸 알았어요. 뭐 그래서 이제는 그 수다 떠는모습, 엉뚱한 행동들 모두 내자식같은 맘으로 흐믓하게 보게 됩니다.

      단, 둘리는 가면갈수록 더 싫어지네요.
    • 요즘같은 때에 부푼소매는 '에게 고작 그거가지고?'입니다만 그 시절의 부푼소매는 마치 요즘의 미니스커트나 핫팬츠같은 것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저도... 이젠 월남치마 말고 예쁘고 깜찍한 미니스커트를 입고 싶어요.(다른 여자애들은 다들 이쁘게 줄인 치마 입고 다니는데...)"같은 느낌으로 읽는다면...
    • 고길동도 알고보니 성자...저도 나이드니 마틸다 아줌마가 이해된다는...
    • 동서문화사판 전집을 다 읽은 입장에서 말하건데, 청교도적 가치관을 지닌 머릴라는 시간이 지날수록 앤이 대책없는 낭만주의에 빠져들고, 앤은 점차 쾌활하면서도 지혜롭고 올곧은 여성으로 성숙해 갑니다.

      전 딸이 있다 보니 여전히 앤이 사랑스러워요.
    • 아이들은 대개 그렇죠.
      고아를 초록지붕집에 데려다놨으니 보통소매옷이라도 감지덕지해야하는 거 아니야? 이건 어른들의 시선이구요.
    • 저는 커서 봐도 앤이 좋던걸요.
      아기공룡둘리의 경우는 어렸을 때 봤을 때도 고길동 아저씨가 불쌍하고 안 됐다고 느꼈어요.
    • 저는 아무리 봐도 앤이 좋습니다. 다시 봐도 앤은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정말 저런 딸 갖고 싶어요. 낭만과 상상을 아는 이쁜 앤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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