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시럽다는 것

어느 때인 가 싶습니다.


길을 가다 어떤 부동산 원룸 정보를 보고서는 제 옆에 걷던 이가,


-너무 웃기면서 키치적이네!!하하하!!!


저도 따라 웃었더랬죠. 하지만 저는 그 `키치`라는 단어를 몰랐었습니다. 그냥, 그 사람에게 조금은 `딸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었죠. 자라온 환경과 시간도 다르고, 만났을 때의 우리의 시간도 굉장히 차이가 났었으니까요.  무언가 계속 지는 느낌이었어요. 그 사람과 헤어진 후에 저는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어떤 매체를 접하면 굉장히 이기적이 되더라구요. 제가 아는 것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좀 시크하게 되고, 제가 모르는 사람에게선 촌스러운 것을 강요하게 됐습니다. 제가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예전부터 접하지 못한 문화에 대한 열등감이 컸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호러 영화를 접했던 것.. 혹은 요상한 지하 루트로 다수는 모를 호러영화를 접하면서 저 혼자 -나도 이제 뭔가 다른 쪽이야!!!-라고 말하면서 숨을 쉰 것 같습니다. 어떤 이들은 저보고 자격지심이라 하겠죠.

자격지심일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많이 아는 것이 좋았어요. 국민학교 때에 교장선생과 담임이 저희 집에 찾아와서  "이 아이는 이 시골에서 썪히면 안되고 서울로 가야 합니다..-라는 말은 저는 건넛방에서 들었죠. 그 말과, 그 말을 단칼에 거절하던 아빠를 보며 저는 무언가 세상위에 나르는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그런 꿈도 고등학교 가고, 저의 공부는 되려, 부모님의 강요 아래 만들어진 성적이란 것을 알았을 때에.... 뭐랄까요. (솔직히 여기까지 쓰면서도 남들도 이런 경우가 있을 것이란 걸 느낍니다.)

나의 가장 아픈 기억 중의 하나가 남들도 공유한다거나.. 내 아픔도 별 것이 아니다. 


솔직히 말하면 듀게는 매일 옵니다. 그러면서도 피하려는 글들과 누구인지 일고 싶은 글들이 있을 만큼 좋은 글들.

가끔은 그런 글들에도 질투를 느낍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나도 이 사람들처럼 똑똑해지겠지...

힘들죠.

이런 인간이 제대로 된 만남을 가질 수 있었을까. 하면 전혀 아니죠. 저는 누구를  사랑하길 바라면서도 늘 누구를 따르길 바랐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은 쉽게 나타나지도 않고, 사람이란게 그런거죠.


자격지심.


이 말은 얼마나 슬픈 말인가요. 대한민국에서, 특히 요즘 많이 접목될 것 같은 말입니다.

부모님과 친구들과 애인들에게. 앞으로가 어떨지 모를 이들에게... 

주변인들은 연락이 가끔 오지요. 직장 다니는 친구와 아닌 친구들. 직장의 고민과 자기의 고민들. 고민만 이야기 하는 친구와 그것도 잘 못해서 중간에 끊는 말 못하는 친구들.

그러면서 우린 술잔 기울이면서 음악도 듣지요.


음악을 들으며 또다시 이야기는 흐릅니다. 제가 모르는 요즘의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요즘의 음악 얘기는 전 잘 모릅니다. 외모만 알겠더라구요. 유머사이트에서 본 플래쉬 파일의 여자 가수분들....(저질인가요;;)아님 재밌는 남자 가수분들. 왜 이럴까요. 중학교 때에는 앨범만 나오면 사러 학교 점심시간에 월담을 하던 저였는데...카니발...전람회. 물론 지금 음악이 구리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저는 그저.. 란 생각만 들어요. 주변에선 촌스럽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전 굉장히 촌스러운 것 같습니다.

예능을 봐도 가요를 들어도 요즈믄 다 옛날이 좋아요.


간결한 멜로디에,

와닿던 가사들이. 참 좋았습니다.

인터넷이든 어떤 잡지든 오만 가지의 트렌드와 제가 모르는 단어들이 쏟아져 내립니다. 듀게에서도 요 며칠간  제가 모른던 단어들이 쏟아지던 날들이 있었더랬죠. 늘 그런 논란의 글에서는 저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더라구요. 전 알다 만 것 같은 느낌들.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죠. 얼마나 너는 정확한 팩트나 혹은, 많이 알고 있느냐. 전 모릅니다. 잘 몰라요.

어떤 흰머리 턱긴 할배 광고봐도 눈물 나고, 시청 앞 대한문 분들을 찾아가고 희망식당을 가도 눈물이 나고.김진숙씨와의 악수에도 눈물이 나고, 인간극장과 동행만 봐도 .

우리 같은 사람들이 어디로 가지,XX?할 때도 있어요. 물론 공부하면서 알아가고 있지요. 


스노비즘으로 유명했던 듀게.

그 때엔 말도 못하고 눈팅만 하구요.ㅎㅎ 날 서 있었던 것 같아요.

어차피 커뮤니티인 이 곳에서 제가 무슨 말을 할까요. 하지만 그리운 사람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여기서 파도타다가 카토님덕에 복거일씨에 대해 객관적인 시선(?)을 갖게 되고, 누구를 만나며 매일 오게 되고..또 누구를 만나고.

저는 오늘도 부지런히 무언갈 알려고 합니다. 


하지만!


신기한 것이, 나이를 들면서 알려고 버렸고 눈 돌렸던 그 시대와 그것들에 대해 애착이 더 커져요. 주변에 물어봐도 그들은 중요치 않다고 합니다.아니, 솔직히 말하면 뭐?뭐? 밖에 대답을 안해요.

나 열살 때 딴 데서 온 날 설레게하고 우리 학교를 발칵 뒤집었던 서울 소녀,

걔 이름도 기억 못하고.


이래서 어른들이 옛노래를 좋아하는 건가? 싶기도 하구요.전 트로트도 많이 좋아하거든요.  솔직히 불만도 많아요.헤어지고 금방 잊고 새로 시작하려고 애쓰는 사람들..뭐 수도 없죠. 그러면서도 생각하면 어떤 것들은 제가 어리죠.

우와와왕!



아직도 여기를 오면서 저의 무지를 느낍니다. 

가끔씩.


늘 바랍니다.

저의 감정이 이 시대에 앞서든, 뒤쳐지든.

그런 기준이 아니라요 이런 가끔 촌시럽다는 것이 사람들 다 그렇다는 것.


막 못된 사람들 말구요

    • 으어어엉 화이팅!!
      : ]
      (대체 누굴 위한 화이팅인가)
    • 이 글이 저에게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모르실거에요 :-)
      저도 항상 그런 것 같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전 제가 촌스러운 것을 강박적으로 견딜 수가 없단 것일까요...
      이 글을 써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 저도 못견뎌서 할 수 있을만큼 인터넷을 접하면서 알려고 해요.
        하지만서도,
        제 감정 밑바닥을 건드리는 것은 남들이 말하는 `촌시럽고 신파적`이더라구요.
        그래서 몰래 봅니다.ㅎ
        • 예전에 '헌법의 풍경'이라는 책을 쓴 김두식씨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 분이 그런 얘기 하더라구요.
          열등감과 우월감이라는 것은 진폭이라고, 열등감이 낮을 수록 우월감도 높다고.
          제 인생을 관통하는 화두인 '열등감'이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말이었어요.
          성당기사단님이 얼만큼 타인에 대한 열등감에 젖어 사시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제 인생을 관통하고 있는 화두가 열등감이거든요.
          제 감정 밑바닥을 건드리는 것 역시 '촌스럽고 신파적'인 것입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보아 누군가가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산다는 것이 크게 위로가 되지 않을 때가 많지만,
          그냥, 헤헤 그냥, 님과 같은 마음을 같고 사는 이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 . 그러면서도 생각하면 어떤 것들은 제가 어리죠.

      쉽게 나올수 없는 표현이네요. 읽는 제가 감사합니다.
    • 전 날이 갈수록 적당히 촌스러운게 좋더라고요. 쉽게 변하지 않고 언제나 내 곁에 있어줄 것 같아 안심이 되어요.
      어릴 때는 깔끔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것들이 좋았는데 말이죠..오늘 식당에서 노인네들의 그 왁자지껄한 수다와 함께 뜨끈한 구들장에서 식사를 하는데 어쩐지 할머니댁에 놀러온 것 같아 괜히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 1.소녀를 잊게 되었다니..나오코가 말했네."나를 꼭 기억해주었으면 해요."라고 말했는데...
      아. 그소녀는 그소녀가 아니지.
      2.저는 요즘 아이돌 도통 모르겠어요.소녀시대를 "윤아"밖에 모르겠어요.제시카는 어느그룹인가요;;;;
      담백한 윤종신 목소리 참 좋아합니다.
      3.아날로그 예찬시대.
    • 나를 포함해서. 지식은 있을지 몰라도 마음은 빈 사람들이 많은 걸 모르시겠습니까? 마음이 차 있는게 더 나아요.
    • 글을 읽고 있다보니 트윗에서 본 글이 생각 납니다.

      @ecri11: "중산층 부모를 두지 못한 변방의 영리한 청년들이 도시의 중산층 문화와 첫 대면할 때 느끼는 열패감, 그것은 개별 세대마다 거의 변하지 않은 형식으로 무한 반복되며, 그들로 하여금 양자택일의 결론에 도달하게끔 만든다. "

      이 트윗을 저장해 둔 건 저도 언젠가 비슷한 것을 느껴봤기 때문이겠죠.
    • 글이 꼭 옛날 뮤직비디오같네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9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