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덜거림 - 지하철에서 겪었던 억울한 일들

지하철에서의 비매너 행각에 의한 고충이야 다들 몇개 씩은 가지고 있는것 같고

저는 꽤 오랫동안 머리속에 박혀 있었던 사건이 두 개 정도 있는데 갑자기 털어놓고 싶어졌어요. 


첫번째는 승강장에서 있었던 일인데.. 

혹시 승강장에서 지하철 출입문이 열리는 곳 앞 발판에 노약자/장애인석 표시가 있는거 아시나요?

바 형태로 되어서 중앙에는 출입문 번호가 새겨진 삼각형이 있고, 양 옆에 타는 사람들이 대기하는 지점이 있는데

노약자/장애인석 쪽의 출입문에는 그 지점에 노약자/장애인석 표시가 있어요. 저는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이걸 잘 모르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무심코 지하철을 기다리는데 한 노인분이 와서 제가 그곳에 서있다고 막 욕하고 화를 냈어요. 


지금도 제가 잘못한것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때는 그분의 분노가 좀 어처구니없는 수준이었고, 

지금도 지하철 승강장에서 노약자/장애인석 표시가 있는 곳을 피해서 기다린다든지 하지는 않아요. 



두번째는 환승통로에서 있었던 일


휴일 이른 아침이라 사람이 정말 없었어요. 충정로 5호선 -> 2호선의 긴 환승통로였는데

당시 고민거리가 있어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며 걷고 있었는데 

한 할아버지가 뭐라고 말을 거는것 같아서 이어폰을 빼면서 '네?'하고 되물었더니

다짜고짜 제 어깨를 잡고 저를 내동댕이치듯이 오른쪽으로 밀어버렸어요. 

제가 우측통행을 안하고 있었다고 호통을 치면서.. ㅡㅡ;

그때 그 텅텅 빈 환승통로에서.. 참고로 저는 환승통로의 끝에서 좌측으로 나갈거라서 약간 대각선 방향으로 걷고 있었고 

할아버지한테 떠밀린 곳은 중앙에서 약간 왼쪽 지점이었어요. 

제가 부주의했던것도 있지만 말로 했어도 되었을 것을.. 일단 그 무자비한 터치가 정말.. 


대체로 이런 일을 당하면 말을 안하고 쏘아보다가 갈길을 가게 됩니다.



슬픈건 그 이후로 저도 공공장소에서 좀 난폭해진것 같아요. 자기 보호의 본능이.. 

 

    • 읽고있으니 아련하게 저도 떠오르는 에피가 있네요. 몸살감기로 비몽사몽간에 자리에 앉아 졸면서 집으로 가는데 옆에 앉은 아주머니께서 우산으로 제 다리를 톡톡 치면서 자긴 오래 가야하는데 젊으니까 좀 일어나는게 어떻겠냐고 하더라고요. 자신의 일행이 앞에 서있어서요. 순간 억울해서 비키기 싫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몸이 아프니 정신이 따라주질 않아 비척비척 일어서 청승맞게 서있었네요. 지하철도 참 극단적으로 자기보호 본능이 강해지는 것 같아요. 더 편하고 싶은 사람과 지키고 싶은 자들의 싸움터랄까... 흑...
      • 음.. 이건 가슴이 아프네요. 몸이 아팠는데.. ㅜㅜ
        특히 지하철은 좀 기습공격같은게 많아요. 갑자기 공격적으로 치고 들어오면 나도 모르게 당하게 되는것 같아요.
      • 저도 몇 번 그런 일 겪은 적 있는데 별 생각 없었어요.
        그렇지만 젊으니까 일어나라, 이건... ㅠㅠ 아프니까 청춘인가요. ㅠㅠ
        '老'는 아니어도 몸살감기 걸린 사람은 약자 수준에는 들지 않나요? ㅠㅠ
        제 주변인들을 보면 노약자석에 앉는게 약간 타부시 됩니다. 앉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왠만하면 앉지 않죠.
        그렇지만 작년부터 저도 너무너무 피곤하고 그럴 때는 그냥 그 자리가 비어있으면 앉아요.
        물론 말똥말똥히 있다가 노인분이 오시면 바로 일어난다.라는 스스로와의 조건하에 ㅋㅋ
    • 어휴...말만 들어도 피가 거꾸로 솟네요. 저는 그런 일을 당한 적은 없지만 만약 당하게 되면 손해보는거 상관없이 들이대서 그런 노인양아치들 버릇을 고쳐놓을거예요. (실제로 취객들이 시비걸면 적당히 참아 넘기지 않는 성격이라서 부딪힌 적도 몇 번 있어요. 참고로 저는 키작은 여자... 친구들은 나중에 들으면 다 너 미쳤냐고 그러는데 저는 뭐라도 당하고 나면 삼일밤낮 잠이 안오는 성격이라...ㅠㅠ) 그런데 이런 성격이나 기운들도 겉으로 드러나는지 최근 칠팔년은 그런 일이 없네요. 반면 순한 친구들에게는 되게 빈번하게 일어나서 제가 대신 울화통이 터진다능...
      • 사실 제가 말한것들 중 특히 두번째것은 엄밀히 따지면 제가 잘못한(?)게 있을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화가 나는건 분명 내가 아닌 다른 - 좀 더 크고, 강해보이는 - 사람 이었다면 같은 일을 당하지 않았을것 같아서였던 듯해요. 제가 범한 잘못에 비해 그들이 쏟아내는 분노가 너무 컸는데 그건 명백히 만만해 보이는 사람에게 화를 푸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저도 이만님처럼 당차게 말하고 했다면 좀 울화가 풀렸을지.. 담에는 좀 시도해봐야할지도 모르겠어요.
    • 저는 웬만하면 노약자석 표시 있는 곳에서 기다리지는 않습니다. 간혹 왜 노약자석 놔두고 일반석에 앉냐고 불평하시는 분 계시는데, 노약자 입장에서는 노약자 표시된 곳에서 기다리는 것이 그런 느낌인걸까요. 아무튼 괜히 불란을 일으킬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세상에 정말로 또라이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고는 웬만하면 정말 그냥 어느정도 당하고 얌전히 다른 곳으로 가게 되더라고요. 대들었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 사실 저 일들을 당한 그 시점에는 어느정도 제가 책임이 있는 일들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괜히 분란이 일으켜질만한 빌미를 제공했다고 볼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런 생각과는 별개로 당한 일의 성격에 대한 불만이나 억울함은 남더라구요. 제가 부당한 취급을 받은건 맞으니까요.
    • 이건 제가 당한 일은 아니고 교환학생 온 친구들이 당한 일이에요. 동양인 여학생 하나랑 캐나다인 남학생 하나가 같이 점심을 먹고 지하철을 타고 학교로 오고 있는데 노약자석에 앉으신 할아버지 한 분이 호통을 치시더랍니다.

      "어딜 한국년이 양놈이랑 붙어먹어!!"

      그러다가 지팡이로 삿대질을 하기 시작하셨고 캐나다인 남학생은 여자애가 맞을 것 같으니까 이걸 몸으로 막았고, 두 년놈(...)이 붙어먹(...)는다는 확신을 가지신 할아버지는 아주 기세등등하게 치셨답니다. 안타깝게도 한국말을 알아들을 수는 있으나 말을 하지 못했던 두 남녀의 단말마는 입력이 안 됐다고.

      (남학생) "We are not dating!"

      (여학생) "I'm Japanese!"
      • 어휴 속이 끓어오르네요.. 진짜 저렇게 늙지말아야지. 라는 생각 뿐입니다.
    • 전 성질이 더러워서 2번 같은 경우를 당하면 '아니 이 노친네가 미쳤나' 라고 소리내서 화낼 거 같아요, 읽는 제가 다 빡치는 경우네요... -_-
      1번의 경우엔 전 노약자석 표시된 거 꼭 확인하고 그 입구쪽에는 절대 안 서는데, 그게 승차할 노인들 줄서는 거까지 배려해서가 아니라 그쪽에서 타면 앉을 수 있는 일반석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서라는 지극히 저를 위한 이유 때문...
    • 저러는 노인네들은 제명에 가실 거 같진 않네요.



      아 무슨 해코지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저런 사소한 일에도 거품 무시는데 혈관계통이 버틸까 싶어서 하는 말입니다..
    • 저건 노인이고 애고 떠나서 싸가지고 폭력이죠.
      누군가 동영상으로 촬영하기도 전에 끝낼 수 있는 속전속결 타격술이라도 배워서 파파박 기절시키고 싶은...
    • 노인지정석 아닌데 마구 몸으로 밀고 몰아오는 통에 자리를 어의없이 양보(?)한 적이 한두번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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