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예술인들. 뭐 먹고 살지? – 미술편 [딴지]

 http://www.ddanzi.com/blog/archives/117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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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나는 나름 잘나가는 신인 작가다.

 

 혹 그림 그리는 사람들은 머리 기르고 은둔 생활을 하거나, 갤러리에서 샴페인 잔을 튕기며 인생과 철학, 예술을 논하며 지낸다고 생각 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예술 한다는 사람들도 좀 더 변태적 이라는 거 빼고는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얼 마 전 한달간의 개인전을 끝내고 그래도 잘나간다는 신인 작가 친구를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부터 나름 떠오르는 신인이라 주목을 받으며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이름을 알린 친구입니다. 젊은 신인 작가 치고는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했으니 그림도 좀 잘 팔리지 않았을까, 혹시 고기라도 얻어 먹나 기대하며 인터뷰를 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속 ‘꾸’가 저 이고 ‘웅’이 친구 입니다.

 

인터뷰이가 아무래도 지인이고 하니 말투가 바뀌게 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꾸: 만나서 반갑다. 근데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여친도 있는 녀석이 반지하 자취방에서 FPS 게임을 하고 있는 이유가 궁금하다.

 

웅: 그러는 너는 이 시간에 왜 왔는가?

 

꾸: ……………. ………………. 암튼 얼마만에 보는건가? 우리.

 

웅: 4일만이다. 대선 이후 넌 처참하게 내 방에 왔다. 앞으로 너는 다음 정권 아래서 어찌 사나?

 

꾸: 나도 모르겠다. 수뇌부가 모든걸 등에 업고 직원들을 보호해 줄거라 믿는다. 그리고 딴지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는 가슴속에, 매일 아침 떠오르는 태양 속에 희망이 있다고 믿어 의심한다.

됐고 본론이다. 최근 전시도 끝났겠다 돈 좀 벌었나? 이제 밥 한번 사는 건가?

 

웅: 전혀 없다. 빚만 쌓인다. 생활비를 카드로 쓰고 있다.

 

꾸: 그럼 각종 비싼 전자제품 구입과 데이트 비용의 경로가 다 카드인가?

 

웅: 최근엔 그림 한 점 팔려서 그걸로 생활한다. 한해 농사였던 개인전이 저조해서 부모님께 지원 받는 처지다. 등골 브레이커다. 전에는 일러스트 작업하고 작품 그림 팔고 뭐 그랬다. 작품 그림은 주로 국내전시 보다는 해외 아트페어 같은 곳에서 외국인들한테 판다.

 

Anemone Blues 2012 Oil on canvas 112.2 x 193.9 cm_50

Anemone Blues 2012 Oil on canvas 112.2 x 193.9

 

꾸: 듣기엔 꽤 간지나게 들린다. 개인전(전시) 그리고 아트 페어. 이런 건 어떻게 하게 되는건가?

 

웅: 보통 여러가지 있는데 대관을 하는 경우, 그리고 공모 내서 되는 경우가 있고 갤러리에서 초대하는 경우가 있다.

 

꾸: 본인의 경우는 어떤 방식이 주가 됐나?

 

웅: 내 케이스는 운이 무지 좋아서 주로 초대전 위주로 해왔다. 전에 개인전 공모 넣었는데 떨어져서 자신감 떨어졌다. 시간 없어서 공모 못 넣었다. 앞으로 전시가 어떻게 될지 미지수다. 열심히 설레발 처야지.

 

꾸: 공모는 좀 많은 편인가?

 

웅: 국립 그런데도 있고 도립, 시립 등이 있고 내가 얘기하는 건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하는 공모다. 공립은 그거다.. 재단. 서울문화재단 이라던지 아르코(한국 문화예술재단), 경기 문화재단. 그런게 있다. 찾아보면.. 국공립 레지던시.. 아 그건 레지던시 구나 전시보다.

 

꾸: 레지던시가 뭔지 간략하게 설명해 달라.

 

웅: 어.. 그냥 작가 지원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주로 작업 공간을 지원해준다. 근데 공간마다 다르고 조건이 있어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붙어 있는 것도 있다. 뭘 걸려봤어야 이야기 해줄게 많지.

 

꾸: 문래동에 있는 친구가 그런 거 하는 거 같더라.

 

웅: 미술인뿐만 아니라 공연, 문예 등등 여러 범주들이 있다. 문래동은 아마 종합예술지원센터일거다.

 

꾸: 레지던시 라는게 국가 차원의 지원인가?

 

웅: 레지던시는 보통 나라 혹은 지방자치 차원에서 지원하는게 있고 그 밖은 아마 민자지원사업이 아닐까?

 

꾸: 국가 혹은 민간 차원의 지원이 레지던시 밖에 없는 건가?

 

웅: 그게 아니면 뭐가 있냐? 그냥 포괄적으로 얘기하는 거다. 대게 작가지원 레지던시라 하면 작업공간을 임대해주는 거라 보면 된다.

웬만한 작가들은 작업실이 필요하다. 나 같은 사람은 그림을 그리니까.. 작업실 규모에 따라서 작업의 재료나 스케일 등이 영향 받겠지. 조각하는 사람들은 연장을 많이 쓰니까 주택가에 자리잡으면 안될거다.

우릴 가르치던 조소 선생님도 경기도 쪽에 작업실이 있잖냐.. 장비 같은거 많이 쓰는 사람들은.. 000(친구) 같은 경우에는 작업 공간이 협소해도 할 수 있는 작업을 하지만..

 

보 통 우선적으로 생활비가 해결된 상태에선 작업실 임대를 걱정한다. 예외 없이 모든 작가들이 작업실을 필요로 한다. 생활하는 곳에서 작업도 하면 좋지만 대체적으로 두 가지를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은 구하기 어렵다. 작업실에서 취식이 가능하면 먹고 자고 하는 사람도 있기야 있지만.. 생활하는 곳도 얻기 힘든데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은 아무렴… 최근에 우리 작업실에 방문한 작가분이 계시는데 묵을 공간조차 없어서 자가용 안에서 취식하더라. 그런 사람들에게는 생활, 작업을 떠나 공간자체가 절실하지.

 

공 간지원 말고 기금지원 같은게 있다. 많이 응모 안해봐서 자세한 설명은 하기 어렵지만 그런 기금지원을 받는 분들은 오히려 경력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그런 사람들은 작업이 좋다. 말마따나 잘해야겠지만 생초짜들이 기금지원을 받는 건 하늘에 별 따기나 마찬가지야.

 

꾸: 문래동 친구가 그거 탔었다. 근데 돈 쓴 내역을 다 증명해야 하더라.

 

웅: 응. 그렇다. 그 내역에 작가 인건비는 없다. 그 기금을 가지고 작업을 해야 하는데 재료비, 전시공간 대여비 등을 제외한 지출에 대해선 영수증 처리가 힘들다. 오로지 작업제작과 전시에 들어가는 비용을 처리하는 걸로 알고 있다. 결국 생활비는 따로 충당해야 된다. 자꾸 생활비 생활비 하는데 그것이 작품을 제작하는데 중요하다. 일종의 연구개발비 같이 봐도 무방하지만 사실 애매하다..

 

꾸: 그럼 작업실 임대비 같은 것도 없나?

 

웅: 기금을 타서 작업실을 구했다는 사례는 못 접해본 것 같다.

보 통 작업 하는데 그런 기금이 공모를 해서 타는 경우랑 전시가 되고 기금을 타는 경우가 있다. 전자 같은 경우가 서울 시립 미술관 같은데서 하는 세마(SEMA) 같은 거다. 전시에 필요한 돈을 영수증 청구해야 한다. 작가 인건비는 없고 어시 알바, 작업인부 쓰는 경우는 가능하다. 물품 대여비, 도록비 같은 거. 기타 재료 구입은 영수증 청구 가능하다. 안되는 조항들이 있는데 여기서 구체적으로 얘기하기엔 내가 아는 팩트가 부족하니 패스!

 

꾸: 그럼 본인은 기금이나 지원 받은 경우가 한번도 없나?

 

웅: 음.. 없다 씨바.. 몇 번 시도는 해봤지만 무슨 좋은 이력 같은 게 있어야 지원할거 아니냐. 뭐 작품성향이 맞지 않아 그렇다고 생각해버렸다. 작업이 좋아지면 언젠간 한번 정도 기회가 있지 않겠냐.

레 지던시 말고도 미술관 같은 곳에서 작품을 매입하여 지원하는 것도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하는 미술은행이 그런거다. 일종에 미술관은 작품을 소장하고 구입비를 작가에게 주는 형태이지. 내년에도 지원해 볼려고 한다. 이 문턱도 그리 만만하지 않다.

 

꾸: 알았다. 저번 당신에게 들은 얘기 중엔 정권에 따라 지원 정책이 달라진다고 한것 같다. 정권도 친 문화계가 있나?

 

웅: 정권의 성향에 따라 그럴 수 있는 거 같다. 일단은 작가 지원만 되는게 문화계 지원이 아니라 비영리 공간 이라던지 이런데 시스템 전반에 걸쳐 지원이 가야 뭔가 으쌰으쌰 되는게 있지. 생각해 봐라. 내가 첫 번째 개인전 했던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휴 그런 대안공간들이 MB정권때 없어지진 않았지만 서울시에서 일산시로 이사했다. 그 많던 대안 공간들은 사라졌다. 걔네들이 운영하는건 보통 기금 타서 운영하는 거였다. 근데 그런 공간들이 사라지면 젊은 작가들이나 갓 졸업한 학생들이 전시할 공간과 기회가 줄어든다. 학생들 작품들 가지고 하는 아트페어 같은 것만 많아졌다. 판매를 목적을 염두 한다면 아무래도 창작의 폭도 제한 적이겠지. 둘러보면 실험적인 작업하는 사람들이 힘들어졌고 그 수도 많이 줄었다.

 

꾸: 노무현 대통령 때는 어땠나?

 

웅: 일단 내가 작가 데뷔할 때가 막바지였는데 그때는 대안공간 많았다. 실험적인 예술을 하는 분위기도 활발했다. 뭔가 풍성하고.. 아니다. 그나마 지금에 비하면 다양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소수만 살아남고.. 그나마 갤러리에서도 재정이 위축되니까 전시할 작가수도 줄이고 그러고 있는 상황이다. 공간도 없어지고.. 내가 얼마 전에 전시한 사간동 현대갤러리 16번지도 이제 없어진다. 거기도 나름 대형 갤러리 안에 나름 젊고 실험적인 기획시도가 있었는데 말이지. 대형 갤러리들도 판을 축소하고 위축되어있는 상황이다. 판매를 떠나서 다양한 실험적인 전시를 기획, 저변을 넓힐 그런 공간들이 너무 재정이 안 좋아 사라졌다. 요즘은 더더욱 소비가 위축되고 하니 미술시장 자체가 얼어붙어 있고..

 

꾸: 당신 그림은 잘 안 팔리나? 졸라 잘 그리는 거 같은데..

 

웅: 잘 그리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니. 또한 이것과 관계 없이 예쁘거나 매력 있으면 사겠지. 물론 구매력이 있어야 되겠고. 다들 자기만의 철학. 미적 감각을 가지고 표현하는 건데 항상 구매욕을 자극하게 만들진 않지. 쉽지 않다.

 

Iris pallassii var_chinensis Fisch_50

Iris pallassii var_chinensis Fisch. 2012 Oil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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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정렬이 안풀리고 있어요ㅠ

코드 손대면 되는데 사실 귀찮았어요

미대 다니던 지인 생각나서요

한 번 퍼와봤어요

친척도 이쪽에서 일하는데

남일 같지 않아요


    • 베고픈 번역가는 뭘 먹고 살지
    • 원래 예술만으로 먹고 사는 건 정말 어렵죠. 그게 직장을 구하는 것만큼 쉽고 월급받는 것처럼 안정적이라면 누구라도 예술하고 싶지 직장다니고 싶지는 않죠.
    • 친구 애인이 조소를 하는데, 레지던시 입주 기간? 이 끝나가니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니더군요.
      안정적으로 작품활동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는데 콘크리트광이 대통령이 되더니 다 다른데로 돈 돌려버리고...-_-
    • 이정웅 작가군요. 16번지에서 얼마 전에 전시회를 봤었는데 그 곳이 없어진다니 아쉽네요.
    • 네 흑 동감. 순수쪽은 언젠가 확 콜렉셔너 눈에 들어 잘나가기 전까지는... (근데 그게 좀 로또같은 것...)
      씨프리양 가이야(Cyprien Gaillard)라는 친구만 봐도... 어느날 갑자기 어떤 콜렉셔너 눈에 들더니만 한 몇년을 지지부지하던 앤데... 어느날 난데없이 수집가가 나타나 하나 두개 그림 사주었더니, 2010년에는 막셀 뒤샹상까지 받고 이제는 세계적 작가류에 들어서더군요.
      다미양 허스트(Damien Hirst) 같은 작가도 무명일때 루이뷔똥 사장 아저씨가 하나 둘 사주면서 갑자기 제프 쿤 서열로 올라갔죠.
      파워를 가진 콜렉셔너눈에 드는게, 정말 로또같은거죠. 믿고 밀어주는 갤러리스트를 만나는 것도 중요. 제 친구중 지금 한 거진 10년 고생한 친구가 있는데, 작년부터 꺄르띠에 콜렉션에서 작품 선정되고 거기서 또 사주더니, 이제 슬슬 잘 나가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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