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들은 입만 열면 음모론이나 피해망상을 운운하며 조롱하지만

사실 저치들이야말로 일관되게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있는것 같아요.

 

'좌익 빨갱이들이 여론을 선동한다'는 공포심. 이게 굉장히 심한것 같음. 누구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어느 일본 작가의 대담에서 '고대부터 이어져온 일본인들의 비정상적인 방위감각'을 이야기하는걸 들었는데, 실체가 없거나 모호한 혹은 그 정도의 수위가 아닌데도 엄청나게 부풀리고 과장해서 공포에 떠는거죠. 그러니까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 라는 생각으로 온 힘을 다해 갖가지 대응전략(?)에 몰두하는거고.

 

어느 순간부터는 굉장히 노골화되어서 무려 집권여당이나 거대 언론사에서 아예 대놓고 '알바'를 운용하거나(이젠 알바의 존재를 부정할수가 없게 됐죠), 그런게 아니더라도 자칭 애국보수들의 졸렬한 여론조작 책동이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고 있죠. 도대체 누가 뭘 위해 어떤 방법으로 한다는지 모를 '좌빨의 선동'과 달리, 이쪽은 너무 노골적이고 뻔뻔스럽게 빤스 벗고 날뛰기 때문에 백일하에 드러나 버렸죠. 좀 유감은 이런거 까발리는 측에서 너무 이걸 개그코드(물론 너무 웃기긴 하지만...-_-)로 다루는 습관이 든 바람에 다들 가볍게 생각하게 됐다는거. 윤목사 건도 그렇고 사실 분노할 일이죠 웃을 일이 아니라. 아니면 일베같은 커뮤니티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여론조작의 구체적인 지침을 만든다든지, 뭐 네이트 베플조작, 좌표찍어서 일점사 같은건 그냥 검색해보시면 줄줄 나올겁니다. 좌빨조작에 당하지 않기 위해 우리도 조작으로 대응하겠다 뭐 이런거겠죠.

 

재밌는건 쟤들, 항상 떠들고 다니는 얘기가 '인터넷 여론은 현실과 동떨어져있고 일부 시끄러운 소수의 빨갱이들의 난동에 불과하다'라는 거죠.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온도차는 어느정도 맞는 얘기긴 한데, 그처럼 인터넷따위 별 의미도 없다고 주장하는 놈들이 정작 인터넷에서 어떻게든 여론조작을 해보려고 발악을 하는거 보면... 'SNS의 폐해' '허위사실 유포의 온상'을 운운하는 놈들이 정작 그 트위터에 위장계정 수백 수천개를 만들고 조작질을 하고 자빠졌으니 이건 뭔 코미디인지.

 

'좀비' '선동' 요건 아예 전가의 보도마냥 아무데나 갖다 붙여요. 제가 전에 이글루스 블로그가 어떻게 개판이 됐나 이야기하면서 썼지만, 여기서도 우익들이 '좌빨'로 규정한 쪽이나 이름 알려진 인사들은 뭐 하나 사소한 실수라도 하면 바로 골로 갑니다. 트위터가 좋은 먹잇감이죠. 더 일상적이고 접근이 가볍다는 점에서 블로그보다 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솔직히 왠만하면 이건 아예 손을 안대는게 맞아요. 일간지에 싣는 기사나 칼럼도 아니고 손가락 몇번 놀리면 올리는 트윗에서 단 한번의 실수도 없는 논리의 전개나 팩트검증같은게 가능할리가 없죠. 그럴 자신 없으면 왜 하냐 라는 얘기는 그냥 트위터에 계정만들지 말라는 얘기랑 똑같아요. 정식으로 올라온 언론사의 기사를 보고 트윗을 해도 위험합니다. 당연히 반박기사같은게 뜰거니까요. 그러면 그걸 소재 삼아서 '거짓사실로 선동하는 좌빨' '엉터리 정보에 낚여서 선동질하는 좀비'로 일점사 하는거죠. 블로거라면 댓글을 안보거나 적당히 거를 수가 있는데 트위터는 욕설과 조롱 모욕으로 점철된 메시지가 집중적으로 수십 수백명에게 날아오면 더 평정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거기에 발끈해서 뭐라고 한마디 대응하면 더 신나는거죠. 보면 볼수록 이글루스 정사충 점령기랑 똑같네요-_-

 

일베충이 '민주화'를 더럽혔듯, 근 몇년동안 '음모론'과 '선동'처럼 오염되고 악용된 단어가 없었어요. 전략이 탁월하긴 합니다. 본능으로 안걸까요 나름 머리를 쓴걸까요? 근거를 가지고 의혹을 제기하더라도 그 상대가 정부기관이나 유력한 정치세력처럼 이미 정보를 통제하는 권력에서 몇수 위에 있으면 '음모론' 딱지붙이기에서 벗어날 도리가 없어요. '너 빨갱이지?' '어버버버' 하는것 처럼, 일단 음모론 딱지를 붙이면 거기에 더 대꾸하고 반박할수록 수렁에 빠지는거죠. 선동도 비슷한 수법으로 쓰이고 있고.

 

여튼 우익들은 '좌빨 전라도 피해망상'을 운운할 자격이 없어요. 한편으론 저치들은 반대진영의 지적수준을 엄청나게 과소평가하는 버르장머리가 단단히 들어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트위터에서 이천명쯤 되는 사람들이 A를 얘기했다면(우익들처럼 가짜계정RT말고-_-), 그건 그 이천명이 그냥 'A'라고 생각했다는 의미에요. 공지영이나 이외수한테 선동당해서 B를 A로 바꾼게 아닙니다. 아마 쟤들은 지구가 멸망하는 그날까지도 착각속에서 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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