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난 놀 줄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게 좋아.

1. 언젠가 남편이 그랬던 것 같네요.

난 이렇게 하고 싶은 게 많은 데 넌 안 그렇구나. 넌 노는 걸 좋아하지 않는구나

. ... 그런가?

 

중, 고등학교 시절이 생각하더군요.

단짝 친구를 보러 쉬는 시간에 다른 교실로 마실을 갔더니 친구가 이어폰은 꽂고 눈을 감은 채, 책상에 엎으려 있더군요.

.. 왜 세상과 단절 중인거야? 이어폰 한 쪽은 빼며 제가 물었더니 ..

 난 이곳이 너무 싫어... 라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 왜? ..

 

 

저는 그런 학생이었어요.

학교가 답답하지도 않았고, 나를 옥죄지도 않았고, 왜 내가 구속당하는지도 몰랐어요.

해야할 일들을 해도 내게는 시간이 있었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한다고 해서 제재하는 사람도 없었으니까요.

그 때 제가 좋아하는 일들은 밤늦게 라디오에 빠져있고, 시험기간에는 왜 유난히 책들이 더 재미있는지,

또 격주간 발행되는 만화책들을 기다리는 일은 너무 오랜 기다림이었고

봐야할 영화들은 너무 많아서 이 세상 끝날까지도 다새 못 볼 것 같았고.. 머 그런 정도였어요.

이성에는 아직 관심이 없었고

친구들과 어울려 영어 독해클럽을 새벽마다 하느라 아침잠을 설치는 정도.

 

2. 며칠 전에는 여러분들이 추천해주신 곳 중에서 인사동에 있는 부엌 272라는 곳에 다녀왔어요.

친구도 저도 무척 만족해서 담번에도 그곳에서 만나자고 정해두고 왔지요.^^

메인 하나, 샐러드 하나, 피자 하나를 시켰는데 저더러 메인을 시키지 않는다고 친구가 타박을 하더군요.

사실 저는 샐러드는 무척!! 좋아하고, 디저트를 좋아해서

메인 메뉴를 더 시킬 필요도 없어보였고,

음식이 남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으니까요.   꿀에 재운 단호박 샐러드였는데 무척 푸짐해서 맘에 꼭 들었어요. 음식 사진을 잘 찍지 않지마, 그날은 찍었어요.

 

 

 

 

 

 

3. 놀 줄 모르는 사람이라... 스스로도 규칙적인 것을 더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날밤을 새는 일이 힘들고 또 노느라 늦잠을 자고 지각을 하는 일은 잘 해 본 적이 없긴해요.

매일매일 스스로를 돌본다는 기분으로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고, 새해가 되면 무엇을 배우면 즐거울까 생각해보구요.

남들이 생각하는 파티 걸.. 이런 게 노는 거라면 전 놀 줄 모르는 사람이지만,

규칙적으로 땀 흘리고, 독서목록을 작성해서 읽고, 조금씩 집의 인테리어를 바꾸어 나가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놀이가 되는 사람인가봐요. 이것은 요즘의 놀이사진..

 

 

 

 

 

 

 

4. 여행을 좋아해요.

가고 싶은 곳은 많지만, 아직은 여유가 많이 없어서 계획을 짜는 것만으로도 지금은 좋네요. 5

년 뒤에는 한 달쯤, 그리고 10년 뒤에는 일년쯤 장기여행을 가려구요.

얼마가 필요할까 예산을 짜는 것 만으로도 벌써 그곳에 한 발 다가간 기분이군요.

    • src를 scr로 쓰셔서 태그가 먹히지 않았네요.

      '놀다'의 기준이 뭔지 모호한 것 같아요.
      뭐하고 놀았어?라는 대답에
      어 영화 보고 책 보고 뒹굴거렸어,
      이러면 그게 논 거야?라고 반응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재미있었겠네, 뭐 봤어, 이런 사람도 있고 그렇더라고요.
    • 네 감사..^^ 사진 올리기는 항상 힘드네요. 한 번에 성공한 적인 없어.
      그러게요. 그래서 저도 저 스스로는 참 즐거운데 말이죠.ㅋ
    • 그렇게 집에만 틀어박혀 책만 쓰시면 답답하지 않으세요? 기분전환이라도 하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 .....그냥 자기 전에 책 한 2-30분 정도만 읽으면 되는데요.
      • 글게요. 저도 한 달 간 집밖으로 안 나가본 적이 있네요.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는.. ㅋ 물론 학생 때 방학이어서 가능했죠
    • 쇼파 리폼 힘들지 않으셨어요? 왼쪽이 리폼전 오른쪽이 리폼후죠? 색상이 알록달록 귀엽습니다~
      저도 놀 줄 모르는 사람이라... 좋아요 +1
      • 네.. 제가 힘들지는 않았구요.^^ 고속터미널에서 천만 제가 고르고 맡겼어요.
        재봉은 영 소질이 없어서.. 대신 목수일은 제가 꼭 해보고 싶네요.
    • 논다의 의미가 사람마다 참 다르죠. 여행 다니고 친구들 만나는 것도 좋지만 그냥 집에서 책 읽고 영화 보고 장난감 꺼내보고 하다못해 개랑 같이 낮잠을 자도 저는 충분히 노는 건데 말입니다.
      • 그렇죠. 장난감 꺼내보고.. ㅋ 이런 것만 해도 하루가 훅 가기도 하죠.
    • 이안님 글 참 좋아요!!!!



      요즘도 낸시의 홈짐 하세요? 소개글 보고 가봤다가 헐 빡세다 한지 한 달 다 돼가네요 저는^.^;;



      저 식당 완전 가고싶어요 가봐야겠어요♥
      • 감사^^ 요즘도 해요. 덕분에 직장다니고 육아를 하면서도 취미생활 할 시간도 나서 넘 좋아요~
        하루에 운동하러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제 시간으로 쓸 수 있어서요.
    • 으아- 포근포근 쇼파 너무 보기 좋아요. 매일매일 보면서 얼마나 뿌듯함을 느끼실지.. 결과도 결과지만 저 과정이 참 좋아요.
      • 오~ 직접하는 기쁨을 아시는 능력자님이시군요^^ 인테리어 블로거들을 보면 대단하더라구요
    • 저는 제가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구나를 깨달은게 20대 후반이었어요.
      다들 좋아하니까 나도 당연히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고 여기저기 다녔는데 전혀 그 맛을 모르겠더라구요. 지금은 그냥 '난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으로 인정하고 있어요. 돌아다니는 것 좋아하지만(사실 집에 있으면 발에 가시 돋히는 수준) 잠은 집에서 자는게 제일 좋아요. 정확히 말하자면 당일치기, 2~3박 정도는 괜찮네요.
      • ㅋ 저도 잠을 집에서 자는 게 좋아요. 친정보다 우리집~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게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지요. 다른 사람과 살다보니.이젠 그럭저럭 서로 인정하는 수준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 먼저 인정하기 까지도..자신을 잘 아는 사람도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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