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친중 한 분이 근래에 와이프랑 해외여행을 가서 여행기랑 그곳 사진들을 올리시는데,
'젤 배아픈 것 중 하나가 남의 페북에 올라온 여행기라는데,
그냥 소식 전하며 여행 정리도 하는 목적이니 너무 배아파하지 마시구 봐주세요~'
라고 하시며 글을 올리셨더라구요.
사실 저도 여행가면 그런 글이나 사진은 시간이 남을 때 잘 올리는 편이라,
혹 남들은 달갑지 않은 그런 '짓(!)'을 나만 모르고 계속 한 건 아닌가하고 괜히 찝찝하네요.
저도 부러울 때가 있지만, '부러우면 지는 거다' 같은 마음이 아니라
'좋구나! 나도 언젠가는 가야지!' 정도인데요
다른 사람들은 안그럴 수도 있을 것같다는 생각이 든 순간 갑자기 불편해졌어요.
남이 배 아파할 것까지 생각하면서 내 페북에 사진 올리는 걸 신경쓰는 건 오바 아닐까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질투를 한다고 해도 '아이고 배야 아이고 배야! 나도 따듯한 곳 가서 랍스터 먹고 싶다!'정도지 않을까요? 그런 건강한 정도의 자극을 받으려고 페북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걸 못견디게 싫어하는 사람은 페북 안 하겠죠. 사실 그런 거 자랑하고 남의 자랑도 들으려고 하는 페북인데....-.-
전 오늘 어느 오스트레일리아에 집 산 이탈리아 사람이 푸르른 하늘색 물이 빛나는 흰 백사장에 금털-_-을 반짝이며 물 안 백사장 위에 드러누워 있는 것을 보고 '아 따듯하고 시원하겠다...'라고 생각했는데 뜨거운 햇살을 생각하니까 정말 부럽더군요. 그 다음에는 수박과 콩국수 생각을 했고 그 다음에는 수밀도 생각도 했습니다. '오 좋겠다' 같은 감상은 들었지만...네거티브할 이유는 없잖아요ㅠㅠ
뭐 여행 사진 정리해서 한두 번 올리는 것 정도야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 여행 다녀온지 10년이 넘었는데도 뭐만 하려고 하면 '내가 유럽 여행갔을 때는 ~~했었는데 말이지' 라는 식으로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여행 이야길 수도 없이 반복해서 하는 분들이 계셔서 듣는 입장에선 곤욕이긴 해요(주변에 저런 식의 화법을 구사하는 분들이 제법 있더라구요 ㅠㅠ)... 이건 오프라인 이야기니깐 상황이 좀 다르긴 하네요..
예전에 소위 '싸이질'로 표현되던 일상의 오바스런 포장들이 페북이나 그 외의 것들로 대체되면서 '된장 인증' 혹은 '개그 도구'로 변질된 면이 적잖은 것같네요. 싸이는 이미 한물 갔고, 'Facebook'이라는 이름처럼 사람들간의 connection이 목적이었던 초기는 이미 구석기시대가 됐으니까요.
아, 그런 면에서는 우리나라가 좀 유난스럽게 선진적(?)이긴 해요. 근데 외국 친구녀석 페북 'Like'를 따라 들어간 어떤 페이지도 유머스런 점이 목적인 곳이 하나 있었던 걸 보면 뭐 우리나라만 꼭 그런 건 아닐거라 생각해요. 도구가 주어지면 응용하는 게 사람들이잖아요 ^^
근데 저도 얘기나와서 말이지만 막상 놀러가보면 페북자랑글 다 포장인거 아는데 방구석에 쪼그려 박혀서 놀러갈 형편 안 될때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웃음 + 아름다운 풍경보면 솔직히 좀 비참;해지는 기분 들기도 해요. 그치만 요즘은 행복은 상대적인 거니까, 하고 "그래 너네 돈 많고 시간 많아서 좋겠다!! 부럽다!!!!" 하고 말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