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하나 읽어 드릴게요
우리 형
우리 형아는
올해부터 중학교에 다닙니다.
요즘은 사춘기인지
뭐라 말만 하면
화냅니다.
맨날 놀더니
이제 맨날 공부만 합니다.
형,나랑 게임하자 하면
싫어, 넌 언제 철들래 하면서
무섭게 말합니다.
공부가
우리 형아를
아주 못쓰게 만들었습니다.
---강원 동해 남호초 5학년 양진현---
몽둥이가 된 안마기
어제 알뜰 시장에서
엄마 무릎 아픈 데
드리려고 안마기 샀다.
엄마가 보시면 좋아하실 거야
마음이 설렜다.
그런데
"너 왜 눈높이 안 했어?"
그 안마기로 손바닥 한 대 맞았다.
오늘 아침에
우리 누나가 안 일어나니
"이거 가지고 한 대 맞아 볼래?"
안마기를 드신다.
그랬더니 누나가 벌떡 일어났다.
엄마 드리려고 산 안마기가
몽둥이가 되다니.
---강원 양양조산초 5학년 최상필 ---
죄송스런 마음
엄마가 방을 닦으면서
이기 어디고
이기 방이가 소 마구간이지
저놈의 새끼 죽었으면
마,속이 시원하겠다.
그 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지금까지 상도 못 타 봤다.
난 오늘 자면서 새롭게 태어날 거다.
---부산 반여초 4학년 박수빈---
얼마전에 이 시들을 읽고 얼마나 감탄했는지 몰라요.
어쩌면 자기 할 말들을 야무지게 잘 갈무리 했는지!
난 저만할때 시를 써도 글짓기를 해도
항상 어떻게 멋있는 단어를 써볼까, 사람들이 감탄할만한 글을 써야지, 애들글은 안 쓸거야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림을 그려도
화집을 뒤져가며
열심히 멋있는게 뭘까하고 찾아대고 했죠.
한번도 제 마음을 잘 표현하려 애쓴 적이 없습니다.
그냥 상을 받고 싶고
잘난 척하고 싶고 그게 전부였답니다.
앞의 두 시를 읽을때 너무 재미있어서 깔깔대다가
'죄송스런 마음'을 읽을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제목도 그렇고
-난 오늘 자면서 새롭게 태어날거다 -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