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듀게인의 한 마디

듀게가 생성될 당시부터 (즉, 회원제가 아니었던 시절부터)  들락거렸던 사람입니다.

 

초기 듀게의 매력은 (때로는 "스노비즘" 등으로 비판받을 정도로) 냉철하고 지식 지향적인 분위기였다고 봅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듀게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지적에는 동의합니다.

 

예를 들어, 이용자들 간의 사적인 교류가 더 늘었고 강화되었으며,

게시물의 내용은 덜 진지해지면서 더 소프트해졌고,

과거에 비하여 이용자들 전체의 정치 사회적 견해의 스펙트럼이 협소화되었고,

그 결과 (좋고 싫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를 설득할 수 있을 정도의 논거를 갖고 갑론을박 하는) "논쟁" 자체가 줄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현재보다는 과거의 듀게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게시판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진 않고 있습니다.

그렇게 노력한다고 해서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 같지도 않고.

현재의 듀게에서도 나름대로 얻어 갈 것은 있으며,

듀게질 뿐 아니라 다른 활동에 쓰이는 저의 시간도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저와는 달리, 초기 듀게의 미덕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지향을 갖고 뭔가 노력을 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은

스스로 그러한 취지에 적합한 글을 올리거나,

그런 글에 적극적으로 댓글을 달아 주는 등 뭔가 "생산적"인 것이어야 유의미하다고 봅니다.

 

그게 아니라,

어떤 경향에 대하여 자제를 호소한다든지, 경계한다든지, 개탄하는 등

무언가를 억제하는 (즉, 좋은 것을 encouraging하는 것이 아니라 나쁜 것을 discouraging하는) 방식으로는

게시판의 흐름에 무언가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도가 성공한다 해도, 그냥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 자체가 줄어들 뿐일 텐데,

게시판이라는 것의 성질상, 무언가가 "없는" 것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 연중행사로 반복되고, 그때마다 비슷한 해법이 나왔던것 같아요. 바낭논란부터 해서.. 남의 글에 대해 가치없으니 올리지 말라고 하지 말고 본인부터 좋은 글을 올리는게 어떠냐는....

      그런데, 정작 묻히는게 아쉬워서 분리해놓은 회원리뷰란은 조회수는 높아도 댓글은 별로 안달리고..
      창작란이나 스포일러 게시판의 조회수도 높지 않잖아요.

      단순한 문제가 아닌것 같아요.
    • 듀나님이 항상 뭔가 원하는게 있으면 그런 글을 쓰라고 말씀하셨던 게 생각나네요.
    • 공감합니다. 저도 듀게는 논쟁보는 재미로 들어왔었는데 (무지몽매한 저로서는 읽다보면 배워가는 게 있어서..) 그건 사라지고 그냥 언쟁만 남은 거 같아요.
      그리고 '영화 게시판인데 영화 얘기가 너무 없는 거 아니냐. 신변잡기 얘기 이런 거 밖에 없고. -> 그렇게 말하는 본인이 솔선수범해서 영화얘기를 올리다보면 더 많아지지 않겠냐.'
      식의 제안은 전에도 본 거 같은데, 그 말이 정말 맞죠 :)
    • 잘 읽었어요. 드디어 무적의 파시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된 듯한 반가움이..

      이제 vote기능이 절실해 진 것 같아요. 제가 다니는 다른 커뮤니티도 매일 서로 부딪히는 곳인데 헛소리(무매너에 영양가 없는 비아냥 등)하는 유저 나오면 가차없이 다운보트당하더군요. 굳이 댓글로 피드백 안해도 되고, 눈팅유저도 참여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 가장 흉악한 기능이 추천/반대 제도입니다.

        1.게시판 다수의 의견에 따라 소수 의견이 묵살되거나 다수의 의견만이 살아남죠.
        2.추천/반대 제도는 언제든지 조작이 가능합니다. 아이디 여러개 만든다던지 해서요.
        이메일만 필요한 듀게의 가입제도에선 정말 쉽죠.(심지어 주민번호 필요한 사이트도 얼마든지 여러 아이디로 조작을 하는데요.)
        물론 미리미리 등업게시물을 여러개 써놔야 하겠지만요.
        • 아니 대체 고작 추천반대하려고 가짜아이디를 왜 만드는지..



          그렇군요. 제가 생각이 짧았나봐요
    • 옳소, 가라님 누가 쿵 하면 다른이가 짝 하고 받아치는 것처럼 이게 나왔음 저게 나오는 게 보편적이고 또 그런 반복이 새로 유입되는 사람을 포함, 분위기를 환기시키거나 게시판의 추가 한쪽으로 너무 쏠리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역활을 할때도 있죠 전 이 글에 담긴 내용과 온화함 모두가 맘에 듭니다
    • 좋아요+2
      얼마 안된 듀게활동일이 늘어가면서 느낀 점은 듀게는 "무섭고 글쓰기 두려운 곳"이라는 느낌입니다.
      글 하나 작성할때도 한 두가지가 신경쓰이는게 아니네요.
      댓글 하나도 조심해야하고, 이 댓글도 몇번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어느정도 주인장님께서 만들어놓은 선이 존재하고 1:1로 우리가 지켜야할 예절 범위가 있는 것도 맞는데,
      우리가 일부러 좁히어 스스로 옥죄이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디가 틀렸고 모순인가 눈 크게 뜨고 서로 감시하는것 같아요.숨막힌다고 해야 표현이 될까요.
      아마 어제 등업이 되서 많은 신입회원들이 눈팅을 하고계실텐데, 이런 분위기가
      신입분들에게 한층 더 어려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 오지랖도 생기구요.
      휴 이거 참 빨리 풀릴 분위기로는 안보이고. 안타깝습니다.
    • plbe_ vote 기능은 싫어요. 그 것이야말로 글이나 댓글을 쓰지 않고도 파시즘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걸요.
      vote 만들자 그러면 저는 적극 반대할 거에요. 살려주세요, 추천/반대라던가 좋아요 기능만은..
      • 맞는 말씀인듯
        쉽지 않은 문제네요
    • 오전에 잠깐 다른 듀게인과 '베스트 게시판'에 대해 이야기 했었어요. 메인게시판에 올라오는 가벼운 글들때문에 좋은 내용이 묻힌다면, 일정이상 추천을 받은 글이 모이는 게시판을 따로 만들면 어떨까 하고요..
      그런데, 자칫 '선동적인 글' 들이 모이는 게시판이 될수도 있고, 그걸 관리자가 일일히 거를 수도 없을거라고 하시더군요.
      쉽지 않아요..
    • 가라_ 듀나의 영화낙서판이 어떤 컨텐츠를 만들기 위한 장도 아닌데, 그러한 컨텐츠를 위한 또는 향한 시스템을 일부러 만들어 넣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추천'이라는 형태가 생겼을 때, '추천' 자체에 대한 개개인의 정의를 세워야 하는데 그것의 차이가 서로에게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제 입장에서는 듀게는 듀게로서 편안히 흘러갔으면 하네요.
    • 어찌 되었건 인정을 해야죠.
      이 나라는 이명박과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뽑는 나라이고,듀게는 지금 정도의 글이 올라오는 곳입니다.
      추천기능을 넣거나 빼거나 게시판 규칙에 뭘 더 보태고 빼서 그로 인해 의미있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진 않습니다.

      그냥 영화낙서판에 영화낙서를 하나 올리는게 제가 오늘 한 일입니다.
    • 감사히 읽었습니다.

      이 글이 좋은 영향을 많이 미쳤으면 좋겠습니다.
    • 좋은 글 감사합니다.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2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4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89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0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5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3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6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1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3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4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49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2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