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연인관계를 유지하는 법


을 저는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확히 말하면 한국의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복지정책이 안되어있는 한국의 어떤 특징은 있는 것 같아요. 

갑자기 누군가와 헤어져서 너무 비참한 나머지, 이런 글을 남기는 건 아니구요. 

그냥 자주 생각하는 테마이기도 해서요.


미수다에서 서양여자들이 나와서 '왜 한국여자들은 돈 많은 상대와 연애(결혼)하려고 하는 지 모르겠다, 상대가 돈이 없으면 내가 먹여살리면 되지!' 식의 캡쳐가 

마치 한국의 꼴페미들 보라는 식으로 웹에 돌아다니는 걸 본 적이 있거든요.

전 미수다에서 그 발언을 한 여자분들이 '한국사회에서는 사회 복지정책이 사람들의 기초적인 생활권과 노후 복지를 담당해주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는 가족이 구호 및 복지의 역할을 담당해야만 한다'는 무시무시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 그걸 안다면 그 이후에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문득 의문스럽더군요.

그 말인 즉슨, 결코 둘이 벌어서 둘이 먹고 사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니까요.

자식들 교육도, 결혼 후 집 문제도, 그걸 대는 부모들의 이후 노후복지도 가정 내 울타리안에서 서로 상호부조하며 해결해야한다는 게 

가족을 골라서 태어나지 않은 이들에게는 너무나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생들 자취 때 전세값이 부모한테 나온다는 걸 알았을 때 좀 멘붕이었네요. 그걸 부모에게 받을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못받는 학생들도

가난한 부모 부양은 미래에 해야겠지요. 


몇년 전인가요, 다큐멘터리에서 한국의 특정 기도원들이 방송에 나온 적이 있는데,

말이 기도원이지, 거기엔 가족들도 버려서 오갈 데 없는 노인들이나 경제력없는 장년층의 (결혼이 불가능하거나, 결혼했으나 아내자녀들과 연이 끊긴) 남자들이 

공동생활하면서 폭력 속에서 사는 걸 보고 섬뜩했어요.

근데 과연 한국에서 부모님에게 아무것도 '복지혜택'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대와 나, 둘만의 행복과 연애, 결혼생활을 꿈꾼다는 게 가능한 일이긴 한걸까요.

왠지 점점 비관적인 기분이 드네요.

이런 기분이 들 때, 저는 김기덕 영화가 보고 싶어집니다.



    • 돈 많은 남자만 찾는 여자가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만큼) 그렇게나 절대다수인지도 의문이고,
      노후걱정 없을 만큼 복지제도가 완벽한 나라가 지구상에 얼마나(말씀하신 서양국가만 해도) 될지도 잘 모르겠고
      따라서 우리나라 복지의 미흡함이 일부 여성들의 속물근성을 합리화시킬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건지 모르겠네요.
      • 저도 돈많은 남자만 찾는 여자가(인터넷에서 회자되는 만큼) 그렇게 절대다수인지 먼저 의문이구요,
        하지만 적어도 미수다의 서유럽 국가들이 한국보다 복지정책이 좋다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일부 여성들의 속물근성'이라고 하셨는데, 미수다라는 프로 자체가 한국의 '일부'여성이라고는 칭하지 않죠. 아예 출연자들의 출신국과 다른 한국에 와서 느끼는 점, 차이점이라는 구도로 일반화해서 이야기를 가지고 가니까요.
    • 우리나라 복지가 부실하다->그럼 돈 많은 남자랑 결혼해야지- 이건 그 반대가 설명이 안되는 것 같아요. 님 주장대로라면 우리나라 남자들은 왜 돈 많은 여자를 찾지 않습니까?
      • 글쎄요, 전 한국남자들도 돈 많은 여자(=본인 경제력이 아니더라도, 집안이 좋은 여자)를 분명 가난하고 집안 볼품없는 여자보다는 선호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거기에는 일면적으로 '경제력' 뿐만 아니라, 사랑이라던가 외모라던가 각자 나름의 기준점들이 융합되는 것이죠. 그건 여자분들이 남자를 보는 데도 적용되는 거고요.
        • 제가 미수다를 안 봐서 모르겠지만 그 외국인 여자들이 지적한 바는 "아니 왜 한국사람은 남녀불문 전부 배우자의 경제력을 그렇게 따져요?"가 아니라 한국여자 한정해서 지적한 것 같아서요.
          복지부족으로 남녀 모두 배우자의 경제력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는 지점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 돈 많은 배우자를 찾는 건 남자들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나만 몰랐나??
    • "한국사회에서는 사회 복지정책이 사람들의 기초적인 생활권과 노후 복지를 담당해주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는 가족이 구호 및 복지의 역할을 담당해야만 한다'는 무시무시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 그걸 안다면 그 이후에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문득 의문스럽더군요."

      격하게 공감합니다. 그런데 그 방송이 소위 '꼴페미'보라고 하는게 아니라 (입에도 담기 실은 말이지만) 이른바 '김치녀'라고 특정 남성 유저들이 사용하는 바로 그 대상을 향해 보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티포투님께서 복지와 가족 그리고 연애를 함께 이어서 사고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실제로 저 '김치녀'라는 표상(혹은 리얼리티)이 완전히 허구인 것만은 아닌데 왠지 이 댓글을 쓰면서도 폭탄과도 같은 댓글이 달릴까봐 두렵네요. 저는 실제로 '김치녀'라는 표상이 리얼리티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X베와 같은 사이트에서 말하는 것처럼 어떤 '종특'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또 그게 단순히 네이밍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티포투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그것은 가족과 연애의 감정을 독립적이고 자족적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사회적 하부구조가 부족한 것 때문에 남녀관계가 왜곡되어 나타나게 된 것이 '김치녀'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모든 여성을 '김치녀'로 몰아가거나 아니면 마치 '김치녀'라는 것 자체가 허구이고 네이밍의 문제이며 그런 것은 입에 담을 수도 없고 그저 무지하고 바보같은 일부 남성들의 왜곡된 욕망만으로 넘겨버리는 것에도 동의하기가 힘듭니다.
      • 그런데 김치녀니, 종특이니 이런 단어의 의미가 정확히 뭔가요? 요즘에 귀에 자주 들리는데 무슨 개념인지 몰라서요. 소위 페미니스트들을 비꼬아서 칭하는 '꼴페미'랑 다른 지점이 뭔지도 궁금해요.
        • 대부분의 인터넷 속어는 엔하위키( http://rigvedawiki.net/r1/wiki.php )에 비교적 자세하게 용례와 함께 설명되어 있습니다.
    • 가끔은 소득격차가 적당히 나는 남녀가 만나서 데이트 비용도 남자가 적당히 많이내고,
      결혼비용도 남자가 적당히 많이 준비하는 게 남녀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것 같아요;
      • 전 똑같이 반반하고, 부모로부터 경제적 복지혜택을 받지 않은 경우라면, 그만큼 결혼 당사자들끼리 독립적인 연애+결혼생활을 해나가는 게 서로 만족스러운 것 같아요. 근데, 상대가 다른 소리를 하고 나오면, 그때부터 불행시작이죠. 그 케이스가 '자본이 있는 가정'이 아니라 '자본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더욱요.
        • 일단 여자가 데이트비용과 결혼비용을 반반해야해요. 그러니까 먼저 양보를 해야하는 거죠. 하지만 확신을 갖기 어려우니까 최선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죠. 결혼시작할 때 부모 도움 안 받으면 매우 힘든 것도 사실이고. 게임이론 생각나네요.
    • 높은 물가, 고용불안정으로 사는게 점점 빡세지는 만큼 여자 조건 보는 남자도 많습니다. 이해가고도 남아요.
      • 덧붙여,
        결혼을 사랑의 결실로 보는지,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기 위한 목적(혹은 스타트?)으로 보는지는 개인의 가치관 문제지 성별에 따른 차이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예전엔 일하는 여자가 많지 않아서 여자 직업 보는 남자는 별로 없었지만 옛날에도 여자집 재산, 집안 보는 남자는 많았습니다.
        • 동감합니다. 일면적으로 데이트 비용 누가 더 많이 내냐, 가방 누가 들어주냐 이런 문제를 넘어서서, 큰 맥락에서 거사가 진행되어가는 과정들을 곰곰히 관찰하고 있자면, 성별 차이는 별반 없어 보이거든요. 현재 본인의 경제적 지위를 상승시켜주진 못하더라도, 현재에서 더 하락하게 되는 걸 원하진 않는 것 같기도 하네요.
          • 네. 능력있고 돈 많은 사람과 결혼하려는 속물이 아니더라도 소위 "빨대" 꽂히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은 성별 불문하고 많이 봤습니다.
    • 뭘 말하고 싶은건지 잘 모르겠네요.
      • 한국에서 재테크는 배우자와 부모란 얘기 같네요.
      • 거창한 논지전개를 하려는 글은 아니구요, 그냥 미수다의 캡쳐와 그 캡쳐에 열광하는 일부 남정네들의 댓글들이 몇일동안 머리에 맴돌아서 든 의문 정도로 봐주시면 될 것 같네요.
    • 결혼은 현실이지요 특히나 결혼했다 하면 출산육아 강요(!)하는 한국사회에서...
      경제침체와 고용불안 사회양극화가 심해지면 심해질수록 되려 예전처럼 '조건 맞으면' 결혼이란 분위기는 대중화되고 고착될 거라고 생각해요
      맘적으로야 그 사실이 불편하니 저마다 핑계는 가져다 붙이겠지만 '지금 내가 이 사람하고 결혼하나, 이 사람 집안,직장하고 결혼하나?'라는
      고민이야 있을 것이고. 그러다가 불현듯 진짜 사랑 찾아가고 싶은 충동 (그게 사랑이건 아니건)에 휩쓸리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고.
      법적 제약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동거 커플들이 늘어나거나
      결혼따로 연애따로의 전통적 악습이 다시 대세를 타거나...
      아니면 나처럼 살거나...
      이게 현실 맞다고 생각합니다.
      • 하아... 아니면 저처럼 살거나, 도 추가합니다.
        밥숟가락만 들고 오두막집에서 '단 둘'이 맨바닥부터 시작하는 건 환영할 일인데, 그쪽 가족들이랑 모두 함께 종신으로 엮인다는 건 좀 어렵네요.
        그런데 전자와 후자를 구별못하고 속물이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주변엔 있더군요.
        • 자신의 부모, 게다가 상대 부모 모두에게 경제적 지원 안 받는 사람은 절대 속물 아닙니다.
    • 문제는 자기가 능력을 쌓아서 돈을 많이 벌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돈 많은 남자를 잡으려고 하는 거죠.
      논리적으로도 그게 타당한 거 아닌가요?
      1. 돈이 많이 필요하다 => 투잡을 하든 스펙을 올리든 멀하든 돈을 많이 벌어야 겠다
      2. 돈이 많이 필요하다=> 돈 잘버는 남자랑 결혼하겠다.

      미수다에서 그 독일인이 말한 논리가 1번의 관점에서 2번을 비판한 거고, 제가 보기엔 매우 타당한 걸로 보입니다.
      • 네, 그게 매우 바른 이야기긴 한데요, 저는 그 여자분이 한 말이 그 분 국가에서처럼 한국에서 실현가능하다고 보이지 않거든요.
        1번의 관점에서 2번을 비판하려면, 1, 2번의 사회적 백그라운드가 동일할 때 온전히 비판할 수 있는 거 같고요.
        그 분은 한국사회에서 그게 불가능한 지점들을 인지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이야기같아요. 그렇다고 2번이 온당하다는 걸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가 뭘까 생각하다보니, 복지가 독일과는 다르게 가족연대로 인해 책임지워져있다는 사실을 떠올렸을 뿐이죠.
        • 독일이 무슨 천국인 것도 아니고 한국이, 일자리 자체가 없는 아프리카 막장 국가들 상황도 아닙니다. 독일보다는 좀 힘들 수 있겠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는 말은 말이 안되지요. 남편 혼자 벌어서 살아가는 한국의 그 수많은 가정들은 다 먼가요? 당장 제 지인들 중에도 남편이 수입이 없어서 가족을 먹여 살린 아내들도 몇 케이스있어요. 남자에게 의존하고, '아버지집에서 살다가 남편집으로 가는' 마인드를 가진 여자들을 비판하는 내용이잖아요.
          님 생각은 먼가 인도의 지참금 제도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있어요.
          • 저는 님이 제 생각을 어떻게 정리하고 계신지가 도무지 의문인데요. 포인트가 완전히 어긋난 거 같거든요.
            저는 2번이 옳다고 주장한 바도 없고, 옳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그런 현상이 존재한다는 걸 사실로 인지하고 있을 뿐이죠. 나아가 그건 (미수다 캡쳐 보고 여자들 까면서 열광하는 남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도 여성의 집안이나 경제력을 보는 것처럼 비슷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보고요.
            독일이 천국도 아니고, 한국이 아프리카 막장 국가도 아니지만, 두 나라 사이에는 성별역할기대와 임금격차, 노인복지+자녀교육에 있어서 사회제도의 완충망이 명백히 다르다고 짚어드리면 될까요. 인도의 지참금 제도는 본 글의 취지에서 많이 나가신 것 같네요.
            • 예를 잘못 드신 거 같군요.
    • 공감합니다. 연애 결혼이란 것도 사회 안전망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회에서야 대중적으로 통용되는 개념인 거죠.
      과거에는 무슨, 어림도 없는 일이잖아요. 결혼은 당연히 조건이었죠. 연애도 사회적 경제적 지위가 어느 정도 맞는 사람들 사이에서나 하는 거고.

      어떤 사회에서 결혼에 사회적 경제적 조건을 많이 따진다는 건 그냥 그 사회가 사회안전망이 부실하다는 증거일 뿐이에요.
      그딴 게 종특일리가 없잖아요.
    • 남녀 불평등(남존여비 사상)이 강할 수록, 사회 안전망이 부실할 수록 가족 이데올로기와 연애, 결혼에 있어 남자가 여자보다 더 큰 손해비용을 감수하는 경우다 높다는 얘길 본 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다 이유가 있는 법이죠
    •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이었네요.
    • 네, 그리고 복지가 안되어 있는 것에 덧붙여 우리나라에서 여자가 남자만큼 돈을 벌려면 운이 좋거나 능력이 더 뛰어나야 하죠. 그러니까 남자 혼자 버는 가정이 많다고 해서 그게 말이 안된다고 할 수는 없어요. 몇 개 케이스가 있는 것과 보편적인 케이스를 비교하는 건 아니죠.
    • 자녀들의 교육도 유렵과는 천지차이죠. 공교육이 사회적 격차를 해소해주는 유럽의 국가들 과는 달리 부모의 재력이 곧 아이의 성공적 미래인 미친 사회가 지금 우리나라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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