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지가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저에게서 히틀러나 기계장치의 신을 기대하시는데, 전 이 게시판에서 제 권위가 대단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건 시도하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몇 가지.


일단 위의 게시판 규칙을 읽어보시죠. 규칙 몇 개 안 됩니다. 그런데 저것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신 분이 계십니까? 설명하기 민망할 정도로 단순합니다. 예의를 지키면서 사이좋게 놀라는 말입니다. 저 규칙들은 그를 위한 최소한의 제한입니다. 만약 규칙의 적용과 이에 대한 강요가 이 큰 목적을 위반한다면 당연히 웃기는 일이 됩니다. 저 규칙들은 십계명도 아니고 다른 신성한 어떤 것도 아닙니다. 그냥 교통법규처럼 단순한 도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친목질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도 거기에 대한 나쁜 경험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제가 모른다고 하지 마시죠. 하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친목질이 이 게시판을 위협했던 적은 없습니다. 게시물이 조금 재미없어졌을 수는 있습니다. 몇몇 회원들이 눈에 거슬렸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에게 이건 그냥 넘어갈만한 일입니다. 이 게시판에서 친목질의 위험성보다 더 위험한 건 친목질에 대한 공포증입니다. 요새는 이게 레드 컴플렉스 수준입니다. 최근 소동도 [바디 스내처스]의 한 장면 같았어요. 그것도 카우프만 버전.


종종 이 게시판의 회원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이 게시판이 분명한 목소리를 내던 때가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했던 페미니스트 목소리는 도대체 어디로 갔나요?)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죠? 다른 회원이 자신의 신경을 긁는 것을 거부하는 권리? 도대체 왜요? 이 정도 인원의 게시판에서 그게 가능한가요? 여긴 그냥 문자 위주 게시판입니다. 싫으면 피하면 됩니다. 저도 몇 년 째 그렇게 하고 있고 그 결과 제 정신건강은 조금 나아졌습니다. 여러분도 해보시죠. 정말 맘에 맞고 신경을 거슬리지 않는 사람들만 만나고 싶다면 친목질을 추천합니다. 오프라인이나 다른 온라인 공간에서 친목질을 한다면 누가 뭐랍니까.


게시판의 지금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는 외부인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허지웅 기자나 김도훈 기자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들을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트위터 대화에는 제 글도 있습니다. 아마 그런 일이 일어난 곳이 제 이름을 딴 게시판이 아니었다면 제 목소리는 더 거칠었을 겁니다. 이 상황이 어이가 없고 우스꽝스럽다는 것이 안 보일 수가 없잖습니까. 그럼 다음 단계는 자성이어야 합니다. 지금은 자기 분석, 자기 위로, 정신 승리 따위는 이미 쓸모가 없는 단계입니다. 그 정도로 웃깁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고 발언 당사자의 일반적인 성향을 비난하거나 그에 대한 호오도를 드러내는 것은 유치한 일입니다.


게시판을 개선하고 싶으시다면 긍정적으로 활동하시면 됩니다. 생산적인 글을 올리시고 생산적인 대화를 하세요. 친목질이나 친목질의 가능성이 거슬린다면 그러지 않으면서 활동적이 되면 됩니다.그런 분들을 위해 영화 리뷰란의 활성화를 추천합니다. 앞으로 전  뉴스란을 활성화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게시판은 의도적으로라도 영화 관련 글을 늘릴 필요성이 있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전 이 게시판에서 활동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건 대선 전후 이 게시판을 몰아친 분위기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전 이게 그냥 개인적인 의견차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보니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듀게는 2013년 한국 리버럴들이 얼마나 지리멸렬했었는지 보여주는 표본으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친목질로 붕괴될 가능성보다 훨씬 큰 위협이죠. 여러분은 이게 별 게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신경쓰입니다. 이 게시판에는 제 이름이 붙어있으니까요.


할 말 다 했나? 그런 거 같군요. 그럼 전 예쁜 연예인 사진이나 찾아 올리겠습니다. 


    • 이 게시판에서 친목질의 위험성보다 더 위험한 건 친목질에 대한 공포증입니다.

      +1 대공감합니다
    • 전 잘모르지만 앞으로 잘되었으면 하네요 여기는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곳이니까요 듀나님은 건강을 챙기시구요 ^^
    • 전 밑에서 두 번째 단락에 +1 씁니다. 아니 맨 마지막 줄은 그냥 한 줄이니 사실상 마지막 단락이라고 해야 하나요.
    • 저는 타이밍이 맞지 않아 일련의 어처구니없는 사단에 한 마디도 보태지 않게 됐는데, 정말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기야 타이밍 맞아서 보고 있었더라도 기가차서 아무말도 안했을거 같지만(...)
    • 최근 소동도 [바디 스내처스]의 한 장면 같았어요. 그것도 카우프만 버전<-- 이게 몬말인지 모르는 내 자신의 부족함이여 ㅠㅠ
      • 필립카우프만 버전 바디 스내처스 영화를 말씀하시는것 같긴한데 저도 본문에서 말하는 소동이 뭔지 몰라서....
    • 글쎄.. 계속 눈팅은 하고 있었지만..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는 것인지 저는 이해할 수가 없네요.
    • 밑에서 두 번째 단락에 대해 얘기하자면,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상당히 그런 것 같습니다. (주로 듀게 눈팅 정도 하는 사람들이)듀게를 그런 식으로 일컫는 걸 꽤 봤고 동의하지 않기도 어려웠어요. 듀게가 유난해서는 당연히 아닐 테고 커뮤니티 규모나 포스팅 량도 그렇고 거기에 경어 쓰는 이곳 분위기까지 결부돼 그렇게 일컫기에 표본 감으로 이래저래 딱이긴 했죠.
    • 대선이후 깨시민논쟁과 이번 친목질 논쟁까지. 아니 이건 논쟁도 아니었죠.
      정말 게시판 분란의 끝장을 보는 느낌이었는데 듀나님 글로 이제 좀 진정되었으면 합니다.
      특히 허지웅 기자 관련해서는 제발 그만했으면 좋겠군요.

      그나저나 듀나님이 어지간히 창피하셨거나 이젠 나이 드셨거나 하신 듯.
      그동안 게시판 눈팅만 13년쯤 한 것 같은데 이렇게 나서서 글 쓰신 건 처음 봐서요. :)
      • 저랑 비슷한 기간동안 오신 것 같은데 저는 몇 번 봤어요.
        그때마다
        듀나님이 나섰다, 잘 안 나서는 듀나님이 입을 열었다,
        이런 반응 본 기억이 나고,
        지금 이 글의 내용조차도 비스무리한 느낌. 구체적인 건 다르지만요.
        워낙 몇 번 안되기는 해요.
    • 듀나님의 게시판에서 최소한의 개입 의지를 고려해볼 때(제겐 그렇게 보였어요) 이번에 얼마나 민망하고 난감했는지 짐작이 가네요;; 유저로서 이런 지도가 신선하고..좋아요.
    • +1
      주로 눈팅지만 아무튼 10년 넘게 들어오던 게시판인데, 대선 직후 책임 떠넘기기 아웅다웅도 그렇고 이번 언쟁도 그렇고, 이 정도로 게시판에 피로를 느끼던 때가 또 있었나 싶더군요.
    • 게시판을 위해서라면 생산적인 활동을 하라는 말에 한표합니다.

      삶의 목적은 싫은걸 없애는게 아니고 좋은걸 늘리는게아닐까요.
    • 사람들과만 만나도 싶다면 -> 사람들과만 만나고 싶다면.

      왠지 말해야 할 거 같아서요..?! (습관)
    • 듀나님은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쓰셨겠지만 전 솔직히 이 글이 참 좋아요.
    • 게시판에서 무언가가 싫다는 이야기도 할 수 있지만 그것이 남보고 강력하게 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것이든 싫어하는 것이든 그에 대해 이야기할 때 웬만하면 생산적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해서 또 생산적인게 목적이라는 것은 아니고, 바낭이란 단어도 있고..) 과시하기 위한 것만 아니라면 친목이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좋아요.
    • 교통정리가 필요한 순간이라고 느꼈어요. 나름 구 게시판 시절부터 들락날락 했었는데, 듀나님이 이정도로 이야기하시는 건 처음인 것 같네요. 요즘 분란은 그냥 먼 동네 불꽃놀이 보는 것 같았어요. 뭐가 시끌시끌하게 지나가는데 잘 파악도 안되고, 막상 보고나면 솔직히 이게 이 정도로 큰 문젠가 싶기도 하고.



      페미니스트 목소리가 사라진건 아쉬워요. 나름 여성주의자로 성장해가면서 듀게에서 이런저런 문제의식을 많이 배워갔는데. 솔직히 그때 그 분들은 이미 알게 모르게 짐 싸서 가버리신것 같아요.
    • 머리아프기 싫어서 최근에 올라오는 논란글마다 회피하면서 지내니까 이 정도로 심각한지도 몰랐네요. 인터넷도 여가의 일종인데 다들 재밌게 하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생산적인 토론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아니고 서로 긁지 않으면서 하는수준에서요..
    • 남자이고 이성애자이지만 그동안 듀게의 여성주의자분들과 성소수자분들께 많은 것들을 배워 갔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리고 예전게시판의 raven님이 참 그리워지는 요즘이네요. 그분이 계셨다면 요즘의 듀게에 대해 따끔한 통찰과 깊이있는 분석을 해주셨을텐데 하고 말입니다. 아무튼 저라도 이제부터 영화 관련 글 열심히 써야겠습니다.
    • 위협 수준은 아니었지만, 듀게 회원들끼리 트위터로 특정회원 뒷담화 하다 걸려서 피해자가 탈퇴하는 일이 있었죠. 이 정도면 큰 사건의 한 예는 될 수 있지 않나 싶네요. 친목질의 폐해로요. 전 별 생각 없이 듀게를 드나들었었는데 이 사건 이후로 생각이 좀 바뀐부분은 있습니다. 아 물론 이번 일은 남이 자신들의 신경을 긁는 소리를 거부할 권리-듀나님이 쓰신 의미에서-를 어이없는 방식으로 행사하려다 망한 사례일 뿐이고요.
      • ㅇㅇ성님 얘기죠?
        ㅠㅠ
    • 듀나님 글 정말 좋네요. 그동안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던것 같구요.


      대선 이후로 정말 게시판 분위기 대단했죠. 그놈의 깨시민 논쟁은 정말 징그러웠고;; 다들 책임 떠넘기느라 바쁘고 정말 참담했었는데.
      페미니스트들의 의견이 많이 사라진 것도 아쉽죠. (대신 그 입에 담기도 싫은 매춘인지 성노동자인지 뭐시기 얘기만 시끄럽고 그런 주제들도 정말 징그럽긴 하더군요.)
    • 2013년이라 꼭 찝지 않아도 듀게의 변화를 보면 대한민국의 리버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지치지 않고 인터넷에 글을 쓰는 사람들의 연령은 늘 일정하기 때문에 변화가 오는 걸까요?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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