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딸기를 먹는 사치

제게 사치와 여유로움이란 단어는 디저트에 가까운 말이에요.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을 TV판 영화로 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화창한 가을, 아니면 봄날 쯤에

주인공인 화자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장면이었어요.

 

그걸 보면서.. 아 내게 행복이란 따뜻한 어느 날 오후쯤 미술관 앞에서 먹는 아이스크림 같은 느낌이지.

라고 생각했지요.

 

당장 허기를 면해야만 하는 그 때에는 디저트보다는, 더 많은 양의 양식이 필요할 테니까요.

궁핍의 단계를 벗어난 약간의 사치를 누릴 수 있을 때가

넘치를 부를 소유한 때보다 더 행복할 것 같아요.

 

지난 주에 쉬는 날, 친구를 초대했어요.

약속된 날 비가 오고 날이 흐렸지만 다이애나를 초대한 앤의 마음으로

평소에는 쓰지도 않던 엄마가 사주신 꽃무늬 접시도 꺼내놓고 딸기를 사다놓고 친구를 기다렸어요.

 

점심시간에 맞추어 도착한 친구는 오는 길에 접촉사고가 났지만 의연하게 대처하고

전날부터 골라놓은 소매가 봉긋한(사실은 파워숄더?) 예쁜 카디건을 입고 왔더군요.

 

간단하고도 초대음식으로 손색없다는 연어 스테이크를 처음으로 해봤어요

 

 

 

 

 

식사는 사실 디저트를 위한 서곡이었을 뿐이고

우리의 본식인 밀크티와 딸기 그리고 달다구리들..

친구를 위해 특별히 요크셔 골드를 아낌없이 투하했고 딸기를 두 번쯤 리필해서 먹었어요.

 

 

 

 

학교 CC 였던 저희 부부의 신혼집은

동기들에게 아지트 같은 곳이기도 해서

  친구들을 불러 가끔 밥을 먹이기도 하는 게 일상이었는데

이젠 큰 맘 먹어야 할 수 있는 이벤트 같이 되어 버렸네요.

 

 

친구가 돌아가는 길.. 아쉬움 보다는 마음이 채워지는 기쁜 시간이었어요.

    • 불필요한 소비일 때 사치라고 하고
      행복한 감정은 절대 사치가 아니죠.
      • 네^^ 딸기를 먹으면 행복해요.그럼 사치 아닌걸로~
    • 맛있어 보이네요.. ^^
      • 맛있었어요. 마눌님께 해드리면 사랑받으실 듯 ^^
    • 커피잔이랑 꽃무늬 식기 참 예뻐요. 제 옆에는,, 김어준 머그컵이 있네요-_-
      • ㅋ 저희 어머니 취향인데, 저도 나이드니 가끔 꽃무늬도 괜찮네..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 로얄 알버트인가요? ㅎㅎ
      • 네^^ 혼수로 해주신..ㅋ 저희 집에서 젤 비싼 식기들을 꺼낸 날이에요.
        친구에게 이 멘트도 덧붙여서.. " 마닐라 아주머니는 손님용 찻잔을 써도 된다고 하셨어 *.* "
    • 와.. 부러워요.

      멋지네요.

      (닉네임 헷갈려라!!)
      • 같이 상황극 해 줄 친구가 있으면 가능한 놀이에요~~ ^^ 추천!드립니다
    • 소녀소녀함이 막 뿜어져 나오는 글이에요:-)** 전 황실장미보다는 twg tea가 확 눈에 들어옴+_+
      • 아 그것은 초대받은 친구의 선물이었어요!! 차 좋아하시나봐요?^^
        하나는 프랑스 티, 하나는 초콜렛 티 인데... 향이 너무 좋아요. 가까운 곳에 계시면 한 잔 대접에 드리고 싶군요.

        ㅋ 소녀소녀함 하니 예전 남자 동기의 말이 생각나네요.
        제가 학교에 머핀을 한 번 구워간 적이 있었는데 그 녀석 하는 말이
        "이안아, 네가 드럼을 배우러 다니는 건 말이지.. 어울린다고 생각해.
        하지만, 빵을 굽는다니..?! 그건 안 어울린단 말이야~~~ "
    • 앗! 로얄알버트 황실장미에.. 샐린매트?
      진파랑은 없는데 요것도 실사용에 이쁘군요~
      황실장미나 포메같은것들.. 그냥 볼땐 꽃이 부담스러운데 막상 실사용해보면 그리 예쁠수가 없더군요 !

      요새 홍차와 밀크티에 빠지다 보니 자꾸 티팟과 티세트가 눈에 들어와요
      • 샐린매트~~ 이거 유명한 것인가 보군요? ^^
        이마트에 있길래 하나 사왔다가 접시랑 데코했더니 남편이 맘에 들어해서 하나 더 사서 짝 맞추어 둔 것.ㅋ

        아.. 저 찻잔들의 이름이 황실장미이군요??^^
        커피잔 모으는 것은 어머님의 취미여서 전 결혼하면서 한 세트 받았어요.
        사실 저도 첨에 왕부담스럽다고 생각했다는...ㅋ

        홍차는 저도 입문한지 이제 갓 일년인데 초기에 정말 예쁜 티팟의 세계에 눈이 돌아가더군요.^^
    • 아구 기분이 저절로 달달&좋아지는 포스트네요. 잘 보구 갑니다. 어머님이 센스 넘치는 분이시네요! ㅎㅎ
    • 우와 대학 CC인 친구 부부가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한 학번 아래인 CC 부부가 있지만..멀리 살아서 슬프구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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