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를린 잡담성 후기 (약 스포)
많은 분들이 기술하셨다시피 연출력, 편집, 연기력, 완성도 등 대체로 장점이 많은 영화였습니다.
특히 시간가는 줄 몰랐다는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싶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아쉬움을 기술한다면
- 뻔한 대사 들, 장르적인 장치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는 익숙한 대사들. 표종성의 하이라이트 대사 '인간은 배신한다'는 겉멋든 식상함의 절정이었음
- 비주얼적으로 놀라움은 없음. 심지어 칭찬이 자자한 그 추락씬도 007에서 이미 경험했던 장면들.
- 뭔가 아쉬운 액션씬들. 본 시리즈의 액션씬들을 보고 감탄했던 점은 '아 저 인간 진짜 강하구나'라고 느껴질만큼 연출되었던 반사신경의 향연이었음.
베를린은 그걸 답습한 정도?
- 라스트 오두막 시퀀스는 헬이었음. 인셉션의 마지막 설원 전투씬과 비슷할 정도로 심심 그 자체.
- 차라리 전지현(련정희)이 이중간첩이었으면, 추가 가능한 몇 가지 에피들로 인해 좀 더 드라마있는 스파이 영화가 되었을 거 같음
결론적으로 류승완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점을 이번 베를린에서도 고대로 느꼈습니다.
몇 프로 부족한 아쉬움.
그건 아마도 유니크하지 않다는 점에서 가장 크게 기인할 겁니다.
홍상수, 박찬욱, 봉준호 등에게서 각인되는 각자의 독창성을 류승완에게 기대하면 안되는 걸까요?
데뷔작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서 느꼈던 유니크함은 이제 더 이상 없는 걸까요?
국내 평론가들이 이 영화를 지극히 장르적 완성도를 기준삼아 칭찬이 자자하던데,
글세요 이 영화의 장르가 액션입니까, 스파이물 입니까?
스파이물로써는 지극히 떨어진다라고 보여지는데...
그냥 조금 안타깝습니다.
더 보여줄 수 있을 거 같은데, 더 나갈 수 있을 거 같은데 왠지모를 아쉬움이 많이 드네요.
물론 부당거래 이 후 대한민국 감독 중 이 정도 연출력을 가진 감독이 어디 있겠냐는 점에는 반문의 여지가 없을 겁니다.
류승완 필모그래피 상 가장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도 들지만, 앞으로가 기대되면서도 딱 여기까지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교차하는군요.
뭐 아마도 류승완이니까 이런 생각도 드는 거겠죠.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식이라면 현재 한국에서 헐리우드 스튜디오에 가장 어울리는 감독은 류승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좋은 의미이든, 깐죽거려서 하는 비아냥이든지요.
어쨌든 영화는 재미있습니다. ^^
덧붙여서 대사 웅얼거려 잘 안들린다는 얘기, 저 한테는 해당 사항 없었습니다.
어제 영등포 Soundex관에서 봤는데, 알아듣는데 전혀 문제없더군요.
극장별로 좀 가리긴 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