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아악... 어쩌다 이걸 놓친 걸까요...ㅠ_ㅠ

결코 다시 볼 수 없을 거라던 90년대 3대 전설이 있었습니다. 


1. Guns & Roses의 새 앨범


2. 듀크 뉴켐 3D의 후속작


...그리고 3. My Bloody Valentine의 새 앨범. 


1. 액슬 로즈는 결국 슬래시 없이 새로운 멤버로 Guns & Roses를 꾸리고 새 앨범 Chines Democracy를 발매 및 내한공연까지 합니다. 


...90년대 아름다웠던 추억은 그냥 추억으로 남겨두는 게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든 공연이었죠. 전날 대만에서 공연하고 술 진탕 먹다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공연시작이 2시간 늦어졌다는, 한국의 락공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대형사고가 차라리 전성기 그의 무책임함을 추억하게 하며 '이 형 아직도 여전하구만...=_='이란 일말의 안도감마저 갖게 했어요. (그런데 다음날 일본공연에선 컨디션이 만땅 찍어서 셋리스트에도 없던 추가곡에 전성기 못지않은 불꽃 보컬을 보여줬다던...-_-++)


2. 전설의 FPS '듀크 뉴켐 포에버'의 역시 무려 12년의 개발기간(...) 끝에 후속작 '듀크 뉴켐 3D 포에버'로 돌아오게 됩니다. 


사용된 게임엔진을 네 번인가 갈아치우고, 발매 연기만 다섯번에 참다 못한 사장이 발매예정일을 얼마 앞두고 개발진척상황을 보기 위해 스튜디오를 방문했더니 직원들이 아무것도 안 만든채 놀고 있었다는 전설의 게임이죠...=_=;; 사실 듀크 뉴켐 3D는 분위기가 유쾌한 B급 스멜이라 그렇지 게임 자체는 FPS 본연에 매우 충실한 수작이었습니다. 특히 단일 맵에서의 복층구조를 최초로 완벽하게 구현한 FPS이며, 이동수단으로 제트팩을 처음으로 도입했다는 점에서 가히 혁명적인 게임이었죠. 하지만 12년 동안 개발중단과 갈아엎기를 반복하며 다른 의미에서 전설이 되어버렸고, 사람들의 뇌리속에 듀크 뉴켐 3D가 FPS로서 갖추었던 탄탄한 내공은 잊혀진 채 시대착오적이기까지 한 복고 마초캐릭터인 듀크 뉴켐과 정신나간 세계관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속작은 이런 듀크 뉴켐의 가벼운 점만 물려받았습니다. 소소한 재미는 있는 게임입니다. 상대에게 똥(...)을 집어던진다든지, 상대에게 축소광선을 쏴 쥐새끼만한 크기로 만들고 밟아버린다든지, 외계인에게 납치된 반라의 스트리퍼들을 구출하고 키스세례를 받는 것 등은 다른 게임에서 경험하기 힘든 유쾌한 경험이죠. ...그런데 딱 거기까지입니다. 이 게임은 자기가 FPS라는 것조차 잊은 듯 해요. 총 쏘는 재미가 전혀 없습니다. 총 몇 발 쏘다보면 정신나간 분위기의 무비가 등장하고, 차량 좀 몰고 가다보면 또 무비로 이어집니다. 이게 게임인지 더럽게 재미없는 인터랙티브 무비인지 헷갈릴 정도에요. 


'듀크 뉴켐 3D 포에버'는 정말 영원히 나오지 않는 게 차라리 더 나았을 거란 생각마저 듭니다. 


3. 사실 1번과 2번 얘기는 3번을 위한 잡담이었습니다. 


My Bloody Valentine은 90년대 혜성처럼 나타나 슈게이징 락(공연 내내 고개를 떨군 채 신발만 쳐다본다는 뜻. 매우 마초적이고 과장된 무대매너의 당시 L.A.메틀과 반대로 굉장히 얌전하며 감성적인 분위기였죠)의 시초이자 전설로 꼽히는 명반 'Loveless'를 남긴 채 사라져버린 밴드입니다. 멜로디가 아닌 디스토션 잔뜩 걸린 기타의 노이즈가 빚어낸 불협화음으로도 아름다운 음악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선구적인 앨범이었죠. 하지만 이들은 이 앨범에도 만족하지 못했고, 장장 20년의 세월 동안 다음 앨범을 내지도, 밴드를 해체하지도 않은 채 긴 휴지기를 가집니다.(심지어 리더인 케빈 실즈는 다음앨범 작업한다며 매일같이 출근까지 했다고 하더군요... 장장 20년 동안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타는 목마름으로 그들을 기다렸고,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Lost in Translation' O.S.T.에 케빈 실즈가 참여했다는 소식에 많은 락팬들이 광분하기도 했죠. ('결국 이렇게 해체되는 건가...ㅠ_ㅠ'란 탄식 반, '그래도 케빈 쉴즈 솔로라도 활동재개하겠지'란 안도 반)


...그런데 무려 21년만에, My Bloody Valentine이 새 앨범 mbv로 돌아왔습니다!!! 


...게다가 바로 어제!! 악스에서 내한공연까지 가졌다더군요...ㅠ_ㅠ 게다가 아마도 새앨범 발매 후 세계에서 첫번째 공연이었어요!! 


...아악!!! 어째서 이런 걸 모르고 있었던 거야!!!ㅠ_ㅠ!!! 이틀만 빨리 알았어도 전설의 귀환을 눈앞에서 볼 수 있었는데!! ...ㅠ_ㅠ


...공연을 마친 My Bloody Valentine은 이제 영국투어 대장정에 오른다고 합니다. 아마 당분간은 다시 오실 일 없겠죠...ㅠ_ㅠ


뒤늦게 머리를 쥐어뜯으며 제가 가장 좋아하는 'Only Swallow'와 새 앨범의 'New You' 올려봅니다. 

 

 

 

 

    • 저도 못갔지만 뭐 마블발 라이브는 여러가지로 별로였었다고 다녀온 친구들이 그러더군요... 저도 뭐 예전 라이브 부트레그도 많이 들어보고 했었지만 별 기대는 없었더랬어요... 그래도 새 앨범은 사서 들을 생각입니다...(얼마전 리마스터 박스셋도 샀구요...)
      • 그래도 고출력의 거대한 스피커에서 사정없이 뿜어져나오는 그 엄청난 노이즈가 온몸을 진동시키는 전율을 공연장에서 느껴보고 싶어요. 근데 케빈 실즈 이 양반은 심지어 공연 중에도 맘에 안 드는 부분이 있으면 바로 연주 끊고 처음부터 다시 한다더군요...=_=;; 이 완벽주의자 아저씨가 21년 동안 작업실로 출근하다 드디어 내놓은 새 결과물이 실로 궁금해집니다.
    • 어제 두 번 연주한것도 있고.. 여러번 끊으셨습니다 케빈형아.. 마지막곡도 한번 끊었던가.. 막곡 you made me realize 대략 15분간 쏟아내고 가셨어요 대단했어요!!!
      • 막곡 15분!!+_+!! 정말 현장에서 들었더라면 감회가 남달랐을 듯 합니다.
    • 1. 새앨범은 별로였어요. 기력없는 보컬에 그저 눈물만.
      3. 어제 공연은 머라고 표현을 못하겠네요. 평생 한번 볼 기회인지라 나름 즐겼지만 어제 그 해프닝도 제 평생 유일무이할겁니다. 새앨범은 발매되면 찬찬이 들어볼래요.
      • 1. 유튜브에서 찾아듣고 있는데 저는 이번앨범도 상당히 좋네요. 뭐 보컬이야 세월을 거스를 수 없지만 어차피 사운드의 주는 기타니까 상관없음!

        2. 해프닝이라면 어떤 해프닝인지?;; 제발 한번만 다시 와주셨으면 좋겠어요...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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