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 귀농하신 젊은 분들 보면, 민박겸 찻집같은 생각은 좀 로망인 것 같고, 프리로 하는 일과 겸하면서 유지하시는 분들이 대다수였어요. (제 주변엔 그래요. 이것도 케바케겠지요.) 그래도, 생활에 허덕이면 울며 겨자먹기로 다시 도시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분들도 봤고요. 가고싶다고 확 가는 게 아니라,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죠.
서울에 집을 가지고 있고 그게 제 때 팔리기만 한다면 평균소득 정도 살던 사람도 집팔고 시골로 내려가 소일거리로 텃밭농사 조금 지으며 유유자적한 노후를 보내는게 가능하긴 하더군요. 중소도시 말고 정말 시골이라면 새 집을 지어도 서울집값 대비 당장 2~3억의 차액이 생기는 거니까요.
"찻집." 전 제가 모르는 뭔가 새로운 건가 했습니다; 저는 도시에서 나고 자라서, 시골 생활을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이해가 가면서도 제가 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최소한 지금은요. 그리고 "귀농"이라는 개념 자체가, 농사나 시골생활이랑 어느 정도 끈이 닿아있던 사람이 시골로 "돌아가는" 거라면 저는 뭐 원래 시골 생활 경험이 없거든요.
안그래도 이제 어제군요. 낮인가 sbs에서 지방소식? 이런거 나오는 프로였는데 어딘가 지방...강원도였나.. 한옥 개조해서 찻집으로 운영하시는 분 나왔습니다. 그분이 바로 여성분이시더라구요. 원래 한옥을 구해서 이런거 하시고 싶은 생각이 있으셨다는거 같더라구요. 그러다 딱 그 집을 지나다 우연히 발견하고 하게 되었다나 뭐래나.. 혹시 그 프로보고 글 쓰신건 아니죠? 여튼... 좋은 재료 쓰고 뭐 그런다고 나오더라구요. 전 좋아보이던데요.
시골생활의 어려움은 먹고 살거리를 농사->찻집으로 바꾼다고 해서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도시생활을 오래한 사람들이 제일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은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일 것 같네요. 시골에 살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시골의 담장은 유리담장입니다. 다른 사람 일에 이래저래 참견하는게 이상하지도 않고 그만큼 참 뒷말도 많은 곳이고요. 그런데 이 문제가 동네 주민들과 선을 긋고 사는 것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것 같더군요. 귀농까지 안 가더라도 전원주택에 살고자 하는 분들께도 경험자들이 제일 먼저 하는 조언 중 하나가 "커뮤니티와 잘 동화되어야 한다"거든요.
농촌에서의 유유자적한 삶이란게 생각만큼 녹록치않아요. 돈이 별로 안들어갈것같지만 계속 서울에서살다 몇년동안 지방내려갔던 경험으로 볼땐 동네에 오피스텔 가지고있어서 월세를 받던가 자식새끼 다 출가시켜서 생활비를 넉넉히 받던가 해야되요. 그런분들의 나이대가 평균 60세이상 되보이구요. 지방엔 땅부자들이 많은데 제가 있던곳은 그런분들 아니면 대부분 돈에 허덕여서 자기먹을거 자기농사지으시는분들 많았구요. tv에 등장하는 편안한듯한 찻집이나 가게들은 정말 승부를 걸만큼 본인이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결과예요. 나이가 많거나 식구들이 도와주지않으면 이마저도 힘들구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힘들었던거. 기침한번이라도 하면 동네에 소문납니다. 쟤 기침했다고. 사생활보장안되서 그거 힘든 사람은 못견뎌요. 그런점에선 독신한텐 지옥인곳이죠. 성폭행도 빈번히 일어났어요. 쉬쉬거리며 조용히 지나가던데 이건 우리나라 전체에 해당되는것같기도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