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바낭) 타인에게 들었던 말 중에 가장 심했던 것

특별히 기억나는 것 있으신가요? 


저 같은 경우에는 


"너 지금 억울해서 우는거니?" 


상황은 

제가 고등학생 시절 과외 활동으로 뭔가를 배우던 때였습니다. 저는 말이 별로 없고 소심한 학생이었습니다. 

어느날 의도치않게 저를 가르치던 선생님께 어떤 실수를 저질렀어요.

그리고 그 실수에 제 스스로 압도되고 놀라서 주체할 수 없이 울음을 터뜨렸어요. 

평소에도 예민하고 꽤나 신경질적이었던 그 선생님은 짜증스러운 눈빛으로 저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습니다. 

"너 지금 억울해서 우는거니?"



지금 돌이켜보면 별로 대수롭지도 않은 일이었고 살면서 훨신 심한 말도 많이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저 상황을 생생하게 머릿속으로 그려낼 수 있고 

저 말을 떠올릴 때마다 손끝이 찌릿한 느낌이 드는 걸 보면 어린 마음에 적잖이 트라우마로 마음속에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냥 새벽에 잠도 안오고 문득 떠올라서 적어봤습니다. 

듀게분들도 이런 기억 혹시 있으신가요? 

    • 칼로 찔러 죽여버리고 싶단 말을 들어봤네요ㅎㅎ 욱신욱신합니다ㅜ
    • 있죠, 너무 심해서 남에게는 들려주지 못할 말들이.
    • 제가 좋아하는 기타리스트님은,
      예전 애인이 "기타소리 시끄럽다-_-"고 한 걸 가장 상처받은 발언으로 꼽으시더라고요.
      • 음악에 열정이 있는 사람들한테 이게 좀 큰거 같아요.. 저도 어머님한테 "재능이 있어야 말이지.. 시끄러워 죽겠다" 라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있습죠. 전공은 경제학이지만.
        사실 무슨 음악이더라도 가슴이 닫혀 있으면 소음이기 마련인데요. 장대건씨 이병우씨 연주도 시끄럽다고 하십니다 ㅎㅎ
        • 아 불가사랑님 음악하시는군요!

          저는 생긋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영상을 보고, 아니 어떻게 그럴수가 있단 말이냐 우워우워우워...했답니다.
    • 본문을 읽으니 딱 떠오르는 기억이 있어요. 중학교 때 이지메까진 아니었지만 가볍게 절 놀리며 괴롭히는 애들이 둘 있었어요. 영어 시간에 그 애들과 같은 모둠이 된 것이 괴로워서 선생님께 바꿔 달라고 부탁을 하러 찾아갔죠. 성적에 따라 섞어놓은 모둠이라 제가 걔들을 가르쳐야 했는데 그러긴 싫었거든요. 그 영어 선생님도 딱 저랬어요. 짜증스런 눈빛으로 똑바로 보며 차갑게 '너한테 문제가 있는 것 아니니?'라 쏘아붙이더군요. 어떻게 보면 별 거 아닌 건데 평생 못 잊을 것 같습니다.
      • 저는 같은 얘기를 한 달 전에 폭행당했을 때 병원에 오신 어머니께 들음
    • 아. 왜 새벽에 아픈거 끄집어내고들 그래요...잠 못자게ㅠ
    • 저도 있어요. 어릴 때 미술학원 다닌 적이 있는데, 선생님이 저한테,
      "넌 애가 어쩜이리 까부니? 앞으로 까불지마"
      '까불지마'에 대해 굉장히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저를 보곤 합니다.
      물론 당시 제가 어떻게 까불었는지(?)는 지금도 잘 기억이 안 나요.
      그래서인지 저도 남에게 '까불지마'라는 말은 잘 안 쓰게 되더라구요.
      • 미술학원 선생들이 입이 거치네요

        저도 유치원에서, 크레파스 살색이 없어서
        사람이랑 태양을 검은색으로 칠했더니

        니 눈에는 ㅅㅏ람들이 검은색으로 보이냐며 왕창 혼난 후에
        미술은 손도 안 댄 기억이
      • 저도 어릴 때 미술학원에서 코끼리를 분홍색으로 칠했는데
        분홍색 코끼리가 어디있냐고 왜 분홍색으로 칠하냐고 혼난 기억이 있어요. 아직까지도 그 선생님 왜 그랬지? 하고 종종 생각나네요.
        집에 와서 얘기했더니 어머니가 그 학원을 바로 끊어버리셨었죠.
      • 위의 두분이 겪은 미술학원선생들은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네요. 그런 상상력과 독창성으로 무슨 미술씩이나 가르치는지-_-
    • (티비 속의) 쟤 불쌍하다고 안타까워 할 거 없어 지금 니 인생이 더 불쌍해



      누가 얘기했는지는 말하지 않을래요.
      • 아마 그 말한 사람 인생이 장담하고 지금 엄청 불쌍할거임
        24601처럼 살고있을 듯
      • 아. 진짜 못된 입..주댕X네요. 참지 못하고 끼어들어 댓글남겨요.
    • 불현듯 대학시절 과 친구에게서 들었던 이 말이 생각나네요. "(네가) 오멘에 나온 악마의 자식을 보는 것처럼 소름끼친다."

      대학시절 내내 저는 평범하고 조용해서 거의 존재감 없는 사람이었어요. 옷도 청바지에 티셔츠 몇 장으로 버티고 겨울이면 거기에다 낡은 무스탕 하나 더 걸치는 수준이었죠. 꼭 참석해야 하는 단체 모임 빼곤 친구들이랑 밥을 같이 먹거나(제가 워낙 안 먹는 인간이었음) 문화놀이를 더불어 즐긴 적도 없고요.
      아무튼 그러다 3학년 2학기 어느 날 수업시간에 교수님에게 불려나가 발표를 하던 중 꼴까닥 기절해버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개인작업하느라 보름 정도 거의 못 먹고 못 잔 상태에서 사단이 난 거였죠. --;) 엠블런스가 와 병원에 실려 갔고 사흘 입원 후 퇴원했습니다. 퇴원 후 과 친구들 열 명 정도가 집으로 병문안을 왔어요. 다들 저희 집에 처음 온 거였는데 뭔가 좀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아요.

      네... 누가 봐도 부잣집이구나 알 정도로 제법 화려한 집이었습니다. 어머니가 내온 거한 점심상을 물리고 난 후 한 친구가 썩소를 지으며 저와 눈 맞추고 저 말을 하더군요. 뭐랄까... 봄날 나무 맨 꼭대기에 매달려 있던 커다란 목련이 털썩 떨어져내리는 한순간인 듯 가슴 철렁했던 한마디였습니다.
      훗날 그날 왔던 다른 친구들도 이런 소회를 제게 남겼더랍니다. "니가 그런 부르주아일 줄은 꿈에서도 상상 못했다..."

      (쓰노라니, 요즘 시청률 높다는 주말 연속극의 한 캐릭터와 겹치는 이야기네? 싶군요. ㅎ)
      • 그런 욕이라도 하지 않으면 자신의 불행을 견딜 수 없었을 사람일거예요 / 토닥토닥
      • 이건 제가 100% 확신하건데 그 친구가 샘나서 견딜 수가 없어서 입으로 그렇게 퍼부은겁니다. 그러니 흥 하고 잘 사는게 복수! ㅎㅎ
    • 고등학교 때 학교 동아리를 가입했는데... 저는 사람 얼굴을 잘 기억 못합니다. 그래서 부장 언니만 간신히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죠. 다른 선배들은 얼굴 잘 비치지도 않았고... 그래서 복도에서 마주치면 꾸벅 인사를 했는데.
      어느 날 선배들이 절 불러내더군요. 그러고는 뭐라고 뭐라고 했는데(부장 선배한테만 인사하고 자기들한테는 인사 안 한다고 갈구는 거였음)... 너무 어처구니없지만 딱 한마디는 기억납니다.
      "지금 권력에 빌붙는거니?"
      그 쪼만한 동아리에 무슨 권력이 있다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기가 막혀 말은 못하고 줄줄 눈물을 흘렸었죠.
      사람을 증오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게 해주더군요.
      정말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미웠었네요.
    • 전 기억 안할래요 분명히 굉장히 많은데, 망각의 늪에 계속 두려 합니다...
    • '휴학을 하지 그랬니'
      대학때 아르바이트하면서 집안의 병자 간호하느라 제대로 된 생활을 못했죠.
      결석계 제출하려고 교수님가서 사정설명했더니 그러더이다.누가 들어도 형편이 안되는데 왜 대학은 다니냐는 투여서 안잊혀지네요.

      문장의 의미만으로는 더 심한말들도 많은데 각자 마음에 꽂히는 말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 저도 다른 상처에 비해 유독 깊게 상처받은 말 하나.
      20살 때였나 어떤 남자한테 고백했다 차여서 울고 있는데 친구(여자임)가 저를 쓱 훑어보더니 "음..넌 살은 안빼도 되겠는데 가슴은 좀 키워야될 거 같다. 뽕같은 거 좀 넣어"라고 했던 거.
      어쩌다보니 지금도 그 친구랑 상종하고는 있지만...저 말만큼은 용서 못 할 것 같아요.
    • '넌 돼지보다 못생겼어'
      지하철에서 생면부지의 아저씨에게 들었습니다.
    • 꽤 있을 것 같은데 안 떠오르네요. 잊은걸까요. 아니면 제가 강철의 멘탈을 가진걸까요.
    • "너 요즘 운동한다며? 살 마니 빠졌어?", "네 칠키로요"라고 하니 "빠진거 맞어?"
      사기를 돋아주지 못할 망정(누가 나 살 빠졌냐고 물어봤냐고!) 사람들은 도대체 왜그럴까요! 상처받았어요!
    • "니 숨소리도 거슬려"(같은 방 쓰던 룸메이트)
      "밤길 조심해 차로 갈아버릴 거야"(고객님)
      쩝...
    • 딱히 기억나는건 없습니다. 저도 모르게 잊었는지도 모르죠. 곰곰히 기억을 더듬으면 생각날지도 모르는데, 그러고 싶진 않구요.

      단지 제가 악의를 가지고 말했든, 무심결에 말했든 제가 한 말로 저런 기억을 가진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진심으로 바래봅니다.
    • 1. 임신했을 때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 중 한 친구가 둘째는 언제 가질 거냐고 하길래 지금은 생각이 없다고 하니까, 애 하나만 낳아 키웠는데 20살쯤에 갑자기 죽으면 어떻게 할 거냐고 했을 때와
      2. 친구랑 전화 통화 중 실연한 딴 친구 이야기를 하는데, 통화하던 친구가 저에게 저는 별로 노력도 않고 분수에 넘치는 결혼을 했는데 저렇게 괜찮은 애(실연한 친구)는 계속 힘든 상황만 일어난다고 했을 때가 기억나네요.
    • 학교를 마치고 첫 직장에 들어간 지 몇 달 안 돼서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이 일어났었습니다. 수많은 선량한 사람들이 억울하게 희생된 대참사여서 온 나라가 술렁거렸었죠.
      다음 날 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제 앞에 있던 같은 팀 남자선배가 저를 똑바로 보면서 '전라도 사람들이 불지른 거 아냐?' 하더군요. 어이가 없어 쳐다보니 대수롭지 않게 '농담이에요' 하는 겁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면서 밥이 안 넘어가더군요. 하지만 꾹 참았습니다. 거기다 대고 화를 내봤자 들을 소리가 뻔했거든요. 농담한 걸 가지고 그러냐, 발끈하는 걸 보니 피해의식이 골수에 박혔구나, 별 것도 아닌 일로 선배한테 덤비는 게 전라도 사람들 특성이냐....
      그 때부터 웃자고 한 소리에 죽자고 덤빈다'는 말이 정말 싫어졌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말을 농담이랍시고 뱉으면서 오히려 상처받은 쪽을 바보취급하다니요.

      그날 식판만 내려다보면서 꾸역꾸역 넘겼던 밥을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흰 쌀밥에 노란 기장이 예쁘게 섞여 있었죠.
      • 이거 강한데요... 와 제가 다 부글부글 끓습니다. 불꽃쌍싸닥션에 식판들이붓기 콤보를 시전하고 싶어요!!!
    • 전 말의 내용이나. 표현보다 정황이 그렇더군요.

      아주 오래 전의 실수나 아니면 믿고 털어 놓은 사적인 고민들이 훗날 나를 공격할 재료가 될 때요. 그 뒤로 누구한테도 두루뭉술한 이야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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