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바낭] 순수의 시대

 

1.

책을 읽으려고 봤더니 집중을 해야 읽힐 책이더라구요. 그래서 예습 겸 영화부터 봤습니다.

원스 어펀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서 자극을 뺀 느낌이 들더군요.

좀 더 어릴때 보았다면 많이 심심해 했을듯하다 싶으면서 감정선과 시대에 대한 고증을 즐거워하며 봤습니다.

-미셀 파이퍼 팬임에도 이 영화에서는 역할보다 조금 나이들어보이고, 덜 매력적으로 느껴져서 안타까웠어요.

 

2.

생뚱맞게도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가 떠올랐습니다.

남미답게 - 방금 확인해보니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페루군요 - 뜨겁게 사랑해버리고 삶에 후회따윈 없었던 모습이

어딘가 여리고 가슴아프게 늘어지는 뉴욕의 사랑과 대비되었다고나 할까요?

 

(아래 스포일러는 마우스 드래그하세요)

이 소설의 백미는 아주머니와 결혼하는 것보다, 결혼하고 뜨겁게 사랑한 후 몇 년 후 이혼했다는 것 아닐까 합니다.

 

 

 

 3.

영화 초반부의 연회에 아래의 그림이 나왔는데 두 사람의 결투장면이네요.

이 그림을 분명 어느 책에서 봤는데 기억이 나질 않네요. 혹시나 아시는 분 계시나요?

 

 

 

 

    • 3.그림이 등장하는 책은 모르겠고, 그림 자체는 장 레옹 제롬의 '가면무도회 뒤의 결투'에요 :)
      • 아핫... 두 해전 겨울엔가 오르세에 갔을때 제롬 특별전인가 했었던 기억인데 거기에서 본건지도 모르겠어요.
        감사합니다.
    • 1. 언젠가 [순수의 시대]에 대한 이런 평을 들었지요: "코스튬 드라마로 위장한 갱스터 드라마"
    • 아무리 그래도 갱스터 드라마라기엔 너무 심심한데..ㅋ 메이 웰렌드가 보스?
      저는 미셸 파이퍼 이 영화의 모습이 최고라서 의왼데요. 머리스타일도 광대뼈가 좀 나온 얼굴과 잘 어울리고 조각같은 이목구비가 정말 잘 살아났어요. 코선은 정말 예술이죠. 신발이나 손목에 입맞추는 스킨십도 되게 떨리고요.
      둘이서 서로 "우리가 엇갈리는 사이 원치않는 결혼이 코 앞까지 왔다.이제 마음을 확인해서 어쩔거냐" 하며 언성 높이는 장면, 그리고 버포트가 망했으니 올랜스카는 뭐 먹고 사나..라는 상대의 말에 발끈해서 "그게 뭔 헛소리냐"고 대들던 장면.그 두 장면이 제일 감정을 많이 표현한 장면이죠.이러니 처음엔 졸면서 볼 수 밖에요.그러다 어느 날 망치로 맞은 듯 반해서 수십번, 제가 가장 여러번 본 영화랍니다. 눈도 즐겁지만 숨어있는 드라마가 참 슬프더군요.'옛날이나 지금이나 눈치보며 하는 사랑은 참 비슷하구나! 엇갈림의 패턴도 내 경험과 비슷해!'마지막 장면은 맘이 아파서 아예 안보고 그 전까지만 닳도록 봤죠. 요 며칠도 꺼내서 몇번 봤네요. 아주 잘 된 각색은 아닌 것 같아요. 단지 배우들 연기가 좋고, 미술이 멋지고.스콜세지라서 그나마 이 정도 했다..싶기도하지만.
    • 미셸 파이퍼를 레이디 호크때부터 눈독 들이며 실시간으로 변화를 봐온지라, 이때 좀 안타깝긴 했어요.

      이 영화 다시 봐야겠네요.워낙 오래 전에 본 데다 볼 때 딱히 감동 받은 건 아니어서 기억이 잘 안 납니다.

      계속 비틀쥬스와 가위손의 삐닥하고 위태로운 소녀로 위노나를 기억하고 있어요. 이 영화도 그 연장선에서 봐서 위노나 라이더의 영화로 기억합니다. 억눌린 귀족 처녀로 나오지만 그 퀭한 눈으로 곧 무슨 일을 벌일 것 같았죠.

      실읔 이 제목이 제가 기억한 그 영화 맞나 싶을 정도로 지금 자신이 없습니다;
      • 귀족인가요 부잔가요 미쿡인지 영국인지도 기억이 안 나는군요.-_- 개 많이 키우는 중년 부인이 친척으로 등장하는 거 맞죠? 아닌가 그건 영국식 정원이었나 ㅠㅠ 죄송해요 ㅠㅠㅠㅠ
    • 맞아요. 미국 상류층이고요.감독이 뉴욕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여기도 뉴욕. 저도 위노나 라이더 반항적인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역할이 너무 얌전해서 적응하는데 좀 걸렸어요. 뭔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끝까지 얌전하더군요;; 그러나 어찌보면 순수하진 않은거죠. 남편의 본심이 어떻든 외부적인 평화, 가정의 유지가 제일 중요했으니.그래도 멋진 것 같아요. 결혼전 분명,"더 좋아하는 여자가 있으면 포기하지 마라"라고 했거든요. 그리고 결혼 후엔 남편의 성실성에 대해 절대로 의심하지 않는 연기를 했죠.강심장인지 당시 풍토가 그런건지. 아처같은 남편이라면 딴 여자에게 맘이 가 있어도 의무와 예의를 충실히 지키니까요..마지막 유언에서 "니들 아버지는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걸 포기했다"고 아이들에게 말했다는게 짠하게 다가와요.
      • 음 전 위노나의 그 이미지가 이 영화에서도 유지된 것 같아요. 그냥 얌전 정숙한 게 아니라 꽤나 깜찍하게 엿먹인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었죠. 위노나 나오는 게 맞다고 하시니 자신감이 생겨서 말이 많아지는군요;;
    • 위노나 라이더 이때가 연기도 제일 좋고 영화도 꽤 잘 골랐는데 어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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