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여행 문외한의 스페인,중남미 여행의 로망 / 머리를 단발로 잘랐어요

저희 집은 예전부터 여행을 전혀 안 가는 집안이었습니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었는데

- 그렇게 매달 소득이 풍족한 집이 아니었고 

(엄마가 항상 약간 빠듯하게 살림을 하셨어요. 가계부는 몇십년간 계속 스프링 노트에 줄 그어서 만든걸로 쓰셨고, 지금은 제가 엑셀로 이중 작성합니다.)

- 식구가 많은 편이었고, 

- (아마 결정적!) 부모님이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셨고, (아버지의 휴가때 여가 생활은 오로지 책.바둑.)

- 서울에 오래 살아서 대중교통으로 왠만한 곳은 거의 커버가 가능하므로 집에 차가 없었고, 

- 조부모님을 오래 모시고 살아서, 차도 없는 이상 어르신 모시고 가까운 곳 여행가기가 참 그랬죠. (할아버지 할머니 여행은 거의 작은 집에서 시켜드렸어요)

생각해보니 집에 차가 있어도 힘들었을 것 같네요. 대가족이 모두 어디 놀러 가려면. 차 한대에는 5인밖에 못 타잖아요.


게다가 다들 먹을걸 정말 좋아해서, 돈 생기면 맛난 한우 고기 사서 푸짐하게 요리해먹자... 이런 분위기이지, 이번엔 어디 놀러가자! 이런 가풍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저도 별로 여행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곳저곳 자주 놀러 다니다보면 여행의 맛을 잘 알텐데 어렸을 때부터 그럴 기회가 별로 없었고

성인이 된 제 경제적인 사정 역시도 그렇게 좋지 않으니까요.


그렇지만 딱 하나, 영원히 저의 여행 로망인 곳이 있는데... 

스페인과 중남미 입니다.


그냥 좋아요. 


지금은 종영했지만 EBS 세계테마기행에서 스페인,중남미 지역이 나오면 꼭꼭 챙겨 보았고 

(제일 재미있었던 곳은 사진작가 김홍희 씨의 볼리비아 여행, 탁재형 PD의 감각이 특히 뛰어났어요.)

동네 도서관에서도 스페인, 중남미 지역 여행기들은 종종 빌려다가 넋을 잃고 읽어봅니다. 

그래서 왠만한 그쪽 유명 여행지들은 오히려 한번도 가보지도 않았는데 지명, 사진, 특산물, 잘 알아요.



저 아래 스페인 여행하신다는 꽃게랑백장님 글이 있어서, 멋지다는 생각하면서 글을 적습니다.


그런데, 스페인,중남미 지역을 여행 로망으로 삼는 것과

막상 여행을 하게 되는것은 전혀 다른 문제일 것 같아요. 

왜냐, 어쩌다보니 전 국내선 비행기도 한 번도 못 타본 사람이거든요. 가장 멀리 여행 가본 곳은 고등학교때 수학여행인 경주 정도.

... 그냥 그렇게 되었네요.  ^^;;

유럽인 스페인은 몰라도 중남미 여행은 보통의 여행보다는 굉장히 경비나 준비가 철저해야 하는데, 여행에 문외한인 저에겐 많이 무리겠지요. 


연금술사에 나오는 그릇 장수가 생각나요. 

일평생 메카에 한번이라도 가보는게 꿈이지만, 그렇게 꿈만 계속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지요. 실제로 갈 생각은 차마 못 하고요.


이번주에 동네 도서관 여행기 코너에 가서 새로나온 스페인,중남미 여행기 있나 찾아보려고 합니다.





두번째 잡담. 


겨드랑이 언저리까지 내려오던 긴 머리를 싹둑 잘랐어요. 단발로요. 

작년 이맘때 단발로 자르고 미장원 또 가기 귀찮아서 (...항상 잔소리 듣거든요. 탈모 관련해서 아직 젊을 때인 지금이라도 병원에 가든 뭐든 노력을 해보라고...ㅜㅜ)

일년동안 미장원 안가고 그냥 부스스한 곱슬 머리 상태로 버텼는데, (숱 적고 머리결 손상 많은 심한 곱슬머리입니다. 치명적이죠)

매번 머리감을때마다 샴푸랑 헹굼 물이 너무 많이 들어서 안되겠더라고요. 조금이라도 자원 절약을 해야지요.

머리숱이 치명적으로 적어서 앞머리는 평생 시도를 못해봤는데, (...들쳐보면 고속도로 훵~ 하기 뚫려있어요;;;)

아주머니에게 혹시나 하고 이야기를 해보았더니 옆으로 넘기는 형태의 앞머리라면 저처럼 머리숱이 얼마 없어도 가능하다고 해서 조금 넣어주셨습니다.

이젠 쓱 머리감고 수건으로 탈탈 털고 바로 나갈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하지만 동생의 감상 왈, 딱, 70년대에서 바로 날아온 시골 공장 여직원 같다는데요 ㅎㅎㅎ 

(...반박을 못하는 이 불행함이라니 ㅠㅠ)



다들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점심식사 맛있게 하시고요.





    • 숱이 적으면 펌을 해보시는건 어때요^^? 생머리보다 파마머리가 더 관리하기 쉬워요.
      남미는 저도 로망이예요. 제일 가보고싶은 제일 아름다운 곳.
      • 미장원에 잘 안가는 이유가, 저의 외모를 치장하는데 돈을 별로 쓰고 싶지 않다는 이유도 있거든요.
        꾸미는 것을 안 좋아하고, 제 경제적인 사정상 많이 낭비 같아서요. 꽤 비싸잖아요. 미장원 비용. 관리 정식으로 하려면 자주 가야 하고.
        그래서 항상 일년에 한번 단발로 자르고 주구장창 길렀지요.

        퍼머를 하게 되면 좀 더 나이들어서, 빼도박도 못하게 되었을 때 어쩔 수 없이 아줌마 파마 시도해보려고요. 숱도 적고 곱슬이니 딱일것 같아요.
        사실 엄마가 항상 권하는게 아줌마 파마인데... ㅎㅎㅎ 머리숱 적고 나이들면 아줌마 파마밖에 없다고.
        그때까진 이렇게 일년에 한번 동네 미장원의 단발커트 9천원으로 만족하려고요.
    • 아르헨트나와 브라질 꼭 가고 싶어요
      지인이 아르헨티나로 40일 여행 가신다는군요. 회사 때려치고 탱고연수 가는거라는데 완전 부럽더군요.. ㅠㅠ
    • 아니 제가 펌 얘기 먼저 하려고 했는데...
      저는 반곱슬 아니 반의 반 곱슬 정도의 아주 약한 곱슬머리지만 또 직모는 아니고요, 단발에 펌=양배추인데요, 완전 편하답니다.
    • 저도 중남미는 로망입니다+_+ 볼리비아의 유우니사막은 꼭 볼거에요.


      여행은 한번 맘먹는게 어려워서 그렇지 막상 가면 아무것도 아닌거 같아요.

      라곱순님도 꼭 스페인, 중남미에 가게 되시길 바래요^^

      •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 정말 꿈만 같은 장소 같아요. 어디까지 하늘이고 어디까지 땅인가. 끝없이 땅에 펼쳐진 푸른 하늘과 구름...

        하지만 그곳에 가려면 엄청난 추위를 극복해야 한다는게 여행자들의 공통적인 푸념이지요. ㅎㅎㅎ 다들 얼어 죽을뻔 했다면서 글에 남기는데, 재미있어요.
    • 저도 오래전부터 중남미여행이 로망이었어요^^ 꼭 여행때문은 아니지만 그래서 포르투갈어도 배우는 중입니다. 회사 다니면서 쉽사리 엄두낼만한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언젠간 꼭 갈거에요ㅎㅎ
    • 아줌마 파마는 반대!(어?)

      단발도 단발 나름의 매력이 있어요 ㅎㅎㅎ
    • 대게 다 모두 그래요 얼만큼 누가 어디 가보고 사나요.
      단발머리 멋있을거 같아요.
    • 단발머리는 1년에 한 번만 커트 하시면 많이 지저분해 질텐데.. ㅠㅠ 기를 때 까지 적당히 한 두번 다듬어 주시고 좀 길었다 싶으면 차라리 살짝 파마를 해주시는게 손도 덜가고 관리비도 적게 들거 같아요. 저도 남미 여행은 로망. 한 번 가려면 비행기값이 만만치 않기에 아껴놓고 있는 관광지 입니다.
      • 맞아요. 머리끝이 굉장히 많이 손상이 되더라고요. 일년동안. 한동안 취미가 머리카락 끝 갈라진 것 쫙쫙 갈라서 버리기... 였거든요. ;;

        아줌마한테 앞머리 길어지면 어떻게 조금씩 잘라요? 라고 끝날때 물었거든요.
        열심히 설명을 해주시다가 "그런데 미장원 안오고 앞머리를 집에서 자르려고?" 이렇게 말 하시면서 웃더라고요.

        이것도 심리적인 것일텐데. 왜 저는 내 외모를 치장하는 데에는 돈을 함부로 쓰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할까요.
        아마도, 내가 외모가 못났고 돈도 잘 못 벌기 때문에...다른 여성들과 달리 외모를 치장하는 데에는 함부로 돈을 쓸 수 없어...네 주제를 알아야지...

        ...라고 생각해서 그런것 같습니다.
        • 돈을 조금만 써도 아주 조금만 신경쓰면 기분도 좋아지고 더 상큼해 지는걸요. 키우는 식물도 못났다 못났다 하면 더 못나지더라구요. 너무 큰 것도 필요 없고 그냥 작은 것부터라도 시작해 보세요. 사치라고 느껴질지 몰라도 작은 매니큐어 하나, 예쁜 무늬의 스카프 하나가 주는 효과가 크더라구요.. 옷에 많은 돈을 쓸 수 없을 때 좋은 방법이기도 하구요.
    • 아는 언니가 예전에 충동적으로 훌쩍 남미 배낭 여행을 다녀왔었는데, 그 언니 말에 따르면 남미의 유명 관광지는 워낙 외지에서 온 관광객이 많아 그 사람들만 따라다녀도 여행하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여행자들의 기본적인 루트만 벗어나지 않으면 전혀 위험하지도 않다고. 그 말만 믿고 나도 가야지 맘먹은지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맘처럼 가기가 쉽지 않은 곳인 듯요.
    • 스페인과 중남미가 1순위인 사람 여기 있어요! 막상 떠나려면 준비가 많이 필요할 것 같아 엄두는 못 내지만요. 왠지 어디 가서 남미 가고 싶다고 하면 위험하다느니 철없다느니 잔소리 들을까봐 잘 말 안합니다. 실제로 당장 어디로든 여행갈 수 있다면 그냥 가까운 일본이나 가서 편하게 놀다 오고 싶기도 하고요. ^^; 로망은 그래서 로망인가봐요.
    • 제 요즘 여행로망 1순위는 포르투갈. 라곱순님도 저도 언젠가는 로망을 실현할 수 있기를 :)
    • 전 스페인에는 관심 별로 없고, 중미, 남미엔 조금 관심, 중미 중에서 쿠바는 무지막지하게 관심 많은 사람입니다.
      듀게 가입 아이디도 havana에요. 언제 거길 가보나 맨날 꿈만꾸죠.
    • 저도 외모 치장하는 데에 큰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여서 라곱순님께서 어떤 마음이신지는 알 거 같아요!
      그렇지만 세상 만사가 그렇듯이 이미 열심히 치장한 사람이 더 치장하기 위해선 품도 많이 들고, 꾸민 효과도 미미하겠지만
      저처럼 별로 안꾸미는 사람은 조금 더 치장하기에 품도 별로 안들고 티가 확 나더라구요.

      라곱순님께서도 평소 때보다 조금 더 신경쓰셔도 거울 보실 때 기분이 상큼상큼해지실 것 같아요
      (말씀하신대로 머리숱이 적고 반곱슬이시라면 더더욱 헤어컷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더 많이 달라지실 수도 있구요)
      주제 넘게 말씀 드리는 건 아닌지 조심스럽지만
      외모에 신경 쓰는 것은 이쁘장하고, 돈 많고 시간 많은 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란 생각으로 감히 댓글답니당.
    • 스페인/중남미 여행 로망 분들이 이렇게 많다니! 반갑습니다!!! ^0^



      외모 관련한 것은 사실 그렇게까지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니, 마음가짐, 심리 문제일 텐데요. 많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꼭 노력, 하겠습니다.



      리플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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