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타인에 대한 만큼이나 실망하고 있어서이기도 하죠. 더불어 현실을 직시하고 있어서이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누가 봐도 타인이 사랑해줄 것 같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아니까요) 그런데 타인이 사랑해주지 않으면 인간의 가치가 떨어지나요. 그건 또 아닌 것 같고요.
당연히 일상이 아닌 기적이기에 감동(?)도 더 큰 편이죠. 사실 저도 자존감이 굉장히 낮고 감동에 무딘 무감각한 인간이긴 합니다만. 그런 저도 처음 연애를 했을땐 하늘을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었어요. 당연히 연애가 끝난 다음 자기자학은 더 커졌죠.--; 나같은 인간이 무슨 사랑받을 자격이 있겠어라구요. 지금 생각하면 참 오글오글한 기억이지만 그때는 그랬답니다. 제가 굉장히 까칠하고 부정적인 인간이거든요. 결혼 후 얼굴이 확 달라졌다고 하면 믿으실련지요?
진심이건 아니건 내편인 척 내 친구인 척 해주는 존재이고, 스킨십도 주고 받고. 근데 클랜시님은 "연애"에 대한 환상이 커서 금세 실망하실 것 같아요. 연애 연애 연애 연애는 이래야 해. 애인은 이래야 해. 내가 생각한 연애는 이런게 아니야. ..너무 짖궂나요. 차라리 스펙과 사진을 듀게에서 뽑은 중매쟁이(또는 연애 컨설턴트 ㅋ)에게 공개하시고 첫만남과 대화를 전부 녹음하고 가능하면 영상도 촬영하고 솔루션 대책회의를 만들어 의논한 다음, 적당한 수고료를 받는 것은 어떨지.(뭐 디테일의 문제는 스킵) 의논 결과 아..클랜시님이 괜히 고민한게 아니었어. 그에겐 오로지 그만의 특별한 장벽이 있었어..하면 그때부턴 징징거리셔도 받아줘야죠. 게시판을 따로 만들어야하나;;
마음 속에 애정이 끓어넘쳐서 이걸 누구에게 주고 싶은 충동이 생기지 않나요? 사람은 사랑을 주지 않으면 살지를 못해요. 그래서 애도 낳고 서방님도 받들고 마누라도 위해주고, 애는 애대로 자기 인형을 잘 꾸며주고 개도 예뻐하는 거에요. 외롭다는 건 모르겠는데 저는 남에게 애정을 주고 싶고 또 받고 싶고 그래서 즐거워지고 싶은 충동이 있어요.
그리고 저는 사랑에 특별한 누군가를 상정하는게 오만한 태도라고 봐요. 인연은 만들어 가는 것이지 누구를 만나야 생기는 게 아닌거 같음. 친구 사귈 때도 특별한 누군가를 만나서 된 게 아니라 오랫동안 보고 만나고 인생을 같이 살아서 깊은 친구가 되기 마련이잖아요. 사람들이 친구 사귀는 거 보면 다 아주 우연하게 학교에서 한번 같은 반이었다가...우연하게 옆집에 살고 있어서... 이런 식으로 시작하잖아요. 특별한 운명의 만남이 없어도 그런 식으로 시작해서 오랜 시간을 같이 쌓아가면 그게 10년지기 20년지기 죽마고우가 되는건데 왜 애인한테는 특별한 인연이나 요상한 만남을 강조하는지.
마음 속에 애정이 끓어넘쳐서 누구에게 주고 싶은 충동이라... 저는 일반적인 애정을 나눈다는 과정 자체를 잘 모르겠네요. 그런 건 정상적인 가정에서 애정을 충분히 받으며 자란 사람이라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아닐까 합니다만... 저로선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충족되어 있지 않은 인간이라 그런지. 살아 있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군요 :D
해 본 적 없다는 부분 읽고 이 부분 쓰신 건 실수일텐데, 생각했어요. 그럼 분명 못 해봐서 모른다는 반응 나올텐데 하면서.
여러 번 해 본 제가 말씀드릴게요. 푸하하하. 저도 진짜 왜 저렇게 하고 싶어들하시는지 모르겠어요. 혹시 날 사랑하는 누군가가 나타나주면 그제서야 자길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싶기도. 자기를 사랑하는 게 먼저일텐데. 아니 저렇게 끊임없이 자기 인생에 결여된 무언가에 집착하며 그에 대한 환상을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듭니까.
ㅎㅎ 그러게요. 하지만 해본 적 있다고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죠. 아니나다를까 예상대로의 반응이 나왔네요. ^^; 뭐 어떤 사람에게는 인생이 180도 변하는 것 같은 감동이 있는 거겠죠. 그런데 정말, 건전한 사랑이란 건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한 후에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하네요. 정말 말씀에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사랑까지는 못해도 연애 쯤은 하고 싶다는 욕구가 에아렌딜님이 본문에 말씀하신 대로 타인끼리 진심으로 통하는게 환상에 지나지 않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거라고 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아무리 연애를 단순히 개인의 외로움을 달래려는 수단으로 보더라도 나와 엄연히 상호작용 하는 사람을 도구화하는 건 굉장한 마인드 콘트롤이 없으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안 그럼 이 세상에 누군가의 도구가 아닌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걸요. (남의 도구가 되는게 무조건 나쁜 거라고 친다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