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기만에 소개팅합니다.
마지막 소개팅이 20세기 말이었으니 1세기만이라고 우겨봅니다.
그간 연애는 여차저차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 작업 걸어서 했기 때문에 소개팅 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연애를 안 한 지 2년 째 접어드는데 요즘도 딱히 누군가를 만나야겠단 생각은 안 들고
주말엔 마트에서 수입 맥주 사다가 홀짝거리며 축구보고 위닝이나 하는 생활에 꽤 만족하고 지내는 중이죠.
영화는 평일 퇴근 후에 보러 다니는데 북적거리지도 않고 CGV VIP가 됐더니 수요일엔 포인트도 두 배로 적립해주고 좋더군요.
여튼 이번 소개팅도 뜬금없이 친구 놈이 설에 자기 사촌 동생과 술자리나 함 같이 하자며 그때
사촌동생 친구를 소개시켜준다고 했는데 그것도 그닥 내키지가 않아서 마다하다가 그냥 편하게 술이나 먹자는
꼬임에 결국 굴복했는데 갑자기 일정이 틀어져 소개 시켜주기로 한 사촌 동생 친구 번호를 제게 넘기고
얼른 연락해서 약속을 잡으라는 압박...
결국 잠시 후 만나기로 했습니다. 아직 통화는 안 하고 카톡으로 몇 번 얘기하다가 나이와 이름 사는 곳을 묻고
약속 장소만 정한 상태입니다. 딱히 내가 원해서 하게 된 소개팅은 아니지만 그래도 소개팅이라니
좀 기대도 되고 부담도 되고 그러면서도 뭐 그냥 그렇겠지. 별 일 있겠어. 기대를 접기도 하고
소개팅이라면 그 바닥에도 나름 룰이 있을텐데 밥을 먹어야 할지 차를 마셔야 할지
시간대를 생각하면 밥을 먹어야 하는데 그럼 약속 장소를 식당으로 정해서 먼저 가 기다려야할지
아님 근처에서 만나 같이 들어가야 할지. 그런 걸 고민하다가 그게 다 뭔 쓸데없는 짓이냐
적당히 하자 생각하다가 왜 이 여자분은 나이에 안 맞게 카톡 프로필 사진이 여태 크리스마스 트리일까
카카오스토리에도 사진이 하나도 없네.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