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위의 시네마테크
앞의 두 글에서 시네마테크 추억하는 글을 읽으니 저도 옛 추억이 떠오르네요.
제가 처음 찾아갔던 때가 언제쯤인지도 기억이 안나요 사실;
사호선 타고 총신대 입구에서 내려 쇼핑몰(태평백화점?) 옆의 골목(그 골목 입구에 작은 재개봉관같은 동시상영관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으로 들어가 골목 골목 한참을 가면 찻길가로 나와 한의원건물이 있고 그 이층에 시네마테크가 있었지요. 무슨 시민학교 강의실 같은 실내에 강의실 의자가 주욱 늘어서 있고 거기 앉아 검은 커텐 쳐진 실내에서 영화들을 봤었네요.
생각보다 열악해서 놀랐지만 그렇게 찾아가야만 그 영화들을 볼 수 있어서 그런 공간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갈때마다 소식지(상영예정표가 있는) 챙겨 나와 또 가고 또 가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당연히 냉난방도 잘 안됐지요. 어느 더운 날 <베니스에서의 죽음>을 보다가 영화가 끝나갈 쯤에는 너무 더워 내가 죽는 줄 알았다죠.
잠깐 동안 그 곳에서 이사를 해 삼성동 어느 골목으로 이사했던 적도 있었어요. 거기 역시 약도 보고 찾아가니 그래도 거긴 좀 그럴듯한 빌딩 한 쪽을 얻었던것 같아요.
그 이후로 다시.. 사당동쪽으로 갔었나요? 여기 저기 옮겨 다니다가 아트선재나 허리우드 등에서 진짜 극장 환경에서 상영을 해서 반가왔구요. 그러고도 지원이 끊어질 때마다 또 어디로 옮길지 조마조마하곤 했네요. 저는 그저 관객의 한 사람 일 뿐이었지만.
아무튼 어려운 가운데도 시네마테크를 변함 없이 운영해 준 모든 관계자분들께 정말 감사하고픈 마음입니다.
극장 이야기하니 어릴 때부터(사실 서울 시내 지리를 극장 찾아다니면서 익혔죠) 지금까지의 수 많은 극장들과 그 길들, 추억들(전 서울 떠나 지방 도시들에서도 꼭 극장에 들러보는 버릇이 있었죠. 그 목적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었구요) 이 떠오르지만 오늘은 시네마테크이야기만 추억해 봅니다.
듀게에도 그 한의원 위의 시네마테크를 기억하는 분들 많이 계시지 않을까요?